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까지만 해도 실업계고교가 꽤 많았다. 상업, 농업, 공업계열 고등학교다.

그러나 요즘은 공업계 고교를 제외한 상업계와 농업계는 거의 사라지고 없거니와 일반계 고교로 전환 중에 있다.

80년대 후반부터 이들 실업계 고교로 진학하는 학생을 공부 못하는 학생, 문제아가 많은 학교 등 이미지가 하락하면서 이들 학생들은 편견과도 싸워야 했다.

90년대에 들어서는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고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면 낙오자가 되는 듯한 분위기마저 팽팽해져 실업계 고교 진학율은 자꾸만 떨어지더니 급기야는 이들 학교들이 결국 일반계 고교로 서서히 전환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익산시의 유일한 상업계열이었던 익산 이리상업고등학교가 2002년부터 전북제일고로 교명을 전환했고 2005년부터는 일반계 고교로 지정됐다.

그리고 올해 처음으로 평준화 학교로 전환돼 일반계 고교로 정식 인가를 받은 후 신입생을 받았고 개교 60년 이후 처음으로 여학생도 배정돼 남녀공학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지난해 중학교 3년생을 둔 학부모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심지어 전북제일고에 배정되면 전학시키겠다는 학부모들도 있었다.

올해 신입생으로 입학한 이현경(1학년)양은 “많이 속상해 하셨고 안좋은 말도 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학교가 너무 좋고 선생님이 잘 가르치고 있어서 괜찮다고 하자 이제는 안심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를 알고 있었듯 전북제일고는 일반계로 전환하기 위해 10년 전부터 준비했다고 한다.

특히, 교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년을 앞둔 교사를 기간제 교사로 채용한 후 2005년부터 교사들을 교체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신동범 교장은 “현재 30여명의 교사들은 석,박사 학위를 가질 정도로 우수하고 또한 더욱 젊어졌다”고 밝힌 뒤, “어느 학교에 견주어도 손색없을 뿐만 아니라 자랑할 수 있다”고 자신감있게 말했다.

또한 “여학생을 처음으로 배정받았기에 시설 면에서도 신경을 많이 썼는데 기숙사, 화장실 등 여학생들의 편의시설을 늘리는데 노력했다”며 “올해에는 7억 여원의 예산이 확보돼 급식실을 신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을 학부모들도 알고 있었을까?

지난해부터 결성된 학부모 봉사단인 ‘두리회’는 학생들에게 좋은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도록 책을 기증하고 있다.

또한 학부모들이 당번제를 정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도서관 사서역할을 하면서 학생들의 고민거리도 들어주는 등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외에도 원어민 교사를 통한 영어교육 강화, 특기 적성을 위한 계발활동 및 축제 실시, 희망자 대상으로 하는 자율학습, 학생 능력과 적성에 맞는 맞춤형 진학 지도 등 다양한 학교 경영 철학에 맞춰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인성교육에 중점을 두고 명상시간, 사랑의 헌혈운동, 국토 순례 도보대행진, 봉사활동 및 환경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렇게 중점을 두는 이유가 신 교장의 신념이며 경영철학이라고 한다.

신교장은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다운 인재 양성을 위해 인성교육에 힘을 기울이고 사명감과 전문성을 갖춘 교사가 신뢰받고 존경받으며 소명을 다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사립학교지만 투자를 아낌없이 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기숙사다. 본 기자가 기숙사를 촬영하는 동안 마치 찜질방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느낄 정도로 후끈거렸다.

또한 4인실인 방은 넓기도 하지만 각종 편의시설이 있어 생활에 불편을 주지 않을 정도라고 학생들은 한결같이 대답한다.

앞으로 재단에서 보유한 땅을 처분해 100억원 정도 기금을 조성해 장학금을 더욱 많이 늘리고 아낌없는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신교장은 밝히고 있고 재단 이사장도 적극적으로 도와주기로 했다고 한다.

학생회장인 박요훈(3학년)군은 “선생님들이 다정다감하게 대해주니깐 부자지간처럼 때론 친구처럼 느낄 정도로 편해 학교생활이 참으로 즐겁다”고 말했다.

이에 박제은 교사는 “교직원들이 열과 성을 다해 가르치고 있고 학생들도 배우려는 자세가 매우 좋아 보람을 느낀다"며 "학부모들은 걱정말고 믿고 맡겨 달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