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사막을 다니기에 가장 적합한 동물로 알려진 낙타는 심한 모래바람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 눈썹과 눈두덩은 길고 두껍다. 또 허파를 보호하기 위해 코에 근육이 있어 모래가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며 두꺼운 가죽과 털은 낮의 뜨거운 태양과 추운 밤으로부터 몸을 보호한다.

▲ 맑은정치포럼대표ㆍ정치학박사 이동우

거기다가 뜨거운 모래 위를 걸을 수 있도록 넓은 말발굽을 가지고 있고 물을 마시지 않고 오랜 기간 살 수 있다. 낙타 등의 혹에는 많은 지방이 저장되어 있어 오랫동안 음식을 섭취하지 못할 경우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또 사막의 낙타는 짐을 싣거나 탈 수 있으며 털·낙타젖·가죽·고기까지도 인간에게 제공한다.

낙타는 이렇게 환경이 열악한 사막에서 생존하기 위해 특별한 몸의 구조를 가진 짐승이다. 다른 짐승과 달리 등에 에너지를 저장하는 혹이 있는 것처럼 모습뿐만 아니라 성격도 특이하다.

프랑스 말에 ‘낙타 같은 사람’이라고 하면 ‘자기 자신만 아는 아주 이기적인 사람’을 뜻하는 욕이다.

사막에서 꼭 필요한 이 낙타가 양처럼 사람들에게 호감을 덜 주는 데는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실제로 새끼를 낳아놓고서도 돌보지 않는 모성애가 없는 이기적인 낙타가 있기 때문이다.

불모의 땅, 척박한 사막에서 살다보니 새끼가 굶어 죽게 생겼는데도 젖은 물론이고 가까이 오면 발로 차 자신의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하는 비정한 낙타가 간혹 생겨난다.

재미있게도 몽골사람들은 이런 모성애도 없는 비정한 낙타를 치유시키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 방법은 놀랍게도 낙타에게 그들이 전통적으로 즐겨 사용하는 마두금(馬頭琴)이라는 현악기를 특별히 연주를 잘하는 악사를 불러다가 연주를 하면서 마두금 연주에 맞춰 인생의 희로애락을 다 경험한 가장 연장자 할머니가 노래를 부르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 마두금 연주와 할머니의 구슬픈 노래를 듣고 있는 낙타의 큰 눈에는 어느 새 굵은 눈물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이렇게 눈물을 흘린 낙타는 잃어버렸던 모성애를 되찾고 제 새끼에게 젖을 물리며 잘 키운다고 한다.

낙타의 눈물을 찾아주는 것은 사막의 모래바람이 아니다. 낙타의 모성애를 찾아주는 것은 마두금의 선율과 세상의 온갖 풍상을 다 겪은 할머니의 애절한 노래 소리인 것이다. 결국 낙타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음악을 통한 감동이다.

누군가를 움직이려면 감동(感動)을 주어야 한다. 감동은 말 그대로 느껴서 움직이는 것이다. 영혼을 일깨워서 눈물이 솟아나게 하는 것이 감동이다. 지도자가 누군가를 이끌어 가려면 감동을 주어야 한다. 지도자를 선출하는 지방선거가 1년도 남지 않았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는 우리를 감동시킬 지도자를 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