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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호철] 소한(小寒)의 의미와 풍속.먹을거리는?
한호철 논설위원  |  h-h-che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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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1.07  21:2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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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한의 의미

   
▲ 익산시민뉴스 논설위원(수필가, 칼럼니스트)
24절기의 스물세 번째 절기로 동지(冬至)다음에 오며 대한(大寒) 앞에 있다. 음력으로는 12월에 해당하고 양력으로는 1월 5일이나 6일 경이며, 양력으로는 해가 바뀌고 나서 처음 맞이하는 절기가 되는 셈이다. 2011년의 경우 1월 6일에 들었다. 태양이 황경(黃經) 285˚의 위치에 있을 때이다.

절후의 이름으로 보면 대한(大寒)에 가장 추워야 하지만, 우리나라 기후에서는 소한(小寒) 때가 더 춥다. 그래서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 갔다가 얼어 죽었다거나, 소한 추위는 꾸어서라도 한다는 속담이 생겨났다. 그래도 대한이 한 겨울로 추운 것은 사실이다.

소한의 환경

농도(農道)인 전라북도의 전주에서 소한으로 기준한 1월 5일의 기후를 보면, 1971년부터 2000년까지의 평균기온의 평균은 -1.0℃였으며, 최고기온의 평균은 3.6℃로 추운 날씨를 보였고, 최저기온의 평균은 -4.9℃였다. 또 강수량은 1.7mm로 눈이 많이 오지 않았으며 바람의 평균속도는 0.9m/s로 1월 하순의 1.2m/s에 비해 다소 약하게 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옛날 사람들은 소한으로부터 대한까지의 15일을 5일씩 삼후(三候)로 나누고, 초후(初候)에는 기러기가 북으로 돌아가며, 중후(中候)에는 까치가 집을 짓기 시작하며, 말후(末候)에는 꿩이 운다고 하였다.

겨우내 밀폐된 방안에서 자칫 건강을 해칠 수 있으니 자주 환기를 시키고 낮 동안에 적절한 운동을 곁들여 면역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감기나 알레르기 질환 등을 막을 수 있다. 또 말 못하는 짐승이라 하더라도 한데서 지내는 소와 개, 닭, 돼지의 보온에도 유의하여 정상적인 성장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소한의 농사

소한이 들어있는 정월 중순은 겨울 중 가장 추운 날씨다. 따라서 소한에 언 얼음 대한에 녹는다고 할 정도다. 그러니 농가에서도 소한부터 날이 풀리는 입춘까지는 혹한과 폭설에 대비하여야 한다. 시설물에 쌓인 눈은 파손되거나 붕괴되지 않도록 제 때에 치우는 것이 좋다. 따라서 땔감과 먹을거리를 충분히 비축해야 하는 시기다. 특히 고구마는 기온이 내려가면서 썩는 경향이 있으므로 15℃의 상온에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소한의 농사로는 특별히 권장할 만한 것이 없다. 봄에 객토할 흙을 알아보고 다니는 등 비교적 여유로운 시기이다. 그러나 겨울철에는 보리가 한창 자라고 있으니 이에 대한 관리가 따르면 족할 듯하다. 가을에 심는 보리를 가을보리라 하며 혹한의 시련을 맛보아야 하는데, 자칫 잘못하여 봄에 심으면 성장은 하되 알찬 열매를 얻을 수 없는 것이다.

또 봄보리를 가을에 심으면 혹한을 견뎌낼 준비가 전혀 안 되어있는 상태에서 바로 동사(凍死)하고 말 것이다. 이렇듯 모든 식물은 제때에 심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심어진 보리와 밀은 대한이 지날 때까지 밭고랑을 정비하고 물빠짐을 도와야 한다. 흙을 북돋우고 유기물을 덮어서 추위를 막는 것도 중요하다. 논농사는 새해 영농계획을 세우고 객토를 하거나 토양개량제를 뿌려두어야 한다. 이때 논을 갈기 전에 볏짚을 깔아두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렇게 자란 보리는 여름철 주요한 양식이 된다. 여름에는 무더운 날씨와 함께 풍성한 양기(陽氣)로 사람의 몸이 뜨거워지기 쉽다. 이것은 더위를 먹고 지치면서, 일상의 활력을 잃게 하는 요인이 된다.

