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로 산다는 거, 몹시 괴로운 일인 줄 알았다면 처음부터 하지 말 것을... 후회되기도 합니다.

기자는 사회 정의를 위해 불속이라도 뛰어들 기세로 부조리를 파헤치고 비판하며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던 본 기자는 늘 괴로움에 시달립니다.

특히 타협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협상을 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미련하게 인터넷신문사를 창간하고 어느 덧 6년 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익산의 모 단체의 횡령 건에 대해 취재하고 있던 중, 평소 친분이 있고 본 신문사에 후원을 가끔 해주던 한 분의 전화가 왔습니다. "너 그 단체의 글자 한 글자라도 나오면 너하고 인연 끊는다"라는 것입니다. 농담이라도 이런 말 들으면 정말로 괴롭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전 이 부분을 파헤치기 위해 취재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괴롭습니다. 제보자의 간절한 소망을 외면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평소 저를 염려하고 도와주던 분의 말을 무시할 수도 없고... 또한 그 단체의 대표도 잘 알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이한수 시장이 익산대 통합과정에서 잘못된 발언으로 문제가 됐던 기사를 쓰기로 한 가운데 익산시청 공보팀 직원들이 기사를 막기 위해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300만원의 광고비를 받았습니다.(기사로 이미 밝힌 부분) 하지만 그 약속을 어기고(?) 기사를 썼습니다.

또한 지난해 역시 성접대 의혹에 대한 기사도 내려 줄 것과 모 기자를 통해 쓰지 말았으면 하는 청탁을 받았지만 그대로 썼고 결국 명예훼손죄로 고소 당했으나 무혐의를 받은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익산의 예술단체의 횡령 건에 대해 기사를 썼고 그 당사자들은 경찰조사까지 받기도 했고 이 역시 이 전에 평소 후원해 주셨던 분이 기사를 쓰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으나 그냥 씀으로써 후원이 끊겼습니다.

더 나아가 2010년 지방선거 당시에 모 후보자하고 점심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먹은 식비는 따로낸 적도 있었고 모 후보자 인터뷰를 한 후, 돈봉투를 내밀었지만 거절하고 그냥 간 적도 있었습니다.

이와 반대로 경제적으로는 매우 힘들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리 넉넉하지 못해 간혹 어머니나 동생에게 돈을 빌리거나 지인들에게 부탁해 돈을 빌리는 등 참으로 창피할 정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상적인 광고를 요청해도 누군가의 눈치를 보는 지 모르겠지만 광고 수주가 잘 되질 않습니다. 그렇다고 약점을 잡아 광고를 유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요즘 선거철이라 일부 못된 기자들이 후보자 캠프를 돌아다니며 돈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너무나 답답하지만 떳떳한 기자가 되자는 자존심만은 지키기 위해, 굶는 한이 있더라도 기자로써의 명예만은 더럽히지 말자고 했던 본 기자는 결국 양심에 위배되는 일을 저지르고 말았던 것입니다.

이제 양심선언을 했습니다. 더 이상 수렁으로 빠지지 않기 위해 제 자신을 질타하고자 한 것입니다. 이 일로 본인도 처벌을 받을 수도 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달게 받을 것입니다.

익산의 정치문화를 바꾸고 선거문화를 바꿔, 말 그대로 시민이 행복하고 신명나게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 수 있도록 더욱 노력 할 것입니다. 그 어떤 외압과 회유가 오더라도 시민들의 세금이 헛되게 쓰이지 않도록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위해 더욱 더 노력할 것입니다.

그러나 제발 본인에게 전화를 걸어 기사를 막으려는 시도를 하지 말아 주십시요. 지금 당장은 아프더라도 익산시와 시민을 위해 도려내야 하는 점 분명하게 인식했으면 합니다.

다시 밝히지만 그러한 전화로 괴롭게 하거나 힘들게 한다면 차라리 인연을 끊겠습니다. 기자로써의 본연의 임무를 할 수 있도록 오히려 독려하고 용기를 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후원을 해주시지 않아도 좋습니다. 기사를 막기 위해 후원하는 것이라면 차라리 받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순수한 목적을 가지고 후원하는 것은 환영합니다.

마지막으로 요즘 익산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그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창피한 데, 부조리에 대한 취재를 막는 것은 시민들을 두 번 죽이는 짓임을 알고 응원해 주길 이 지면을 통해 간절하게 요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