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정치시민넷 논평) 정치가 국민들의 다양한 의사를 반영하고 국가 발전의 견인차가 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선거제도는 바뀌어야 한다. 국민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거대 정당들만이 독식하는 지역구 중심의 소선거구제 하에서는 더 이상 정치발전을 이룰 수 없다.

야당을 비롯하여 대통령, 국회의장, 선거관리위원회까지 나서서 선거제도를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꾸자고 하는데, 여당인 민주당이 미온적으로 나오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민주당은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때는 당론으로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공식당론으로 채택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지지도가 높다고 국민들의 기대나 정치발전은 관심 없고 이해득실만 따지고 있다.

지금까지 정치는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생존을 해 왔다. 선거 때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들은 지역주의를 부추기고 색깔론을 펼쳐서 그들의 생명을 유지해왔다. 이런 후진적인 정치가 가능했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선거제도에서 찾을 수 있다. 1등 만 당선되는 승자독식 다수대표제 선거제도를 기반으로 생명을 유지했다고 생각한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두고 있지만 지역구 의석에 비해 비율이 현저히 낮고, 그 마저도 별도의 정당득표율에 따라 배분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거대 정당 몫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선거제도는 1등 표만 의미가 있고 나머지 표는 사표가 되는 기형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1등을 지지하지 않은 국민들의 소중한 표는 죽은 표가 되며, 그들의 정치적인 의사를 대변할 수 있는 의원은 없다. 말로는 대의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지만 승자만을 위한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지방선거 결과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전라북도의원 선거 결과를 보면 더불어민주당은 정당득표율 68.1% 얻고 39석 중 92.3%인 36석을 가져갔다. 정당득표율에서 2위를 한 정의당은 12.88%를 얻었는데 2.6%인 1석을 가져갔다.

서울시의원 선거의 경우에는 민주당은 50.92% 득표를 하고 전체 110석 중 92.8% 102석을 가져갔으며, 부산시의원 선거의 경우에는 민주당이 48.81%를 득표하고 전체의석 47석 중 87.3% 41석 의석을 가져갔다. 경상북도의원 선거의 경우는 자유한국당이 49.98% 득표를 하고 전체의석 60석에서 68.4%인 41석을 가져갔다.

민주주의 선거제도의 기본원칙은 모든 국민들의 의사가 의석수로 귀결되는 것이다. 득표에 비례하여 의석수를 차지하는 것이 합리적인 대의제도라고 본다. 그래야 정치적으로 소외되는 국민들도 줄어들 것이며,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 일하는 정치가 될 수 있다.

승자독식구조의 선거구제 하에서는 지역주의와 색깔론에 기대여 생존하는 거대 양당만 있을 뿐이다.

요즘 정치권의 모습을 보면 소수정당들은 선거제도 개혁에 적극적이며 거대정당들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더욱 문제는 대선 때 선거제도 개편을 공약으로 제시한 민주당의 태도이다. 민주당은 줄 곳 선거제도 개편을 주장하였으나 요즘은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지율이 낮을 때는 적극적이었는데 정당지지율이 높고 계속된 선거에서 승리를 하면서 태도가 변한 것 같다.

현재 국회에서 정치개혁특위를 만들어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당득표율 대로 의석을 배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제도를 올 해 안에 결정할 것을 촉구한다.

민주당이 촛불정권임을 자임하고 개혁을 통한 민주주의 정착을 원한다면 선거제도 개편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면 역사적인 책임과 심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본 논평은 익산시민뉴스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