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런던올림픽에서 대한민국 펜싱 사브르에서 여자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한 익산시청 소속 김지연 선수와 지난 17일(금) 오후에 전화인터뷰를 가진 가운데 김 선수는 “사람좋고 인심좋은 익산시를 떠날 생각이 없고 걱정할 필요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선수는 올림픽 경기에서 “준결승에서 승리한 후 울었지만 막상 결승전에서 승리했을 때에는 속이 후련했고 담담한 상태로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회상했다.

세계랭킹 1위인 미국의 자그니스와 준결승에서 많은 점수차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 선수는 “포기와 욕심을 내지 말고 끝까지 경기에 임하자고 다짐했고 동점 상황이 됐을 때에는 이길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더욱 더 열심히 뛰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선수는 4년 후에 있을 브라질 리우올림픽에 대해 부담감도 약간 내비쳤다. “이번 런던올림픽에서는 부담없이 경기에 임했지만 리우올림픽에서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지만 지금부터 걱정하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금메달을 획득했을 때 대한민국의 네티즌들은 얼짱선수라며 극찬을 한 것에 대해 김 선수는 “인터넷을 봤다. 너무나 고맙기는 한데 살짝 부담된다”는 말로 애교있게 웃었다.

즉, 금메달리스트로 혹시 CF를 찍은 후, 성적이 좋지 않으면 많은 악플들이 생길 것 같아 부담된다고...

초등학교 때 육상선수로 활약하다가 중학교에 진학 후, 체육교사의 권유로 시작한 펜싱. 그저 언니들이 잘해줘서 재미를 느꼈다고 말하는 김 선수는 “펜싱을 통해 생긴 상처나 부상으로 포기하고 싶진 않았지만 달리기만 시켰을 때 약간 가졌다”고 하면서도 “당시에 펜싱을 안하면 후회할 것 같아서 포기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제 효자종목으로 된 펜싱에 대해 올림픽 때에만 관심을 가져주지 말고 평소에도 많은 관심을 당부하면서 너무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해서 현재의 관심이 매우 좋다고 웃는 김 선수. 9월 중순경부터 시작하는 대표선수 선발전에서 대표선수로 발탁될 수 있도록 곧 훈련에 돌입한다고 전했다.

한편 미녀 검객으로 불리는 김지연 선수는 지난 8월 1일(현지시간) 영국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사브르 개인전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인 자그니스(아테네올림픽, 베이징올림픽 2연패)를 만나 1라운드 2-8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2라운드 2분 4초를 남겨두고 13-13으로 동점을 만들더니 1분 56초를 남겨두고 15-13으로 극적으로 승리해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는 세계 랭킹 2위인 러시아 소피아 벨리카야 선수를 15-9로 꺾어 런던올림픽 한국 펜싱 선수 중 처음으로 올림픽 시상대 정상에 올랐다.

다음은 김지연 선수와 전화인터뷰한 일문 일답.

Q. 준결승에서 점수차가 많이 났기에 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마음으로 임했는지?
A. 저는 부담없이 경기에 임했고 오히려 자그니스가 3연패를 노리고 있다보니 더 부담됐을 것이다. 제가 지고 있어도 포기하지 말고 욕심내지 말고 끝까지 경기에 임해보자고 다짐했다.

Q. 준결승에서 점수차가 좁혀지고 동점이 됐을 때에는 어떠한 마음이 들던가?
A. 어? 잘하면 이길 수 있겠는데 하는 마음이 들어서 더 열심히 뛰었다.

Q. 결승전이 오히려 싱겁게 끝났는데...
A. 그래서 그랬는지 준결승에서 이겼을 때 눈물이 났는데 결승전에서 이겼음에도 속이 후련했고 오히려 담담했다. 내가 금메달을 딴게 맞는가? 이거 꿈이 아니겠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Q. 경기에 임하는 김지연 선수에게 심리치료가 도움이 됐다고 들었는데...
A. 이상기 감독님이 저한테 심리치료 연구원이 있는데 한 번 받아보라고 했지만 왜 그런 것을 시켰는지 모르겠다하면서도 받아봤는데 이번 시합 때 긍정적으로 변했구나 하면서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Q. 결승전에서 승리하자, 우리나라 네티즌들이 얼짱 선수라고 난리가 난 거 알고 있는지 그리고 얼짱선수라는 말 어떠한지?
A. 네. 인터넷을 통해 알았고 얼짱이라고 불러줘서 고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담도 됐다. 나중에 혹시 CF를 찍게 된 후, 성적이 좋지 않으면 악플들이 생길 것 같아 부담되기도.. 하지만 감사하다.

