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75세ㆍ충남 논산)은 경기고와 단국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 경향신문 기자를 거쳐 주일대사관 공보관으로 정치에 입문한다. 그 후 국회의장, 대통령 공보, 의전, 정무비서관을 지내고 정무1장관실 보좌관(차관급)과 국가안전기획부장 특별보좌관도 지낸다.

▲ 윤여준(왼쪽)의장과 필자(맑은정치포럼대표/정치학박사)

1997년에 환경부 장관을 지냈고 제16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이었다. 한나라당의 여의도 연구소장을 지냈으며,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대통령 후보의 선거 전략가 역할을 했다. 이때의 활약으로 한나라당의 ‘전략통’, 보수의 ‘장자방’, 대한민국 최고의 ‘책사’ 등등의 별칭을 갖고 있다. 현재 그는 정치소비자 협동조합 ‘울림’의 이사장이다.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면서 세상을 놀라게 한 그는 민주당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았다. 당시 필자는 윤 위원장 밑에서 행정2팀장으로 가까이서 모신 인연이 있다.

안철수 의원이 ‘우리 사회와 젊은이들을 위해 무언가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외면할 수 없었고, 특히 젊은이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자신의 꿈에 도전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기 위해’ 전국을 순회하면서 실시한 '청춘콘서트'의 기획자가 ‘윤여준’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진 일이다.

그가 이번에는 안철수 신당의 최고 지도자로 다시 대한민국을 ‘들었다 놓았다’ 하고 있다. 그의 말 한마디는 늘 언론 정치면의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이미 ‘윤여준’은 대한민국 최고의 정치가임과 동시에 국가대표 전략가임에 틀림없다.

필자도 외람되게 삼국지의 책사인 ‘제갈량’이라는 별칭을 들은 적이 있다. 필자는 2002년 채규정 전 익산시장 선거캠프 실무 총책임자였다. 당시 대부분 시민들이 3위라고 했던 채 시장이 선거운동을 채 2개월도 못했음에도 압도적으로 당선 되자, 필자를 가까이서 보아온 채 시장 사모(소복희 여사)가 주변사람들에게 필자를 ‘제갈량’이라고 과분하게 소개했다. 지금 생각해도 민망한 일이다.

이런 이유때문인지 필자는 개인적으로 윤여준 새정치추진위 의장과 닮은 점이 있는 것 같아 그의 언행은 늘 관심사이며 좋은 공부소재가 된다. 필자는 어제(15일) 윤여준 의장의 초청으로 서울을 다녀왔다. 현재 한국정치 상황을 명쾌하게 정리해주는 그의 탁월한 식견은 역시 국가대표 전략가였다. 내공이 넘치는 그의 말을 면전에서 듣고 이야기할 수 있어서 오랜만에 행복한 시간이었다.

앞에서 말했듯이 필자는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민주캠프’ 국민통합위원회 행정2팀장으로 매일 윤 의장과 토론하고 일 하면서 한국 정치계의 수많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짜로 듣는 행운을 얻었다. 그 중 하나를 소개한다.

MB정부 시절, 온 국민을 충격으로 몰고 갔던 사건이 터졌다. 2009년 1월 경찰이 서울 용산구 남일당 건물에서 농성 중인 철거민들을 강제 진압하는 과정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불에 타 숨졌다. 이른바 ‘용산참사’ 사건이다.

해결방법을 찾던 청와대 담당비서관이 윤 의장에게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지혜를 구해왔다. 이때 윤 의장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사람이 살다보면 뜻하지 않게 남에게 맞을 수 있다. 정부도 마찬가지이다. 뺨을 맞을 수도 있고, 급소를 맞을 수도 있다. 뺨을 맞으면 소리는 크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그러나 급소는 다르다 소리는 작지만 죽을 수도 있다.

지금 이 사태는 MB정부가 급소를 맞은 것이다. 빨리 MB가 직접 국민들께 사과하고 용서를 빌어라. 우리 국민은 마음이 약해서 사과하면 다 용서해주신다. 그러지 않으면 두고두고 MB정부의 발목을 잡고 괴롭힐 것이다’.

역시 ‘국가대표 전략가’다운 해법이다. 윤여준 의장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