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동시지방선거가 내년 6월 4일 실시된다. 약 7개월 남았다. 선거관리위원회 홍보 문구에도 있지만, 우리는 흔히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 표현한다.

이것은 민주주의의 요체 중 하나가 ‘대의(代議)정치’이고 ‘대의정치’는 투표참여를 통해 자신의 의견과 이익을 대변해줄 대표자를 선출함으로써, 국민은 간접적으로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국정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고대 그리스에서는 직접민주정치를 실시하였는데 학자들에 의하면 국민이 600명 정도의 도시국가에서는 직접민주정치가 가능했다고 한다).

▲ 맑은정치포럼대표ㆍ정치학박사 이동우

또한 선거를 통하여 지난(또는 현) 정부의 사업과 정책들을 재평가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즉 오늘날과 같이 직접 민주주의가 실현 불가능한 현실에서는 선거가 ‘민주주의의 시작이자 끝’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선거가 민주주의에 있어서 갖는 중요성과 의미가 크다.

하지만 세상만사가 다그러하듯이 선거도 ‘양날의 칼’이다. 즉 선거 또한 그것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서 ‘민주주의의 꽃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독(毒)’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당연히 실현가능한 공약, 예산 뒷받침이 가능한 공약을 내세워야 한다.

후보자는 철저한 검증도 없이 단순히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급조된 공약을 내세워서는 절대로 안 된다.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이다.

지난 대선에서 몇 년 동안 지속되었던 이른바 ‘박근혜 대세론’이 ‘안철수 바람’ 한 방으로 날아(?)가는 것을 보면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혐오(嫌惡)는 생각보다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사실 혐오도 조금의 애정이 있을 때 혐오의 감정이 있는 것이고 더 정확한 표현은 ‘무관심’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이 한 번 더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은 현대사회는 어느 누구도 정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왜냐하면 정치는 인류역사가 시작된 이래 우리들의 일상생활 구석구석에 영향을 주지 않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생활하면서 겪게 되는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 바로 ‘좋은 정치’에 있다.

고대 철학자이자 정치가인 ‘플라톤’은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하게 되면 악당(惡黨)들의 지배를 받는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했고 영국의 처칠은 ‘민주주의는 정말 나쁜 제도인데 인류가 아직까지 민주주의보다 더 좋은 제도를 발견하지 못해 실시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주의 제도의 맹점(盲點)이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 하나가 선출직 공직자의 경우 국민들은 출마한 사람 중에서 골라야 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아무리 능력과 도덕성이 출중한 사람도 선거에 출마하지 않으면 지도자로 선택될 수 없다는 것이 선출직 공직자를 뽑는 민주주의 제도의 치명적인 맹점이다.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선거는 다반사로 실시된다. 그 때마다 정치가 혐오스럽다고 무관심하게 되면 계속해서 악당(?)들이 선출되는 악순환(惡循環)이 반복되게 되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와 우리 자식들 몫이 된다.

정치가 혐오스러울수록 눈 부릅뜨고 ‘좀 더 좋은 후보, 좀 덜 나쁜 후보’를 골라서 선택해야 한다.

이렇게 몇 번의 선거를 치르면 아무나 출마할 수 없게 되고 최소한 공인(公人)으로서 기본 소양이 된 사람이 출마하게 되는 것이다(윤여준 전 장관은 ‘지도자는 최소한 철저한 공인의식과 민주적 생활태도가 체질화 되어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렇게 악순환이 선순환(善循環)으로 변하게 될 때 비로소 우리가 살고 있고 자식들이 살아야 할 세상에 희망이 있는 것이다.

전국동시지방선거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동안 한국정치와 정치인들이 우리들에게 너무 큰 실망과 상처를 남겨 절망스런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전북지역 유권자들이 먼저 이번 전국동시지방선거부터라도 출마한 후보자 중에서 ‘좀 더 좋은 후보, 좀 덜 나쁜 후보’를 철저히 골라서 선택하자.

그것이 나와 내 자식을 위한 일임을 절대로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