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사조 등 국내 가금계열사들이 병아리‧사료 값을 부풀려 정부‧지자체가 농가에 지급하는 AI살처분 보상금을 떡 주무르듯 가로챘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목) 국정감사장에서 국정감사 자료를 공개하며 계열사가 정부로 부터 살처분 보상금을 더 받을 수 있도록 실제 병아리 계약 단가보다 가격을 2배 가량 높인 허위 사육명세서를 꾸몄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2014년 1월~3월 하림, 올품, 한강, 체리부로, 사조화인코리아, 동우 등 대표적인 국내 가금계열사들이 AI로 인해 기르던 닭을 살처분한 육계 계약 농가들이 지자체로 부터 받은 살처분 보상금을 농가와 나누면서 마리당 적게는 228원, 많게는 598원까지 들쭉날쭉 한 병아리 값을 적용해 계열사 몫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특히 "하림은 일방적인 재정산으로 병아리 값을 부풀려 살처분 보상금을 가로챘고, 계열사가 생산비 수준에서 당초 정산했던 병아리값을 재정산해서 시세에 준하는 높은 값을 적용하는 일도 벌어졌다"며 "계열사가 농가에 통보한 당초 정산 내용을 엎어버리고 제 맘대로 병아리 값을 시세 수준으로 부풀려 살처분 보상금을 부당하게 취한 셈이다"는 게 김현권 의원의 말이다.

이에 대해 하림 측은 즉각 반박했다.

하림 측은 “AI 살처분 보상금은 정부가 해당 농가에 직접 지급하기 때문에 계열사들이 가로챈 사실이 없으며, AI 살처분으로 인한 보상금은 '가축전염병예방법에 의한 살처분 보상지급 요령'에 따라 지자체의 보상금 평가반에 의해 결정되고, 계열회사와 농가 간 병아리 계약 단가와는 무관할 뿐만 아니라 회사가 작성한 허위 사육비 지급명세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또한 “AI 살처분 보상금 가운데 병아리에 대한 보상금은 각종 협회의 시세를 적용해 책정되며, 병아리 시세는 주별 또는 일별로 변동된다”면서 “계열사가 농가와 정산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재정산하거나 보상금을 부당하게 취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하림과 계약한 A농가는 토종닭 4만1천 마리를 입식했다가 2014년 1월 27일 살처분해 보상금 1억2천만 원을 수령하고 병아리비 1천989만 원과 사료비 6천800만 원을 뺀 나머지 3천212만 원을 받았다”면서 “A농가 사육비 지급명세표에 나타난 당시 병아리 공급단가는 마리 당 800원. 이는 앞선 AI살처분 보상금 수령 및 정산자료 속 단가보다 315원, 실제 하림과 계약한 병아리 단가보다 350원 높은데 이는 하림이 농가가 받은 보상금에서 더 많이 떼어 가겠다고 통보한 셈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하림 측은 “ 계열사가 농가와 정산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재정산하거나 보상금을 부당하게 취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김 의원이 지적한 A농가는 전북 고창 지역의 토종닭 사육농가로, 예방적 살처분(2014년 1월 27일)에 따른 보상금으로 약 1억2천만 원(추정)을 수령했으며, 원자재(병아리, 사료 등) 대금 등을 회사에 상환하고 2천940여만 원의 보상금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림 측은 구체적으로 내역을 공개했다.

A농가는 1억2천만 원의 보상금을 직접 지급받아 하림에 병아리 공급대금 41,000수(1수당 520원) 2천132만 원, 사료대금 6천799여만 원, 기타(백신 접종비 등) 143여만 원 등 총 9천75여만 원을 상환하고 나머지 2천943여만 원을 자신의 실질적인 사육보상비로 남겼다는 것. 또한 당시 예방적 살처분된 농장의 토종닭 사육일령은 45일령으로 통상적인 출하 85일령보다 40일 정도를 덜 키운 상태였다고 하림 측은 주장했다.

