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금) 오후 6시 30분, 익산시 영등동 영등2동주민센터 앞 도로에서 주최측 추산 2500여 명(경찰측 추산 1500여 명)의 시민이 모여 '박근혜는 퇴진하라"고 외친 2차 익산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1부 집회와 행진 그리고 2부 집회로 나눠 약 2시간 30여 분 동안 진행한 가운데 다양한 시민들이 나와 자유발언을 갖기도 했다. 교복을 입은 중.고생은 물론 가족단위, 일반시민 등이 한자리에 앉아 구호를 외치며 흥겨운 한바탕 문화행사로 치러졌다.

먼저 20~30여 년 전전 데모했다는 이유로 1년 여 동안 부산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아들을 돌본 경험이 있다는 70대의 한 어르신은 "(고) 이승만 전 대통령은 국민이 싫어하면 하야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박근혜도 국민이 싫어하니 하야해야 한다"고 외쳤다.

한 초등학생은 "최순실 배경만 믿고 국민을 무시하는 박근혜 대통령은 당장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익산지역 고등학교 회장단은 "과거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월항쟁 때에도 학생들은 민주주의를 위해 나섰다"고 말했다.

한 여고생은 "박 대통령님 당신은 한 나라의 국가 원수(元首)인데 지금은 국민의 원수(怨讐)가 돼가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짚어줬다. 이외에도 대학생, 노동자 등이 나와 각자의 생각을 발언했다.

이후 약 2500여 명의 시민들은 약 1시간 동안 영등동 산업도로를 촛불을 들고 걸으며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이 행진으로 인해 잠시 교통이 마비됐지만 그 어떤 차들도 경적을 울리지 않고 기다려주기도 했다.

행진을 다 마친 이들은 다시 집회장소로 모여 2부 행사를 가졌고 애국가를 부르며 마무리했다. 그리고 거리를 깨끗하게 치우는 성숙한 시위 문화를 보여주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익산의 A여고는 교문 앞에 걸어둔 대자보를 학생인권 교사가 떼어낸 뒤, 붙힌 학생을 찾아다녔고, 또한 명문고를 만들기 위해 학생인권은 앞으로 없다고 엄포를 놨다는 제보가 있었다.

또한 B여고는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학생은 부모가 전화로 허락하면 집회 참여를 허락하고 전화가 없으면 야간자율학습을 진행한다면서 사실상 촛불집회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문자를 학부모들에게 보냈다고 한다.

▲ 사진 = 오명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