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6월 10일. 전두환 정권의 몰락을 알리는 서막이었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망하자 당시 전두환 합동수사본부장은 수사를 하면서 점점 권력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 결국 12월 12일에 군사구테타를 감행했고 결국 1980년 9월에 11대 대통령, 이듬해에는 체육관 선거를 통해 12대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민주주의를 갈망했던 국민들은 총.칼 앞에 벌벌 떨어야만 했고 당시 언론들은 전두환을 찬양하는데 열을 올리며 아부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서슬퍼렇던 전두환 정권도 말기가 되면서 국민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했는데 이는 서울대생이었던 박종철 군 고문사건이었다.

당시 경찰은 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쓰러졌고 이후 죽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곧 '천주교정의사제단'에 의해 거짓임이 드러나면서 대학생들은 길거리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전두환 정권은 이들을 두고 빨갱이라는 덧을 씌워 경찰로 하여금 강압적으로 해산시켰고 결국 명동성당으로 들어간 이들은 '독재타도'를 외치며 외로운 싸움을 했다.

1987년 6월 9일. 시위를 하던 연세대생 이한열 군이 경찰이 쏜 최루탄에 머리를 맞아 그 자리에서 피를 흘렸고 결국 7월 5일에 사망했다.

결국 다음날 10일부터 전국적으로 수많은 국민들이 길거리로 나와 '독재타도' '호헌철폐'를 외쳤고 대학생만 시위하던 상황에서 넥타이부대라고 하는 직장인들까지 거리로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본 기자는 고등학교 1학년생으로 시위에 참가했었고 경찰이 쏜 최루가스에 눈물과 콧물을 흘렸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경찰이 쫓아오면 건물로 도망쳤고 화장실에 있다가 아무일 없다듯이 나오는 것을 본 경찰들은 학생이라는 이유로 잡아가지 않았던 기억도 난다.

그러나 당시 언론들은 북한이 쳐들어온다. 올림픽을 개최할 수 없다라는 식으로 정부의 말에 따라 앵무새처럼 떠들어댔다.

그렇지만 결국 당시 민정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던 노태우는 29일에 담화를 통해 대통령 직선제를 선언하는 쾌거를 이뤘다.

당시는 독재타도를 외치며 길거리로 나온 대학생들의 힘이 있었다면 지금은 중.고생들의 자발적인 촛불문화제가 도화선이 됐다.

국민들은 대학생들의 시위를 지켜보며 관망만 하다가 참가했고 이번 촛불시위도 사실 비슷하다.

그러나 시위문화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21년 전에는 폭력이 난무했지만 지금은 비폭력을 표방하며 가족단위로 나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촛불시위가 아닌 촛불문화제로 불려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왜? 21년 전의 610항쟁을 떠올리게 됐을까?

그건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독단적인 국가운영을 독재로 비춰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자신의 철학(?)과 배짱(?)만 믿고 불도우저처럼 밀고가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불안하면서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그런데도 이 대통령은 국민들의 말에 귀를 귀울이지 않고 있다. 오로지 변명과 책임을 떠넘기면서 국민을 기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촛불문화제는 어떠한 배후도 없다. 아니 있기는 하다.

이명박 대통령과 조.중.동이라는 메이저 신문이다.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이 대통령과 앵무새처럼 딸랑거리고 있는 조.중.동이라는 신문이 국민들을 분노케했고 길거리로 나오게 한 배후인 것이다.

10일 저녁.

우리는 새로운 형태의 시위를 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100만명이라는 거대한 목표하에 많은 국민들은 참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누군가 보이지않게 본질을 흐리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는 국민이 있다면 함께 참여한 국민들이 과감하게 그들을 쫓아내야 한다.

요즘 인터넷에서는 경찰이 프라치를 심어 일부러 폭력시위로 만들고 있다는 주장과 아울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21년 전에는 인터넷이라는 정보망이 없어 오로지 신문과 방송만 의존했지만 지금은 인터넷이라는 놀라운 정보망으로 통해 가감없이 보여지고 있는 상황에서 거짓과 술수를 난무한다면 이명박 정부는 1년도 되지 않아 몰락하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하야하는 대통령이 될지도 모른다.

이제라도 국민들의 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1%의 부자를 위한 정부가 아닌 99%의 국민들을 위한 진정한 정부로 거듭나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