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5월이 되면 가정의 소중함을 생각해보게 된다. 특별히 11일은 입양의 날이다. 가정의 달이 있고, 입양의 날을 정해 그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현실은 이를 강조해야만할 정도로 안타깝다. 시설에서는 수많은 아동들이 자신을 보살펴줄 가정을 기다리고 있다.

▲ 한승진 황등중학교 교사/교목

필자와 같이 입양을 결행한 가족들은 한결 같이 출산이던 입양이던 자식에 대한 애정에 있어 전혀 차이를 느낄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나라는 혈연중심의 사회다. 오직 혈연관계만을 중심으로 양육을 선택하고 책임지는 것이 인류가치의 이상일까? 가족의 구성, 개념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엄마 아빠를 둔 가정만이 정상적이라는 편협한 사회적 인식은 미혼모를 비롯해 한부모 가정, 이혼가정, 조손가정 등이 주변의 따가운 시선과 함께 사회적 차별을 겪도록 만들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차별을 해소해 나가는 것은 제도적 지원을 밑바탕으로 사람들이 생각을 바꿔 나가는 것에 있다.

또한 인종, 경제적 능력, 사회적 역할, 종교적 신념 등에 상관없이 한 생명과 온전히 인격으로 만나 가족을 구성하는 것은 인류가 살고 싶은 이상사회, 인류애를 실현하는 용기 있는 실천이다.

입양에 대한 첫 번째 고정관념은 동정이다. 그동안 입양은 불임가정 위주였고, 비밀 입양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 입양에 대한 이미지가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동정적 차원을 넘어 보편적이고 긍정적인, 사랑을 실천하는 또 하나의 이름으로 자리 잡게 됐다. 이미지 개선의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무엇보다 공개입양가정의 증가다.

공개입양의 증가는 자연스레 국내입양을 늘어나게 했고, 유자녀가정의 입양과 재입양 수치를 높이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입양 부모들이 가장 많이 드는 입양 사유는 무엇일까? 다름 아닌 ‘행복감’이다. 키우는 정을 느끼는 부모는 물론이고 입양을 통해 사랑으로 키운 아이에 대한 배려가 가족 간의 행복을 싹트게 한다. 입양 부모들 사이에서 ‘낳은 정 못지않게 키우는 정도 애틋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대목이다.

‘가족’이라는 말처럼 정답고 든든한 말이 있을까? 험난한 세상에 서로를 지탱해주는 버팀목이자 희망이 되어주는 가족… 그러나 가족이 꼭 혈연이어야만 할 이유는 없다. 과거 혈연 중심이었던 가족의 형태가 점차 변화하고 있다. 가슴으로 맺은 입양가족…

입양은 가족을 구성하는 특별한 선택이다. 이러한 특별한 선택이 사회적 편견이 아닌 보편적 가치로 받아들여지는 시대를 곧 맞이하게 되길 간절히 바란다. 부디 시설에서 애타게 가정을 기다리고 있는 사회적 약자인 아이들이 소중한 가정의 보호와 사랑 안에서 충분한 사랑을 받으면서 자라기를 또한 간절히 소망한다.(다음 연재에서는 본 필자가 입양하게 된 계기 등을 이야기하고자 할 예정)

한편 5월 11일은 입양의 날로 지난 2006년 입양특례법이 일부 개정되면서 가정의 달 5월에 1가정이 1아동을 입양해 새로운 가정(1+1)으로 거듭난다는 취지에서 5월 11일을 입양의 날로 결정했다.

글 : 한승진(황등중학교 교목/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