Q. 4년 후에 브라질 리우올림픽에서의 성적에 대한 걱정이 있을 것 같은데...
A. 네. 이번에는 부담없이 경기에 임했기에 좋은 성적을 얻었는데 4년 후에는 성적에 대한 부담과 사람들의 시선으로 인해 걱정되기도 하지만 지금부터 그러한 걱정은 하고 싶진 않다.

Q. 사실 펜싱이라는 종목이 비인기 종목인데...
A. 생활체육같은 것은 인기종목이고 사람들이 많아 알아주는데 저희 같은 경우에는 메달을 따더라도 바로 묻히기도 한다. 이번에는 메달도 많이 땄고 효자종목이라는 소리도 듣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보여줬던 것 같이 평소에도 많은 관심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Q. 너무 많은 관심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지 않을까?
A. 저희는 너무 많은 관심을 받아 본 적이 없어서(웃음)... 그래서 이러한 관심이 너무 좋다.

Q. 펜싱을 하게 된 계기는?
A. 제가 육상을 했었는데 중학교에 들어가서 체육선생님이 제가 달리는 것을 보고 펜싱을 해볼 생각이 없냐고 제안했지만 사실 펜싱에 대해 전혀 몰랐는데 언니들이 잘해줘서 재미를 느꼈다,

Q. 포기하고 싶은 적이 없었는지?
A. 펜싱으로 인한 상처나 다쳤을 때는 전혀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데 계속 달리기만 시키고 그럴 때 포기하고 싶었지만 펜싱을 안하면 후회할 것 같아서 끝까지 했다.

Q.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익산으로 왔는데 그 때 어떠했는지?
A. 학교에서는 제가 제일 잘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이곳에 와서 보니깐 저보다 잘하는 선수가 많아서 사실 힘들었고 포기하고 싶었다. 내가 여기서 클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도 있었다.

Q. 익산시에서 지원을 받고 운동을 했었지만 성과를 못내면 그만 둘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있었을 것 같은데...
A. 그런 불안감이 있었는데 선생님들이 언니들보다 잘하는 선수는 없다. 오랬동안 지켜보는 선수니깐 너무 부담갖지 말고 운동에만 충실하라며 힘을 많이 주셨고 편하게 생각했기에 불안한 마음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Q. 익산시민들도 김지연 선수가 금메달을 따서 기뻐하고 시내에 현수막도 걸려 있었는데 봤는지?
A. 봤다. 정말로 감사했고 뿌듯했다.

Q. 이한수 시장과 면담한 과정에서 이 시장이 김지연 선수가 돈 많은 지자체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오면 떠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질문을 했다고 하는데...
A. 웃으면서 넘겼지만 그런 걱정은 안하셔도 될 것 같다. 익산시를 떠날 생각도 없고 솔직히 사람들이나 인심이 너무 좋아서, 다른 곳에서는 이러한 분들을 본 적이 없기에 저는 돈 때문에 다른 곳으로 간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Q. 그래도 금메달리스트인데 어느 정도 대우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A. 그래도 저는 떠날 생각이 없다. (익산시민들이 제가 떠날 것이라는) 생각을 안하셨으면 좋겠다.

Q. 훈련은 언제부터 시작하는지?
A. 9월 초순 경 목요일쯤에 전지훈련을 서울에서 하기 때문에 그때 합류할 생각이다. 9월 중순경에 국가대표 선발전 등이 있다. 세계대회에 나가기 위해 대표선수가 되기 위해 훈련해야 하고 솔직히 더 빨리 훈련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덜 바쁘고 잠도 더 잘 수 있고(웃음)

Q. 4년 후면 29살로 30대에 가까운 나이인데 언제까지 선수로 뛸 생각인가?
A. 언제까지 하겠다는 생각은 없다. 사람들이 브라질 리우올림픽을 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래서 저도 욕심이 생기고 일단 브라질올림픽만 바라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