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학력 고졸, 돈 없고 빽 없는 한 속물 변호사가 인권 변호사로 변신해 사회를 향해 외친 영화 [변호인]. 이 영화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상태다.

왜 이렇게 흥행하는 것일까? 도대체 어떠한 메시지가 있는 것일까? 이에 본 필자도 지난 28일(토)에 초등학교 동창 9명과 함께 영화를 관람한 이날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 차 들어차 있었다.

판사로 일을 했던 극중 인물 송우석. 그는 돈을 벌고자 변호사로 나선다. 그것도 빽 좋고 학력 좋은 변호사들이 외면하는 부동산이나 세금 자문 변호사로 말이다. 다른 변호사들은 그를 속물 변호사로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

▲ 영화 [변호인]의 한 장면. 송우석(송강호 역)변호사가 법정에서 인권을 외치고 있다.

그렇게 돈을 잘 벌던 그가 부림사건의 변호를 맡게 되면서 속물 변호사에서 인권 변호사로 변신하게 된다. 그로 인해 그는 돈을 잘 벌던 변호사에서 돈을 못버는 변호사로, 협박을 당하거나 교도소에 갇히게 되는 변호사로 운명이 뒤바뀐다.

[여기부터] 부림사건(釜林事件)이란? 부산의 학림 사건이라는 의미에서 부산의 ‘부’와 학림의 ‘림’자를 따로 붙여 부림이라는 명칭으로 불려지는 것으로 전두환 정권 초기인 1981년 9월 공안 당국이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과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 없이 체포해 불법 감금하고 고문해 기소한 사건이다.

그렇다면 학림사건(學林事件)이란? 군사쿠데타로 실권을 장악한 전두환 등 신군부세력이 민주화세력을 탄압하기 위해, 학생운동단체 등을 반국가단체로 몰아 처벌한 사건이다. 당시 전민학련이라는 대학생 단체가 첫 모임을 가진 대학로의 '학림다방'에서 유래한 말로 경찰이 숲처럼 무성한 학생운동 조직을 일망타진했다는 뜻으로 붙인 이름이다.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24명이 전민학련과 전민노련을 결성한 혐의로 강제 연행돼 불법 구금과 변호인 및 가족의 접견 차단, 물고문과 전기고문, 여성 피의자에 대한 강간 위협 등의 가혹행위로 자백을 받아내는 등의 불법행위가 자행됐던 사건이었다.

특히 학림사건의 고문기술자 이근안이 있었고 당시 원심의 배석 판사는 현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였다. 결국 피해자들은 징역 1년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이후 2010년 12월 재심에서 피해자들에게 무죄가 선고됐고 2012년 6월에 대법원은 확정해 30여 년 만에 피해자들은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여기까지 다음에서 발췌한 내용]

하지만 부림사건은 아직도 재심 진행 중에 있어 피해자들에게 대한 판결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 사건은 당시 부산지검 공안 책임자로 있던 검사 최병국이 지휘했다. 당시 김광일 변호사와 함께 변론을 맡았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 사건을 계기로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됐던 사건으로 [변호인]이 바로 이 이야기를 풀어낸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본 필자의 뇌리에 스치는 것이 있었다. 고 노 전 대통령의 연설물 중 "우리 아이들에게 결코 불의와 타협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하나의 증거를 꼭 남기고 싶었습니다".

영화 속 송우석 변호사는 법정에서 인권을 외치며 열변을 토해내는 장면을 보면서 불의와 적당히 타협하면 성공의 길이 보장되는 현 사회와 불의를 보면서도 침묵하는 언론을 향해서도 일침을 가하고 있다.

송 변호사의 친구인 한 신문사 기자는 그 불의를 외치고자 기사를 작성했지만 외면당하고 오히려 피해자들을 일명 ‘빨갱이’로 몰아가는 보도로 왜곡하는 장면에서 언론의 사명감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일깨워주고 있다.

30여 년 전처럼 고문이나 구타를 통해 왜곡하고 재판하는 것은 사라졌지만 이제는 빽 많고 돈 많은 자들은 대형 로펌이나 인맥을 통해 재판에서 유리해지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불리한 재판을 받는 모습을 볼 때, 지금도 빽 없고 돈 없는 사람들은 하소연할 때도 없고 또한 불의 앞에서 침묵을 강요당하고 있음을 생각나게 하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