익산시 춘포면 천서리에 딸기를 재배하는 하우스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곳을 찾아가보니 철이 지났는데도 딸기가 눈치(?)도 없이 계속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열심히 딸기를 수확하고 있는 이곳에 30대 초반에 만나 결혼 후 농사꾼으로 살아가고 있는 동갑내기 변성구(46세) 심효숙(46세) 부부가 있습니다.

하우스 안에 들어가자, 철이 지났는데 딸기가 많이 열려있네요?라고 물어보자, 변성구 씨의 말이 걸작입니다, "사실 백화점 납품도 다 끝났는데 딸기가 계속 나오고 있어 참으로 난감합니다. 그렇다고 나오는 딸기를 버릴 수도 없고 계속 수확하고 있습니다"

"토양이 좋고 더구나 농약 한 번 쓰지 않고 키우는 무공해다보니 딸기들이 계속 나오고 싶어 하나봅니다"라며 농담을 던지면 웃습니다.

본 취재진을 딸기를 수확한 곳으로 데려가더니 방금 따온 딸기를 씻지도 않은 채 먹으라고 권하는데 대략난감했지만 먹었습니다.

그런데 꿀 발라놓은 듯 달작지근한게 참으로 맛있더군요.

한바구니를 다 비우고나니 미안해서 머리만 긁적긁적 거렸더니 "괜찮다"며 "더 먹으라고 권하면서 어차피 철이 지나서 팔지도 못합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럼 이렇게 많은 딸기를 어떻게 처분하느냐고 질문하자, 간단하게 대답합니다.

"딸기잼 만들지요"

'아하. 그렇구나'

궁금했습니다. 딸기잼의 맛은 어떨지...

변 사장은 딸기잼을 만드는 곳으로 우리를 안내했는데 집에서 만들더군요.

마침 변 사장의 동반자인 심효숙씨가 딸기를 열심히 씻고 있고 그의 어머니는 딸기를 끓이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자 죽처럼 먹음직스럽게 잼이 나오더군요. 침이 꿀꺽... 이거참 보기만 해도 침이 꿀꺽하는데 아까 먹었던 딸기맛 때문일까?

단지 설탕과 딸기만 넣어서 만들었을 뿐인데 '왜 이리 달고 맛있는겨?'(사투리 절로 나오고)

도대체 어떻게 딸기를 재배하길래 이렇게 단단하고 맛있는 딸기가 나올까하는 궁금증이 물밀듯이 밀려옵니다.

딸기를 재배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변 사장의 대답이 간단합니다. "서울에서 사업하다가 아버님이 돌아가시자 어머님 홀로 남게 되어 고향으로 내려왔습니다"며 "주위에서 딸기를 재배하길래 했습니다"라며 좀 싱거운 대답을 했습니다.

분명히 시행착오도 겪었을텐데요?

변 사장의 아내인 심효숙 씨가 대신 대답합니다. "물론 힘들었지요. 노하우가 없어서 한 2년은 고생을 했지요. 일지를 적으면서 잘된점 못된점을 꼼꼼하게 적기도 하고 이곳 저곳에 가서 물어보기도 했지요"라며 "지금은 너무 행복하고 시골 땅에서 나는 딸기가 좋은 품질로 탄생했을 때에는 보람도 느낍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사람도 칼슘이 필요하지요? 딸기도 마찬가지에요"라며 "고등어 머리와 창자 등을 갈아서 간수로 만들어 뿌려줍니다"라고 말을 하자, 옆에 있던 변 사장은 "그래서 딸기가 달기도 하고 단단하다"며 훈수를 합니다.

그렇다면 이 많은 딸기 어떻게 하나요?

"백화점에 납품도 하고 딸기잼을 만드는 공장으로 보내기도 합니다"고 말하면서 "그런데 공장으로 보낼 때 단가가 너무 낮아 인건비도 안나옵니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더구나 그 공장들은 전북지역이 아닌 타 지역인데 이렇게 품질좋고 우수한 익산 딸기가 헐값으로 나가는 것 같아 속상해서 이제는 직접 딸기잼을 만드는 공장을 이곳 익산에 세워 익산의 특산물로 만들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더군요.

이러한 자신감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변 사장은 딸기잼을 만들고 보니 너무 양이 많아 서울등지에 있는 친척들에게 보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친척들도 주위에 있는 이웃에게 나눠줬는데 너무 맛있다고 너나할 것 없이 계속 보내달라고 해서 딸기잼을 운송비 정도만 받고 보내고 있는데 다 충족시켜주기 힘들다고 하네요.

그래서 공장을 설립해 무공해 딸기로 만든 딸기잼을 전국에서 맛볼 수 있도록 하고 익산의 새로운 특산물로 키울 생각이라고 합니다.

30대 초반에 농사꾼으로 발을 들인 후 벌써 15년동안 오로지 딸기만 재배한 변 사장 부부.

그는 현재 라이온스클럽 회원으로써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딸기로 벌어들인 수익금의 일부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조금씩 나누고 있다고 합니다.

농사꾼처럼 보이지 않는 곱상하고 잘생긴 변성구 씨와 유머감각이 뛰어난 심효숙 씨는 끈끈한 부부애를 과시하며 더욱 좋은 딸기를 만들기 위해 쉼없이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어 앞으로 익산을 대표하는 '서동딸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