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여행을 다녀와서 따뜻한 봄날 장애인과 대화를 하는 중에 기차를 타고 여행을 하고 싶다는 소리가 내 가슴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사고로 말미암아 스스로 옷도 입을 수 없고, 전동휠체어에서 스스로 내리고, 올라갈 수도 없는 중증장애인의 삶 속으로 제가 들어가 보았습니다.

"하루를 사는 동안 얼마나 힘이 들까?" 지극히 작은 것도 남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도 자존심이 상하는 일도 많으리라 생각해봅니다.

“그래요” 나도 척수장애인이 된 후 22년이 지났지만 기차를 한 번도 타보지 못했어요.

“제가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것을 추진해볼게요”

푸른 나무들이 울긋불긋 단풍으로 갈아입는 가을에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 10명과 도우미 11명이 함께 기차를 타고 여수를 향해 익산역에서 출발합니다.

편안한 몸으로 의자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는 모습을 바라만 보아도 감사가 나옵니다.
이 시간만큼이라도 장애인의 꼬리표를 떼어놓은 것 같아 행복하다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습니다.

도우미로 따라간 예안교회의 집사님들이 장애인과 사랑의 교제를 나누는 동안 시간은 빠르게 흘러 여수역전에 도착하니 찬바람이 강하게 불어옵니다.

식당에서 준비해간 점심을 바람이 잔잔한 곳에서 맛있게 먹고, 여수 역전에서 놀고 계시는 여섯 명의 할아버지에게 따뜻한 점심을 드릴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여수역에서 오동도까지 네 바퀴를 굴리면서 무사히 도착하였습니다.

오동도와 돌산대교를 관광하는 유람선을 타기로 했는데 파도가 심해 배에 부딪칩니다.
휠체어를 타고 배에 올라가는 것이 어려워 한 사람씩 업고 배로 들어가는 길이 너무 좁고 험했으나 집사님들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배에 무사히 올라탈 수 있었습니다.

무거운 휠체어를 던져버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푸른 바다와 물보라를 바라보며 웃음꽃을 피웠습니다.

어느 누구나 사고로 말미암아 장애인이 될 수 있지만 오늘 여행을 함께하는 척수장애인은 사회에서 열심히 살다가 휠체어에 앉아 하루의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사람들입니다.

손으로 바퀴를 굴려야만 움직이는 장애인에게 조금이라도 위로의 시간이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하였습니다.

고난과 아픔을 바다의 물보라에 날려버리고 오동도에 돌아와 익산으로 돌아가고자 여수역으로 휠체어를 타고 출발하는 모습을 보니 행사를 준비할 때 어려움이 눈 녹듯이 사라지고 행복함이 밀려옵니다.

기차를 타고 가면서 싱싱한 생선회를 나누고 싶어 집사님 세분이 어시장으로 갔는데 기차가 출발하는 시간이 되어도 나타나지를 않아 애를 태웁니다.

여수역에서 근무하는 직원에게 함께하는 사람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사정을 하니 5분 동안 연장하는 것도 힘이 든다고 합니다.

집사님과 전화를 하면서 택시가 없다고 하면서 걱정을 합니다.
역 내방송은 기차가 5분 후에 출발한다고 나오는데 걱정이 앞을 가립니다.

집사님에게 전화를 하니 오는 중인데 함께 가지 못할 것 같다고 하니 앞이 캄캄합니다.

기차는 기적을 울리며 출발하겠다고 소리를 하고, "내 마음이 타들어가는 순간" 멀리서 뛰어오는 집사님을 바라보는 순간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조금만 늦었어도 함께 할 수 없어서 그런지 싱싱한 생선회를 모두 맛있게 먹습니다.

사랑으로 함께 기도해주시고 도움을 주신 예안교회의 목사님과 집사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처음으로 기차를 타고 배도 탈 수 있어 행복하다는 대화를 나누는 동안 익산역에 무사히 도착해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내년에 더 좋은 여행을 하겠다고 약속하며 편안히 쉴 수 있는 집으로 향하는 뒷모습을 바라보니 행복함이 밀려옵니다.

약한 자들과 함께 기차를 타고 여행할 수 있도록 사랑과 은혜를 베풀어주신 하나님 아버지에게 모든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2007년 10월 20일 익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소장 이충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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