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지난달 24일부터 2박 3일 동안 이리중학교는 뜻깊은 행사를 진행했다.

여름방학식이 있던 교정에는 70여 명의 학생들은 분주하게 배낭을 매고 차에 올랐다. 이 학교는 해마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교사들과 함께 산행을 떠난다. 이름하여 ‘사제동반산행’이다.

10여 년 전 학생부장을 맡고 있던 김인용 교사가 학교생활에 적응을 잘 하지 못하는 반친구들을 데리고 지리산 종주를 시작하면서부터 지금의 학교 중요한 행사로 자리를 잡아왔다.

처음에는 참여하는 학생도 많지 않아 교사들도 관심을 갖지 못했다. 그러나 해를 거듭하면서 참여한 학생들 수가 많아지고 교사들의 관심도 부쩍 늘었다고 한다.

올해는 참석한 학생수가 70여 명이나 되고 교사들도 10명이 참여하는 등 관심이 높아져 학교 행사로 자리매김을 하게 된다.

그 이유에 대해 학생인권부장은 “사제동반산행을 다녀온 학생들은 눈빛부터가 달라진다. 선생님과 함께 온종일 걷고 먹고 자고 하면서 많이 친해져서 인지 학교 생활에 적극적이다"며 "스스로 찾아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고 부모님들도 얘가 많이 달라졌다고 말들을 해 참석한 학생들의 변화돼 가는 모습을 보면서 선생님들이 더 적극적으로 자기 반들을 데려가겠다고 한다"고 침이 마르도록 말한다.

이번 사제동반산행 일정은 2박 3일 동안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 것이였다.

남원 주천에서 시작해 마지막날 인월까지 학생들은 교사들과 함께 동고동락을 함께했다. 지치고 힘든 코스를 만나 걷기조차 힘들어 하는 학생이 있으면 교사는 학생들의 배낭을 앞뒤고 매고 함께 땀을 비오듯 쏟으며 걸어갔다.

계곡을 만나면 학생들과 함께 온몸을 물속에 풍덩집어 넣고 물놀이를 했다. 때론 지루한 아스팔트길을 걸을 때면 선생님의 목소리가 찻길에 울려퍼졌다. “일렬도보!! 차조심!! 서행!!”그들은 이렇게 함께했다.

시원한 산바람도 함께 했고 불덩이 같이 피어 오르는 아스팔트의 열기도 함께 견뎌야만 했다.

밤늦도록 잡담도 하고 컵라면도 함께 끊여 먹으며서 친구인지 사제지간인지 상관하지 않고 한 방에서 뒹굴었다. 그렇게 이리중학교 2박 3일의 사제동반산행은 막을 내렸다. 친구처럼 다가와 준 선생님들을 보면서 진정한 학생과 선생의 관계는 어찌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