이때 보리를 먹어준다면 차가운 겨울을 이겨낸 냉기(冷氣)가 중화(中和)를 시켜 안정된 몸을 유지할 수 있다. 이른바 보리는 차가운 성질을 가진 음식이고, 쌀은 여름내 뜨거운 태양을 받고 자라 따뜻한 성질을 가진 음식인 것이다. 이것을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에서는 음(陰)과 양(陽)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러한 보리는 경상도 지방을 중심으로 많이 재배한다. 경상도에서는 쌀보다 보리가 흔하여 ‘경상도 보리문디’라는 말도 생겨났다. 이는 토양과 기후가 쌀보다는 보리에 더 적합한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마늘과 양파, 대파 등 월동채소도 동해와 습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한다. 버섯도 너무 추워 동사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시설채소를 하면서 참외, 수박, 멜론, 토마토, 가지, 오이, 딸기, 고추, 파프리카 등 각종 채소류가 시절을 가리지 않고 생산됨으로 어느 특정한 식물에 대하여 논하는 것도 이상할 정도가 되었다.

벼 수확이 끝난 들판에 보리를 심고, 그 위에 눈이 쌓이면 보리는 풍년이 든다고 하였다. 이것은 차가운 눈이지만 보리밭 전체를 덮고 있으면, 그 위로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주어 얼어 죽지 않는 다는 말이다. 엄동설한의 고초를 겪지 않고는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는 것처럼, 우리 인생도 쓰라린 실패의 경험이 없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말로 들린다.

소한의 풍속

겨울에 내리는 눈은 위와 같이 풍년을 기약하는 첫 번째 징조로 보았다. 물은 논농사에서 절대 불가결한 요소였으며, 보리농사에서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것이다. 그러기에 첫눈을 먹으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는 말도 생겨났는데, 이는 차가운 기운을 미리 접함으로써 다음에 닥칠 혹한의 단련으로 본 것이다.

또 장사지낼 때 눈이 오면 좋다고 하거나 또 첫눈이 올 때 넘어져도 재수가 좋다고 하였다. 하지만 큰일을 치르는데 눈이 와서 좋을 일이 없을 것이고, 실제로 눈밭에 넘어져서 좋을 일은 없을 것이나 눈은 좋은 것이니 눈으로 인하여 생기는 것은 아무래도 좋다는 그런 내용이다.

기후를 보더라도 대한(大寒)이 소한(小寒) 집에 놀러왔다가 얼어 죽었다는 말처럼, 1월 하순의 대한은 입춘의 앞에 들어 동장군이 물러가는 시점에 해당한다. 반면에 소한은 눈도 많이 와서 세상을 깨끗하게 만들어준다. 이때 내린 눈이 녹았다 하더라도 바로 얼어붙어 빙판길을 만들며, 겨우내 얼었다 녹기(解氷)를 반복하게 된다.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리면 봄이 되면서 물로 변해 논농사에 요긴하게 쓰이는 것이다

소한의 먹을거리

소한에는 특별한 행사가 없었으며, 이에 맞춰 반드시 챙기던 음식도 없었다. 따라서 겨울에 먹는 음식은 모두 소한의 먹을거리가 되니 추운 날씨를 이겨내는 음식이면 족할 듯하다.

동지에 먹었던 음식들도 좋고, 조금 있으면 다가올 설날음식도 무난할 것이다. 그러나 그냥 먹는 음식이라면 굳이 격식을 갖추지 않아도 되니 집에서 쉽게 마련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한 음식이어도 충분할 것이다.

김치만두나 만두전골도 좋고, 황태찜이나 황태전골도 훌륭한 소한음식이 된다. 요즘 같으면 김치전이나 순두부찌개도 좋으며, 냉이국처럼 된장을 풀어도 좋고 매콤한 음식도 겨울을 나는데 좋은 음식들이다.

제철을 만난 미역은 칼륨과 칼슘, 그리고 요오드가 풍부하여 산후조리에 좋고 변비와 비만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이런 미역을 이용하여 미역국을 끓여도 되고, 미역초무침을 하여도 좋다. 김 또한 제철이므로 조미(助味)하지 않은 생김을 살짝 구워 먹으면 바삭한 입맛에 생기가 돈다. 저장성도 뛰어난 김은 칼슘의 함유량이 우유보다 4배나 높아 누구에게나 좋고, 먹는 데에도 거부감이 없는 아주 훌륭한 식품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하얀 쌀밥은 양기(陽氣)를 듬뿍 지닌 음식이니 한 겨울의 추위를 막아주는 아주 유용한 음식이 된다. 우리가 여름에 꽁보리밥을 별식(別食)으로 먹기는 하지만, 사실은 별식이 아니라 보리는 차가운 겨울에 자라난 음기(陰氣)가 강한 식물로 더위를 몰아내는데 아주 그만이어서, 음양의 조화에 따라 먹는 당연음식인 것이다.

