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목)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익산시 노인종합복지관 광장에서 전라북도와 익산시, 광주지방노동청익산지청, 익산상공회의소, 전북노인일자리추진본부가 주최하고, 익산노인일자리박람회추진협의회가 주관하여 마련된 '노인일자리 박람회'가 있었다.

▲ 이력서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

'일하는 노인, 보람찬 노후'란 슬로건으로 관내에 거주하는 60세 이상의 구직희망자를 모집하여 200여명의 일자리를 발굴하고자 하였는데 어르신들의 직장을 향한 뜨거운 손길이 끊임없이 이어져 '대학입학원서 접수처'와 '대학생 취업박람회'를 연상케 할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 취업의 문도 두드리고 건강검진도 받고...

복지관 우측에 마련된 행사장에선 이력서를 작성하는 방법이 서툰 분들을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대필해 주었는데 어르신들의 상담받는 모습이 어찌나 신중하고 심각하던지 엄숙하게 보일 정도다.

이력서 작성을 마친 어르신들은 일하고자 하는 기업에 원서를 넣고 면접도 보는 등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펼치며 바삐 움직였다.

▲ 원광보건대학 학생들이 어르신들을 위해 안마를 해주고 있다.

김효길(신동)어르신은 "건축, 경비, 청소 등에 자신있어서 원서를 내고 왔네요" 하셨고 유구성(모현동)어르신은 "나도 원서내고 왔지. 그런데 배관이나 수도공사일을 모집하는 회사가 없어서 아쉽네"하며 안타까워 했다.

일자리를 구하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이 있는지 여쭤봤더니 "뭐 사고 싶거나 하고 싶은 건 없어. 먹고 살려고 하는 것이지. 꼭 전화가 왔으면 좋겠네"하며 구직희망이 담긴 웃음을 지어 보였다.

▲ 일할 수 있는 나이가 70~80세까지 가능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금강동에서 오셨다는 70세 어르신은 옆에 계신 분을 가리키며 "남편(77세)인데 같이 왔어. 남편이 장애 3급이어서 일을 못하니까 내가 새벽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들판에서 일하고 하루에 3만원씩 받는 걸로 먹고 살고 있는데... 너무 힘들어서 여기서 일자리 구하려고 왔지"라고 말했다.

어르신들은 월 급여가 60만원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어서 한숨을 크게 쉰 후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우선으로 뽑아주면 좋겠구만 사람이 이리 많이 와서 내가 뽑힐지 모르겠네... 뽑히면 악착같이 열심히 일할거인데" 하고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다.

아직 제출하지 못하여 줄서 계시는 분들의 이력서에는 절대 떨어지지 않을 것 같이 단단히 붙은 증명사진이 보였는데, 그 사진속엔 고운 분으로 꽃단장한 모습도, 무스로 넘긴 2:8가르마에 새신랑처럼 늠름한 표정도 담겨 있었다.

▲ 생활비를 보태기 위해 일하려고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에 귀중품처럼 조심스럽게 안겨있던 이력서가 그 분들의 손에서 벗어나는 순간부터 시작될 설렘과 기다림이, 꼭 희망의 전화로 이어지길 간절히 빈다.

한편, 박람회장을 찾은 어르신들을 위해 익산지역에서 활동하는 무용단이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고 이마트 익산지점은 자장면과 빵을 준비해 점심을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