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는 오는 8월 15일을 '건국 60년과 광복 63주년'행사를 치른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가운데 많은 네티즌들로부터 논란이 되고 있다.

광복절이 대한민국 건국절이 맞느냐라는 것인데 물론 광복 후 3년이 지난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발표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광복절은 기쁨의 날이기도 하지만 치욕의 날로 기록될 수도 있다.

조선 말기에 나라를 운영하던 관리들이 부패하고 백성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등 백성에 대한 안위는 없고 오로지 자신들의 사리사욕에만 눈이 어두워 결국 일본에게 치욕적인 식민지 생활을 한 후 광복된 날이 아닌가?

한마디로 당시 관리들이 백성을 생각하고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버렸다면 결코 일본으로부터 식민지 생활을 하지 않아도 될 상황이기 때문이다.

왜 일본으로부터 치욕적인 지배를 받아야만 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전라도 고부군 궁동면 양교리(현 전북 정읍시 고부면)에서 태어난 전봉준 장군은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서 그랬을까? 의협심이 강한 그의 아버지는 당시 군수의 학정(포학하고 가혹한 정치)이 심해 이에 대해 항거하고 민소(억울한 사정에 대한 백성들의 호소. 민사소송의 줄임말)를 제기했으나 오히려 매질을 당한 끝에 죽임을 당했다.

전봉준 장군도 1893년 11월초 고부 고을 농민 40여 명과 함께 당시 군수에게 나아가 그의 학정을 시정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 역시 거부당하는 등 당시 관리들의 부패는 날로 심해져 갔고 탐관오리(백성의 재물을 탐내어 빼앗는, 행실이 깨끗하지 못한 관리)의 관리들이 날로 늘어만 가고 있었다.

당시에는 조선 말기로 일본은 조선을 참략하기 위해 노리고 있는 가운데 관리들은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열을 올리면서 백성들을 괴롭혀왔던 것이다.

급기야는 1894년(고종 31년) 갑오농민전쟁이 시작됐다.

고창·흥덕·부안·정읍·태인·금구·김제를 걸쳐 전주성(현 전주시)까지 점령했고 이에 놀란 당시 조정은 청나라에 도움을 요청해 3,000여명의 군대가 조선땅에 들어왔다.

이에 일본은 청나라와 일전을 하기로 계획하고 있던 중 4,000여명의 군대를 인천으로 상륙시켜 국내문제가 국제적 문제로 번졌고 일본은 청나라를 물리쳤다.

그래서 정부군과 농민군은 폐정개혁안(탐관오리 파면, 노비문서 폐지, 왜(현 일본)와 내통하는 자 엄징 등) 27개 조목에 합의한다.

그러나 친일적인 개화파정권은 일본에게 농민군을 토벌해줄 것을 요청했고 농민군은 정부군에게 연합전선을 펴 일본군을 몰아내자고 제의했으나 거절당하고 오히려 정부군은 일본군과 함께 농민군과 전쟁을 불사했고 결국 농민전쟁은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강한 조선을 만들고 백성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농민들이 일어났지만 당시 조정은 오히려 일본과 손을 잡고 이러한 백성들의 요구를 묵살하므로써 결국 일본에게 빌미를 제공했고 이를 이용해 일본은 조선의 왕을 농락하는 등 치욕을 당하고 말았다.

기세등등한 일본은 1904년에 러일전쟁에서 승리 한 후 노골적으로 조선을 지배하기 위해 1905년 7월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일본의 한국에 대한 종주권을 인정받았으며, 8월에는 제2차 영일동맹조약을 통해 영국으로부터도 한국에 대한 지도 감리 및 보호의 권리를 인정받았다.

같은 해 9월 5일 포츠머스 조약을 통해 한반도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러시아로부터도 마침내 한국에 대한 지도·감리 및 보호의 권리를 승인받았다.

1905년 11월 일본 추밀원 의장 이토 히로부미가 한국에 파견되면서 본격화되었다.

11월 9일 서울에 도착한 이토는 고종을 알현하고, 보호조약의 강제체결을 위해 회유와 협박을 거듭했다. 고종이 순순히 응하지 않자, 이토는 11월 17일 한국정부의 각료들을 일본 공사관으로 불러 보호조약을 승인하게 했다.

이에 참정대신 한규설, 탁지부대신 민영기(閔泳綺), 법부대신 이하영 등은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으나 학부대신 이완용, 군부대신 이근택, 내부대신 이지용, 외부대신 박제순, 농상공부대신 권중현 등은 약간의 수정을 조건으로 찬성했다.

이토는 조약체결에 찬동한 5대신(五大臣：乙巳五賊)만으로 회의를 다시 열고, 외부대신 박제순과 특명전권공사 하야시의 이름으로 이른바 '한일협상조약'을 강제 체결하고 말았다.

이것이 바로 치욕의 을사조약(1905년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제가 대한제국(1897년 10월부터 1910년 8월 22일까지 존속한 조선왕조의 국가)의 외교권을 박탈하기 위해 강제로 체결한 조약)이라는 한일보호조약인 것이다.

이렇게 당시 각료들은 백성과 국가의 안위보다는 자신들의 안위와 이익에 눈이 어두워 나라까지 팔아먹는 파렴치한 짓을 했던 것이다.

결국 1910년부터 실질적으로 일본으로 지배를 받았고 고종은 일본 침략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다가 1919년에 독살설이라는 의문의 죽임을 맞이했고 결국 3.1운동이 전국적으로 일어났다.

그해 3월 29일에는 간도(연변을 포함한 약 4만 2,700㎢(남한의 약 1/2 크기)의 면적을 지닌 중국에 있는 땅)에서 대한임시정부가 수립된다.

당시 상하이에 있는 현순으로부터 국민총회에 보낸 전보에 의하면, 이 정부는 한국·중국·러시아 3개국이 접경하는 간도에서 조직된 정부로서, 대통령에 손병희, 부통령에 박영효, 국무급에 해당되는 외무총장에 이승만, 내무총장에 안창호, 탁지총장에 윤현진, 사법총장에 남형우, 군무총장에 이동휘, 참모총장에 유동열, 평화대사에 진정원을 선임했다.

이후에 외무총장을 지냈던 이승만은 임시정부의 대통령으로도 활동하게 된다.

임시정부는 대한제국의 독립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일본과 싸우면서 자존심을 지켜왔으며 드디어 1945년 8월 15일에 광복의 기쁨을 누리게 된다.

해방 후 약 3년간은 남한은 미국이, 북한은 소련(현 러시아)이 각각 통치하고 있는 가운데 남한은 통치를 반대했고 북한은 찬성하므로써 결국 남한만의 총선거로 민주 공화국이 수립되어 오늘날의 대한민국인 것이다.

임시정부의 외무총장을 맡았던 이승만은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이 된다.

조선에서 대한제국으로,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그리고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로 몇 번 바뀌게 되었던 것이다.

현 정부가 대한민국 건국 60년이 된다고 말하는 증거는 아무래도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정부부터 본 것으로 보인다.

이것만 보면, 얼핏 맞는 말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세워진 날이 광복 후 3년이 지난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 수립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한반도 즉, 대한민국의 나라는 고조선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기원전 2333년 경에 단군 왕검이 나라를 세웠고 이후부터 고구려, 백제, 신라로 이어지는 삼국시대를 거쳐 통일신라시대, 고려, 조선으로 이어지는 반만 년의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의 국가 정체성이다.

즉, 대한민국은 건국이라는 표현보다는 반만년을 이어 온 국호의 변경인 민주공화국 정부 수립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