또한 하림 측은 A농가의 '사육비 지급명세표(2017년 2월 4일자)'는 회사가 작성한 자료가 아니며, 해당 농가가 보상금 예측 위해 자체적으로 작성한 개인적인 자료일 뿐, 하림은 '사육비 지급명세표(2017년 2월 4일 자)'를 작성하거나 해당 농가에 통보한 사실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현권 의원은 “하림은 지역소장이 해당 농가가 보상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실제 계약단가인 450원보다 더 높았던 당시 병아리시세 800원을 적용한 가짜명세서를 제공했다”면서 “실제로 하림이 2014년 2월 10일 작성한 사육명세표에는 엿새 전 작성해 농가에 전달한 사육명세표와 달리 병아리 단가는 450원으로 나와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연간 병아리 값 공급원가를 표준계약서를 통해 명시했음에도, 계열사들이 병아리가 모자라 구매해서 공급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계약서상의 공급단가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병아리를 공급하고 있다는 얘기다”면서 “2014년 15건의 살처분 보상금 정산 내역을 들여다보면 마리당 일일사료비는 6원부터 61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하림 측은 재반박에 나섰다.

“하림은 해당 자료의 존재 여부를 몰랐으며, 하림의 지역소장도 해당 자료를 작성했거나 제공하지 않았고, 2014년 2월 10일 하림이 작성해 농가에 제공한 '사육비 지급명세표'는 공식 정산서이며, 이 정산서에 표기된 병아리 계약 단가 450원으로 사육 계약서상 단가와 동일하다”고 밝혔다.

또 하림 측은 “병아리는 표준계약서에 따른 단가로 공급하고 있으며, 병아리가 모자라 구매해서 공급한다는 명분으로 더 높은 가격으로 공급한 사실이 없다”면서 “살처분 보상금 정산시 각 농가별 일일 사료비가 차이 나는 이유는 사육일수 차이 및 농가의 사육과정상 사료 투입량 차이에 따른 것일 뿐 기본적으로 회사가 농가에 공급하는 단위당 사료 단가는 동일하다”고 밝혔다.

그러자 김현권 의원은 “같은 시기에 계열사별로 육계 병아리 값이 300원대에서 500원대 에 이르기까지 큰 편차를 보이는 것은 계열사들이 생산비 수준의 계약가격이 아니라 AI살처분으로 병아리 품귀현상이 빚어지는 틈을 타 이윤을 포함한 시세를 적용해 농가보상금에서 떼어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심지어 계열사들의 농가 살처분 보상금에 대한 병아리 정산 가격과 달리, 하림이 해당 농가를 상대로 병아리 값을 재정산해 부풀린 것으로 확인돼 실제 계약농가들의 피해가 더 컸을 수 있음을 말해준다”면서 “농가에 따라 들쭉날쭉한 계열사의 사료비 정산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하림 측은 이에 대해 “ 같은 시기에 병아리 계약단가는 농가협의회에서 정한 가격으로 동일하다”면서 “김현권 의원이 말하는 같은 시기는 사육계약 시기가 아니라 AI살 처분 보상금 지급 시기로 하림이 병아리 품귀현상을 틈타 시세를 적용해 보상금을 떼어간 사실은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하림 측은 “계열화사업에 따른 계약사육에서 회사는 사료, 병아리 등 원자재를 계약된 단가에 의해 외상 공급하고 그 공급가를 그대로 적용해 사육된 닭을 다시 매입하는 방식으로 원자재 공급가격이 변동돼 계약 단가가 변동 적용될 경우에도 그 변동분이 매입가에 100% 반영되어 재매입하기 때문에 원자재 공급가격 변동이 농가 소득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원자재 공급 가격 등락에 따른 손실위험은 회사가 전액 부담하고, 농가소득은 오직 사육성적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며, 이러한 계약방법은 곧 계열화의 취지이며 장점”이라면서 “하림은 농가를 상대로 병아리 값을 재정산하지도 않고, 부풀린 사실도 전혀 없다”고 적극 해명에 나섰다. / 익산시민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