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소중함과 아이들을 생각하게 되는 오월.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이 계절에 익산시 낭산면에는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져 더욱 돋보이는 학교가 있다.

알록달록 무지개색으로 칠해져 일명 ‘무지개 학교’라는 별명이 생긴 낭산초등학교! 2014년 겨울에 도색한 이후, 학교를 둘러싼 오래된 나무들과 넓은 천연잔디 운동장까지 조화롭게 어우려지고 있다. 학교를 다녀간 사람들이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아름다운 학교로 소개해 요즘에는 제법 이름이 알려졌다.

▲ 사진제공 = 낭산초등학교

그러나 이 학교의 특색은 바깥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진짜 알맹이는 건물 안에 있다. 전교생 32명, 유치원생까지 합치면 37명의 학생들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으로 날마다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3학년 준수의 하루를 들여다보자.

준수는 아침에 등교하면 가방을 조회대에 놓고 친구들과 함께 삼삼오오 짝을 지어 가볍게 아침달리기를 한다. 아침 운동이 뇌활동을 활성화한다는 과학적인 연구결과에 따른 것인데, 날마다 조금씩 달린 거리를 합산하여 통일 달리기로 누적거리를 모으고 있다. 준수의 목표는 백두산까지 달리는 것이다.

그런 다음 도서실에 간다. 매일 아침마다 정해진 자리에서 독서대에 책을 놓고 읽는다. 내 자리에 나만의 독서대가 있으니 읽다가 수업시간이 되면 책은 그냥 두고 교실로 가면 된다. 준수가 제일 좋아하는 요일은 수요일이다. 수요일에는 교장을 비롯한 교사들, 엄마들, 그리고 6학년 형이나 누나가 돌아가면서 그림책을 읽어준다. 교장이 읽어준 그림책 중에서 ‘틀려도 괜찮아’가 제일 재미있었다.

▲ 사진제공 = 낭산초등학교

담임교사와 공부를 하고 점심시간이 되면 깨끗하고 쾌적한 식생활관에서 점심을 먹는다. 남은 시간에는 친구들과 넓은 천연잔디 운동장에서 실컷 뛰어놀거나 손놀림놀이터에서 놀다가 방과후 활동을 하러 간다. 작년부터 배우기 시작한 바이올린을 비롯해서 주산, 탁구, 영어, 오카리나, 컴퓨터를 요일별로 나눠 배운다.

준수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은 금년에 새로 배우고 있는 만화와 연극이다. 유난히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준수는 만화시간에 배운 것을 집에서 다시 그려보고 연극시간에 배운 활동을 부모님과 해보기도 한다. 덕분에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서툴렀던 준수에게 점점 자신감이 생기고 있다. 방과후활동이 없는 시간에는 돌봄교실에 가서 친구들과 놀이를 한다. 돌봄선생님이 챙겨주시는 친환경 간식도 먹는다.

준수는 한 달에 한번 정도 현장체험학습을 가는데 특히 올해 처음 가게 되는 수학여행 생각에 벌써부터 신이 난다. 낭산초등학교에서는 3학년부터 6학년까지 4년 동안 네 번의 수학여행을 간다. 또한 이 학교는 마을-학교 협력형 어울림학교로 지정받아 한 달에 한 번 정도 마을탐방을 비롯해서 여러 곳으로 현장체험학습을 간다.

▲ 사진제공 = 낭산초등학교

특히 지난 주는 ‘봄 행복 집중주간’이어서 여러 가지 활동이 있었다. 우선, 학교에 있는 낡은 건물 벽에 벽화 그리기를 했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장면을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두 조금씩 나눠 그렸는데, 준수는 연보라빛깔을 맡아서 색칠했다. 지저분한 벽면이 모두의 힘으로 산뜻해진 것을 보니 뿌듯했다.

그리고 다음날 익산 예술의전당에 가서 오즈의 마법사 뮤지컬을 관람했다. 그리고 마을과 함께 하는 한마당잔치에서는 부모님을 비롯한 마을 어른들과 함께 운동경기도 하고 식생활관에서 점심도 같이 먹었다. 온 동네 사람 모두 함께 즐거운 시간이었다.

다음 달에는 마을탐방으로 낭산 다례원을 찾아 차 마시는 법도 배우고 순창에 가서 장류 만들기 체험도 할 계획이다. 4월에는 과학의 날까지 있어 여러 가지 과학실험을 하고 운동장에서 드론을 만들어 날리면서 준수의 꿈인 ‘과학자’에 성큼 다가간 것 같았는데, 5월에도 신나는 일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이밖에도 낭산초 고학년 어린이들은 작년부터 자기관리 플래너를 사용하고 있다. 학생들이 스스로 자기 생활관리와 학습관리를 하는 것을 익히고 있다.

또한 스쿨패밀리 6남매를 만들어서 남매끼리 같이 밥도 먹으며 전교생이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그러니 낭산초에는 학교폭력이나 왕따가 발을 디딜 틈이 없다. 수업시간에 ‘행복수업’을 하는 것도 다른 학교와는 다른 모습이다. 올해 다목적강당이 준공되면 낭산 어린이들의 학교생활은 더 풍요롭고 즐거워질 것이다.

이렇게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데는 이 학교 한숙경 교장의 확고한 교육철학과 교사들의 꾸준하고 세심한 노력이 있었다. ‘아이들의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 한숙경 교장의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따뜻한 마음과 창의력을 갖춘 행복한 미래인재 육성’이라는 학교교육의 비전을, 전 직원이 공유하고 이를 구체적인 교육활동으로 하나 하나 실현해가고 있는 것이다.

▲ 사진제공 = 낭산초등학교

한숙경 교장은 교사들의 노고를 먼저 헤아린다. “저는 늘 우리 교사들이 고맙다. 자기 자녀를 사랑하는 것처럼 아이들을 위해 마음을 쓰고 정성을 다하는 우리 교사들이 있기에 낭산행복교육의 구상이 현실로 펼쳐지고 있다"고 말한다. 

전교생이 40 명이 되지 않는 작은 시골학교, 그래서 한 명 한 명이 더 소중하고 인정받는 낭산초등학교에서는 오늘도 어린이들이 ‘따뜻함이 흐르는 학교’에서 ‘존중과 배려’를 체험으로 익히며, 두려움 없이 자기를 표현하고 친구와 어울리며 행복한 꿈을 키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