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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코너 - 시] 매화꽃이 피는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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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04.07  16:5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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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꽃이 피는 날에 (김옥례)

뜰 가운데 거니는데 달은 날 따라오고
매화 둘레 몇 번이나 서성여 돌았던고
밤 깊도록 오래 앉아 일어설 줄 몰랐더니
향기는 옷깃 가득, 그림자는 몸에 가득

또 청록파 시인 조지훈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매화꽃 다 진 밤에
호젓이 달이 밝다.
구부러진 가지 하나
영창에 비취나니
아리따운 사람을
멀리 보내고
빈방에 내 홀로
눈을 감아라.
비단 옷 감기듯이
사늘한 바람결에
떠도는 맑은 향기

햇살 가득한 출근길엔 환한 매화꽃이 아침을 열어줍니다.
분홍빛, 흰빛의 꽃향기에 마음도 설렙니다.
오늘은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사진설명: 국립종자원 서부지원 관사 앞에 활짝 핀 매화꽃, 촬영: 김현옥>


매화는 사군자의 하나로 추위를 이기고 피어나는 절개와 인내, 고결, 충실, 맑은 마음의 상징입니다. 동양인의 상징꽃이기도 하지요.

눈 속에 핀 매화를 가리켜 '설중매'라하고, 강남일지춘(江南一枝春)이라고도 합니다.
'일지춘'이 바로 봄의 전령인 매화를 가리키는 말이죠.

매화가 예부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 온 것은 부인할 수 없지요.

특히 퇴계 이황 선생의 매화 사랑은 극진하여 세상을 뜨시던 날 아침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도 매화에 물주기를 당부하셨다는군요. 선생은 자신이 지은 매화시 91수를 모아 '매화시첩'이란 시집으로 묶어 두었고, 문집에 실린 것까지 포함하면 무려 75제 107수의 매화시를 남겼습니다.

만년에는 절우사(節友社)를 만들어 소나무와 대나무, 국화 연꽃과 함께 매화를 절우(節友), 즉 절개 있는 벗으로 삼아 풍상계(風霜契)를 맺겠다고도 했습니다.

퇴계는 매화를 또 절군(節君)이라고 부르며, 시 속에서도 매화를 지칭할 때는 매군(梅君) 또는 매형(梅兄)이라 하여 완연한 인격체로 예우하였습니다.

심지어 매화와 이야기를 주고 받는 문답 형태의 시도 많이 남겼지요. 퇴계 선생이 남긴 매화시 '도산월야영매(陶山月夜詠梅)' 6수 가운데 한 수 옮겨봅니다.

매화를 칭송한 시어들 속엔 매화 맑은 향기가 충만한 것만 같습니다.

3월께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낙엽활엽성교목으로 비옥하고 양지바른 다소 건조한 곳을 좋아하고 생장속도가 빠릅니다. 실생도 가능하나 주로 매화, 복숭아, 살구나무 대목으로 접목하여 증식합니다.

그 열매가 바로 매실인데 수확시기와 가공법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뉘어 집니다. 껍질이 연한 녹색이고 과육이 단단하며 신맛이 강한 청매 (청매를 가리켜 청객(淸客)이라고도 합니다.), 향이 좋고 빛깔이 노란 황매, 청매를 쪄서 말린 금매, 청매를 소금물에 절여 햇볕에 말린 백매, 청매의 껍질을 벗겨 연기에 그을려 검게 만든 오매 등이 있습니다.

둥근모양의 매실은 5월 말에서 6월 중순에 연두색으로 익고 강알칼리성 식품으로 피로회복에 좋고 소화를 도와 약 3,000년 전부터 건강보조 식품이나 약재로 써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보통 술을 담가 먹으며 잼, 쥬스, 농축액을 만들거나 말려서 먹는데 간장, 식초, 차를 만들거나 장아찌를 담그기도 합니다. 일본에서는 “매실은 그날의 어려움을 피하게 한다.” 또는 “매실장아찌를 먹으면 복을 불러들인다”고 하며 즐긴다고 합니다.

3월 중순 매화꽃 가득한 섬진강을 따라 펼쳐지는 매화꽃 축제도 볼만 할 것 같습니다.
이제 곧 중부지역에도 매화가 한창 피어나겠지요.
이 봄 아름다운 매화꽃에 묻혀 매화 시와 매화 이야기에 담긴 향기를 느껴보시는 건 어떨까요? / 글. 김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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