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SBS 수목드라마 '뿌리깊은 나무'가 인기를 얻으면서 대사 하나 하나에도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일(목) 6회 방송으로 이도(세종대왕ㆍ한석규 역)가 소이(신세경 역) 앞에서 울먹거리며 "나의 일을 하다가 또 죽었다"며 집현전 학사들의 죽음에 안타까워했다.

▲ SBS ''뿌리깊은 나무'' 홈페이지에서 캡쳐한 사진으로 이도(세종대왕)역을 맡은 한석규

그러자 실어증에 걸린 소이는 종이에 글로 "전하의 책임이 아니옵니다"라고 보이자, 이도는 종이를 찢으며 분노의 목소리로 "내가 죽인 것이야. 조선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은 내 책임이다. 홍수가 나고 벼락이 떨어져도 다 내 책임이야"라고 외친다.

또한 "그게 임금이다. 모든 책임을 지고 그 어떤 변명도 필요없는 자리, 그게 바로 조선의 임금이라는 자리다"고 괴로워하는 장면이 나온다. 지도자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라는 것을 이도는 이렇게 외친 것이다.

이 대사가 실제로 세종대왕이 말했었는 지 아니면 작가의 상상인 지는 잘 모르지만 세종대왕의 통치를 살펴보면, 이렇게 했을 지도 모른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다 아시다시피 글을 몰라 헤매는 백성을 위해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한글'을 창제한 조선의 제4대 임금이라는 것을.

또한 눈에 띄는 장면 중, 이도는 궁 안에 있는 농원에서 직접 인분지게를 짊어지고 농산물 위에 뿌리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허구가 아닌 실제로 이도는 손수 똥지게를 짊어지고 김포에 있는 농부로부터 농사를 배웠다는 기록이 역사서에 나와 있는 것으로 보아 충분히 그렇게 외쳤을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를 짚어봐야 대목이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다 지도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해도 모든 책임을 지고 자신의 잘못인 양 괴로워하는 지도자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이러한 지도자를 보기가 너무나 힘들다. 변명과 책임회피로 모면하고 자신과 관련이 없다며 부인하는 등 지도자로서의 자질이 의심되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그들이 자칭 지도자라며 떠들고 있다는 것이다.

세종대왕은 외친다. "벼락이 쳐도, 홍수가 나도 다 내 책임이다". 이 일이 일어나는 것은 자연적인 일로 인간으로써는 그 어찌할 수 없음에도 이 모든 것이 다 내 책임이다라면서 이게 바로 임금의 자리라며 괴로워하는 모습.

대한민국 국민이, 익산시민이 고통을 받고 있고 서민들이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지도자라면 괴로워하고 이들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도록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 시장을 돌며 손 흔들고 고객이나 상인들과 악수나하고 기업유치했다며 사진을 찍고 있을 때, 서민들의 삶의 무게는 더욱 더 무거워져 힘겨워하고 있다는 것을...

진정 백성이 무엇을 원하는 지 챙기며 그들의 삶을 이해하려고 했던 세종대왕. 이렇게 한글을 통해 무지하고 글을 몰라 늘 관리로부터 모든 것을 빼앗기면 사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워했던 세종대왕의 그 마음이 아닐 런 지.

우리는 이러한 지도자를 원한다. 자신의 이익보다는 국민을 위하고 시민을 위하는 그런 지도자를... 말로만 하는 지도자는 필요없다. 행동으로 진심으로 대하는 그런 지도자가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