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지역에 있는 사회인야구단이 공설운동장 옆 익산야구장에서 토요일 10개 팀, 일요일 28개 팀으로 총 38개 팀이 주말리그와 평일에는 타지역 약 10여개 팀이 방문해 평일리그를 가졌다. KT야구단이 오기 전 까지는...

사실 본 기자도 비록 2군이지만 KT야구단이 익산에서 훈련하고 경기를 한다는 것에 환영했었다. 그러나 익산의 사회인야구단 팀들이 경기할 장소를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기 전 까지는 말이다.

▲ 함열 용안야구장의 모습으로 홈플레이트 뒷쪽에서 바라본 경기장(사진 = 오명관)

사회인야구단에서 활동하는 A씨는 "익산의 사회인야구단이 38개팀으로 한 팀당 적게는 15명, 많게는 40명인데 활동하는 선수만 해도 1000여 명이 된다"며 "이들은 다 익산시민들로 가족들도 동반해 야구장을 찾아 즐기는 인원만 해도 무시 못할 정도"라고 말한다.

또 다른 B씨는 "익산에 있는 야구장 시설이 타 지역에 있는 야구장에 비해 매우 훌륭하기 때문에 타 지역 사회인야구단들이 익산을 일부러 찾아와 경기를 할 정도"라고 밝혔다.

B씨는 또 "익산야구협회에서 사회인야구단들이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해 달라고 요청하면 늘 기다려 달라고만 한다"며 "익산시의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이 아닌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 함열 용안야구장의 덕아웃(사진 = 오명관)

사실 지난 9월 23일에 익산시와 프로야구 KT위즈 2군이 업무 협약을 맺고 내년부터 3년간 사용하기로 했고, KT야구단 또한 "선수 육성뿐만 아니라 시민과 함께하는 각종 이벤트 및 원 포인트 레슨 등 야구 활성화에 기여해 지역주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구단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KT스포츠 김영수 사장의 멘트도 있었다.

그러면서 본 기자도 당시 보도하면서 말미에 익산지역 사회인야구단 외 여자야구단에게 좋은 혜택이 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적었다. 하지만 사회인야구단과 그 어떤 합의조차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B씨는 "현재 함열 용안야구장에서 경기를 하고 있으나 화장실 부족은 물론 주차공간이 부족해 그곳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는 상황인데다가 사실 이 야구장은 함열읍민을 위한 체육시설이기 때문에 읍민들이 더 이상 야구를 못하도록 막는다면 우리로써는 대책이 없다"고 주장했다.

함열 용안야구장은 이전에 익산군 쓰레기매립지로 이곳을 함열읍민을 위한 체육시설로 바꿔 놓은 상태다.

▲ 함열 용안야구장의 모습으로 마운드에서 바라본 경기장(사진 = 오명관)

그러면서 B씨는 한 가지 더 지적했다. "익산야구장은 내년부터 KT야구단 2군이 훈련하고 사용하기로 했음에도 올해 1군이 마무리훈련을 하다보니 갑작스럽게 사회인야구단에 대한 경기 사용이 강제적으로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들 사회인야구단의 요구는 아주 간단하다. 주말만이라도 공설운동장 익산야구장에 있는 주경기장은 KT가 사용하고, 보조야구장은 사회인야구단이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인터뷰했던 A시와 B씨는 "KT야구단이 주경기장은 물론 보조경기장 심지어 리틀야구장까지 점령해 훈련하고 있어 지역 야구단에 대한 배려조차 없고 거대자본의 횡포"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매우 분노했다.

지난 업무협약식을 가질 때 익산시는 "퓨쳐스리그(프로 2군 경기) 102경기 중 51경기를 익산에서 치를 경우 향후 3년간 약 130억 원 이상의 생산유발효과는 물론 약 92억 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 약 60여 명의 고용유발효과 등이 발휘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경제적 가치를 무시할 수는 없다. 또한 비록 2군 경기지만 익산시민들의 볼거리를 제공하게 될 KT야구단을 환영한다. 인터뷰를 한 A씨와 B씨 또한 공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다만 익산시민들의 즐길거리를 빼았으면서까지 할 필요성이 있을까?하는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또한 타 지역에서도 찾아 올 정도라면 전국규모의 사회인야구대회를 개최해도 이만한 경제적 가치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은 익산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점이다.

▲ 익산야구장 주경기장에서 훈련중에 있는 KT1군 선수단(사진 = 오명관)

KT스포츠단 김명수 사장이 협약식에서 야구활성화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한 이 말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사회인야구단 및 리틀야구단, 여자야구단에 대한 배려 또한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특히 KT야구단이 더 사랑받는 구단이 되기 위한 첫 걸음은 바로 지역에 있는 사회인야구단부터 끌어 안고 가야한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KT가 10구단 선언했을 때 전북지역 연고지로 해 줄 것을 간곡하게 요청했음에도 이를 외면하고 수원을 택한 점에서 달갑지 않은 시선이 분명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