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30일 오전 10시경 익산시 영등동에 위치한 롯데마트 익산점에 평소처럼 출근해 작업하던 조리사 이모(54·여 조리팀)씨가 화장실에서 쓰러져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약 2시간여 동안 수술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씨는 지난 2011년부터 롯데마트 익산점 조리팀에서 근무를 시작한 가운데 활달한 성격 탓에 늘 동료들과 함께 즐겁게 일을 하면서도 평소 병원 신세 한 번 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쓰러진 후 곧바로 수술하고 집중치료를 위해 현재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으며, 지금까지 가족 등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 상태라고 한다.

▲ 롯데마트 익산점에서 근무하다 쓰러져 병원에 입원해 있는 이씨와 그 가족들의 모습(사진제공 = 전북도민일보 김현주 기자)

전북도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가족들은 롯데마트가 근로자인 어머니를 위해 산재신고(요양)신청을 당연히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도 요양신청을 하지 않았다”며 “롯데마트는 현장 직원이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도 요양신청 서류작성을 거부했고, 대리인인 근로복지공단에 서류를 제출하기 위해 사업장 대표 직인 날인을 요구했는데도 직인을 날인을 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 측 본사 홍보팀 관계자는 본 기자와 통화에서 "산재여부를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점장이 날인하는 데 망설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직원인 이모 씨가 쓰러졌는데 회사 측이 나몰라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한 "치료를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회사는 최대한 도울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회사는 매년 정기적으로 건강검진해 주고 있는 가운데 이 씨는 2015년에 고혈압 증세가 있다는 결과가 나와 회사 측은 치료 및 약을 복용할 것을 권고했다"면서 "이 씨가 이를 소홀하게 해 생긴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원인은 근로복지공단에서 조사 중에 있으므로 결과를 지켜본 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혀 이 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근로복지공단 익산지사 관계자는 본 기자와 통화에서 "롯데마트 이 씨 관련해 잘 알고 있으며 현재 조사 중에 있어 산재 여부는 1월 경에 나올 예정"이라면서 "산재 신청은 사업주가 아니더라고 가족이면 신청이 가능 한 것이기에 누가 신청하든 큰 의미는 없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의 산재 여부는 사업장이 아닌 집에서 쓰러졌다고 해도 과로가 인정되면 산재로 인정되는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반대로 사업장에서 쓰러졌다고 해도 사업장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면 인정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본 기자는 "롯데마트 측 주장은 고혈압 증세로 인해 쓰러졌기에 산재 여부 판단이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물어보자, 근로복지공단 익산지사 관계자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대답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정직원이 쓰러진 상태에서 롯데마트 측이 산재 여부 등을 따지는 것은 사람의 목숨보다 산재로 인정되면 회사 측에 가해질 패널티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하는 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