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지난 5일에 부실대학을 선정에서 원광대학교도 포함하는 내용을 발표해 큰 혼란에 빠졌다. 당장 내년도 입시모집에서도 타격을 입게 돼 여러모로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교과부가 선정한 부실대학 기준이 모호하다. 재학생 충원률과 취업률이 전체에서 5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게 돼 있다. 이는 대학교 자체를 취업학원으로 더욱 부채질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셈이다.

대학이라함은 국가와 인류 사회 발전에 필요한 학술 이론과 응용 방법을 교수하고 연구하는 곳이라고 한다. 그런데 대한민국 대학은 언제부터인가 취업을 위한 학교로 변해 사실상 취업을 위한 취업학원으로 전략된 지 오래다.

이렇게 취업학원으로 전략한 대학의 기본 이념을 바로잡아야 할 정부가 오히려 취업학원을 부추기고 더 나아가 학문성과를 나타내는 논문이나 기타 학술 부분에 대한 평가는 전혀 없다는 것 역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지방 대학은 서울이나 수도권 대학과 취업률로만 따져 보더라도 비교조차 되지 않음에도 꼭 평가항목에 취업률이 들어가야 하는 지 의문스럽다. 총 43개 부실대학 중 서울권 대학은 3개이고 나머지는 지방 대학교라는 사실에서만 보더라도 그걸 입증하고 있다.

이렇게 지방 대학은 서울이나 수도권 대학에 비해 여러 조건들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지역을 더욱 더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될 듯 보여 지역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은 뻔하다.

그럼에도 익산시와 시민단체는 지역경제를 더욱 초토화 시킬 수 있는 원광대학교 부실대학 선정에 대해 아무말도 못하고 원광대학교만의 문제로만 치부하고 외면하고 있다.

이번 선정으로 인해 내년도 신입생 모집에 큰 타격을 입게 된 원광대학교와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이 시점에서 익산시민과 익산시 그리고 시민단체는 한목소리로 교과부에 항의하는 등의 자구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현 정부가 취업난이 가중되자, 그 책임을 대학으로 돌리려는 의도도 엿보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의 근시안적인 대책보다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찾아 대학이 추구하는 이념을 유지하고 그 틀 속에서 취업의 길이 열리도록 끊임없는 연구가 필요하다.

한편 어제(20일) 한 언론사에서 원광대학교 재단이 발전기금을 지난 97년 경기도에 있는 원광대 부속병원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학교발전기금 50억 원을 빌려가 사용하고 갚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부실대학 선정의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