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평생학습센터>의 행복학습센터 거점매니저인 박정훈 전 익산의제21 정책실장이 익산시민뉴스에 컬럼 필진으로 새롭게 참여합니다.

익산의 정체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박정훈 씨는 앞으로 지역 현안과 더불어 다양한 지역의 문제들을 함께 공유하는 글을 쓸 예정입니다. 현재의 지역주민들에 삶 속에서 지역의 진정한 자긍과 공동체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입니다.

철도도시 100년과 KTX 익산역

▲ 박정훈 캐리커처

익산의 철도는 호남의 관문으로 1912년부터 지역교통의 젖줄 역할을 하면서 100년 세월 애환의 역사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래서 익산역은 일제 강점기의 수탈 현장, 6.25 미군오폭, 1977년 이리역 폭발사건, KTX선상역사 개통 등으로 익산 근현대사의 중심지라고 말 할 수 있다.

지난 100년 동안 시대의 빠르게 변화하고, 우리의 삶의 질이 향상돼 가는 모습을 비둘기호 완행열차에서 KTX 열차로 비교해 볼 수 있듯이 익산역과 그 역 앞도 그 변화의 부침이 심했다. 1995년 이리시와 익산군의 통합과 영등, 부송택지지구 개발을 통한 신도심이 생겨나면서 원도심인 익산역 앞의 상권은 침체기에 들어서고 밤의 활기를 잃어버린 지가 오래됐다.

실제 익산시에서는 익산역을 포함한 원도심의 활성화를 위한 거리 환경조성 및 이벤트를 2000년대 들어오면서 10년 이상 지속해 노력했으나 그 효과는 미비하고, 현재 상권 활성화와 선상역사나 복합환승센터 건립, 역 광장 활용 등에 문제에 대한 해결도 경제적 효율성과 정체성을 상실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970~90년 초반의 이리역은 전라선, 호남선, 군산선을 통한 통학생이 집결하는 곳으로 철도 이용객들이 비교적 많아서 영정통과 구 제일은행 사거리, 뉴타운 앞거리는 매우 분주한 풍경을 연출하며 제법 도심의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2016년 현재 호남선KTX가 개통한 이후 팔천 명에서 만 오천 명 정도가 익산역을 이용하고 있지만 상권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아주 당연하다. 도시 내 도심의 이동을 변화로 보지 않고 침체라는 부정적 인식과 인구 유출로 인한 원도심의 변화 흐름을 읽지 못한 것 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제 그 변화를 인정하고 호남선KTX가 개통이라는 현실을 어떻게 활용할까를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원도심의 경제적 활성화에 매몰돼 주민참여와 역사, 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도시재생의 숙제를 풀어가려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익산시민들은 익산역의 변화와 광장의 문화, 침제된 원도심의 질적 변화를 원하고 있다. 이 변화의 자양분은 아마도 주민참여와 스토리텔링일 것이다. 지금 지역에 살고 있거나 지역을 떠나 타향살이를 하는 40~50대는 기차통학, 적십자 도서관, 영정통, 뉴타운 사거리, 중앙시장 등 추억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이 <추억팔이>를 스토리텔링하고, 현재 원도심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참여와 공동체 활성화 위한 프로그램들이 가동되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게 KTX 익산역 이용객을 활용한 지역마케팅과 더불어 익산역 앞 상권 활성화에 올바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방안으로 익산역 광장에 랜드 마크가 서고, 시민들의 역사문화 공간으로 활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자는 멀지 않은 시간에 익산철도 100년의 근현대 역사를 옛 적십자 도서관에서 확인하고 요즘 한옥마을에서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고 탐방하는 것과 같이 익산역에서 옛날 교복을 입고 영정통 문화예술의 거리 등 원도심을 방문해 추억을 즐기는 사람들의 풍경이 만들어지는 상상을 해본다. 익산역과 원도심 변화의 단초가 경제나 성장이라는 개념에 있지 않고 역사와 문화라는 인문학적 가치에 있다는 사실을 성찰하는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