소한의 별자리

이제 가장 춥다는 소한에 들었고, 동쪽 밤하늘에서는 동방 주작의 목과 심장에 해당하는 성수가 떠오른다. 성수는 큰물뱀자리의 중간에 있는 별로 왕비에 관한 일을 주관하는 알파르드다. 성수의 위에 있는 헌원(軒轅)은 봄의 제왕으로 사자자리에서 머리와 앞부분에 해당한다. 중국 고대 신화의 인물로 집을 처음 지었다고 하는데, 죽어서 황룡(黃龍)이 되었으며 중국 황토(黃土)의 영향을 받아 황제(黃帝)가 되었다고 한다.

이런 황제에 대해 맞서 싸운 사람이 바로 치우천왕(蚩尤天王)이다. 치우는 청구국(靑丘國)의 황제로 동이족이었으니, 동쪽에 살며 큰 활을 가진 민족이라는 뜻이다. 화살 또한 백두산에서 나는 특수한 돌로 만들었는데 방패를 뚫을 수 있는 새로운 병기였으며, 비석박격기(飛石迫擊機)를 활용하여 전세를 유리하게 이끌었다. 결국 중국의 황제 헌원은 10년간 70여 차례의 전투에서 치우천왕에게 패하여 조공을 하기에 이른다.

태미원의 아래에 있는 진수(軫)는 여러 별자리를 거느리고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청구별이다. 이때의 청구별이 바로 청구국을 의미한다고 해석한다. 진수는 남방 주작의 꼬리에 해당하며 까마귀자리의 감마(γ)인 지이나를 의미한다. 헌원의 위에 삼태성이 보이는데, 이는 큰곰자리의 앞발과 뒷발의 끝에 있는 두 개씩의 별 세 쌍을 가리킨다. 그리고 우리가 잘 아는 큰곰자리의 꼬리부분인 북두칠성도 보인다.

쌍둥이자리에서 두 사람의 머리로 이루어진 북하(北河)와 마차부자리의 오각형이 만든 오거성(五車星)도 눈에 들어온다.

소한회고

소한은 1월 초순에 들어 한창 겨울방학이 시작되는 때다. 요즘처럼 장난감이 흔하지 않던 시절에는 아이들도 별로 할 게 없는 그런 날들이 계속되었다. 그러나 아이들은 꼭 장난감이 있어야만 놀았던가. 시골농촌의 아이들은 논에 가서 썰매를 타기도 하고, 팽이치기도 하였다. 그런가하면 언덕에 올라 연을 날리기도 하고, 자치기라고 하여 전통의 야구와도 같은 놀이를 하곤 하였었다.

자치기는 한 뼘이나 되는 나무막대의 끝부분을, 마치 바람개비나 되는 것처럼 양쪽으로 어긋나게 45˚정도 엇비슷 잘라준다. 그리고 두 자나 되는 막대기를 준비하였다가 작은 막대기의 떠 있는 부분을 쳐서 떠오르게 한다. 그 다음 공중에 떠 있는 작은 막대기를 큰 막대기로 쳐서 멀리 보내면 된다.

이때 시작점에서 얼마나 멀리 나갔느냐 하는 거리로 승부를 결정짓는 사내아이들의 놀이다. 당시 변변한 놀이시설이 없었던 때문에, 자치기는 호연지기를 기르는 아주 중요한 수단이 되기도 하였다. 추위를 견디며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아이들은 하루 운동량이 넘쳐날 지경이다. 오전에 자치기를 하고 오후가 되면 양지바른 곳에 둘러 연을 날리다가 썰매를 타는 등 하루 종일 추위와 싸워 튼튼한 몸을 만드는 것도 이때의 전유물이었다.

하루종일 밖에서 놀다보면 손발이 어는가 하면 귀는 항상 얼어있게 마련이다. 그러면 잠잘 때에 콩을 넣은 양말속에 손을 담그고 자기도 하였다. 여름 양기(陽氣)를 담은 콩이 냉증을 중화시킴으로 좋은 동상치료제가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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