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목)부터 28일(일)까지 보석축제, 돌문화축제, 서동축제 그리고 오는 11월 4일까지 연장하기로 한 천만송이 국화축제까지 4개의 축제를 통합해 운영했다.

익산시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관람객 숫자는 약 100만 여명정도 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실 이번 축제에 거는 기대는 무엇보다 컸지만 기대가 너무 커서 그랬을까? 실망만 더 해주고 말았다.

먼저 보석축제를 살펴보면, 일단 할인행사는 매년 봄, 가을 축제마다 행해지는 판박이 내용이고 보석가공 시연 또는 체험은 이렇다할 특별한 것도 없었다.

보석축제를 2번 이상 찾다가는 특별한 것이 없다는 것을 느낀 관람객은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다.

너무나 틀에 박힌 기획력과 함께 특별한 이벤트조차 없다는 것이 보석축제에 대한 관심을 오히려 멀게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예를들어 보석축제라고 한다면, 보석에 관련된 원석(자수정, 루비, 방해석 등)을 전시해 원석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타임 등이 있을 것이다.

사실 보석가공 시연이라는 이벤트가 있지만 특별할 것도 없고 매년마다 해오는 것이기에 별로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귀금속 판매에만 열을 올리는 듯한 모습만 보여 축제라기보다는 귀금속 할인행사라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기획력 없는 보석축제, 갈수록 관심도 떨어져

서동축제는 기대가 매우 컸음을 부인할 수 없다. 서동축제추진위원회에가 익산의 정서를 외면한 채, 자신들의 고집대로만 밀고가 결국 총제적 부실축제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노래로 여는 창'이라는 테마를 통해 노래를 널리 보급하고자 했던 것은 색다른 기획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봐서는 서동축제의 주인공인 서동은 그 자리에 없었다,

특히, 서동스토리텔링관은 실망을 넘어 아무런 의미가 없이 예산만 잔뜩 쓴 흔적만 고스란히 남았다.

서동에 관한 내용은 이미 알려진 내용이거니와 세밀한 조사도 없이 서동축제니깐 서동에 관한 이야기 몇 개만 덜렁 넣은 느낌이었다.

체험관도 역시 부실하기 짝이 없었는데 도대체 뭘 체험하라는 것인지...

그냥 차 한잔 마시고 마 차 또는 마 즙 마시는 것이 체험일까? 그리고 가면을 만든다고 했지만 그것이 진정 백제의 가면인지 도대체 알길이 없었다.

단지 일본에서 온 춤 공연과 S-POP이라는 음악회만 줄기차게 공연해 서동은 한 쪽 구석에 앉아 울며 지켜봤을지도 모를 일이다.

서동없는 서동축제

돌문화축제는 돌쌓기체험과 탁본체험 등이 있었지만 이 역시도 전혀 색다를게 없는 행사였다. 돌쌓기체험은 매년 빠지지 않는 연례행사처럼 하고 있는데 돌을 통한 체험이 돌쌓기밖에 없었을까?

30대 이상이면 어렸을 때 추억인 비석맞추기, 공기놀이 등이 있는데 아이들과 돌놀이를 했다면 더욱 친숙해졌을 것이다.

그리고 개막식을 준비하는 과정도 그렇다. 개막식은 다되었는데 페인트칠을 하는 등 준비가 소홀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객석은 썰렁하고 무대에서 공연을 펼쳤던 공연팀 섭외는 개막식 며칠 앞두고 급조하는 등 도대체 축제를 할려고 했던 것인지...

더구나 전시했던 수많은 전시품들은 매년마다 행해지는 돌문화축제에 단골 작품인 듯 별로 달라진 것도 없었다.

또한 대부분 종교색을 띄는 불상이나 동물 등 틀에 박힌 작품만 즐비했고 그저 보는 것으로만 만족해야 하는 수준으로 머물게 만들었다.

석재가공만 전시할게 아니라 집안에 장식품으로 구매할 수 있는 다양한 작품을 개발해 변하고 있는 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줄 아는 축제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준비안된 돌문화축제

천만송이 국화축제를 돌아보니 대체로 만족할만한 수준인 것으로 시민들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

그래서 그랬는지 국화를 보려고 찾아왔다는 시민들이 많았다. 서동축제와 함께 열렸던 중앙체육공원은 국화에 사진 찍으려는 관람객이 더욱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본 기자가 취재 중에 시민들의 이야기를 본의아니게 엿듣게 되는데 가을냄새가 물씬 풍기고 아이디어가 좋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렇지만 날씨가 추워서 그랬는지 활짝 핀 국화를 보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그리고 통합축제라서 그런지 예전보다 국화가 많이 줄어든 듯한 느낌도 받았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그러나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해서 그런지 시민들은 대체로 만족하는 것 같았다.

분위기가 좋았다는 평가를 받은 국화축제

이렇게 처음으로 시도한 4대 축제는 뭔가 빠진 듯한 느낌과 아울러 총체적으로 보면 낙제점을 겨우 면한 정도라고 할까?

이번 통합축제로 인해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주차장 문제였다.

중앙체육공원이나 배산체육공원에 주차장이 있었지만 주차장에 부스를 세워 먹거리장터나 전시장으로 이용해 사실 주차장으로서 기능을 상실했다.

이로인해 임시방편으로 도로에 주차를 허용하게 되었는데 사실 이것은 축제를 가장한 불법주차를 묵인한 처사로 통합축제로 생길 주차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드리지 않은 결과다.

▲ 어양아파트 사거리. 귀금속판매장에서 중앙체육공원 방향으로 우회전 차량은 우측에 임시 주차장으로 허용해 진입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더구나 도로에 주차를 허용하다보니 대중교통(버스)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배려하지 않고 버스정류장에도 주차를 하다보니 버스 이용자들을 더욱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축제위원회나 익산시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셔틀버스나 축제기간만이라도 버스를 증차해 축제장만 운행하는 순환버스에 대한 대책을 강구했어야 했다.

이렇게 무질서한 축제를 계속 열게 된다면 전국축제는 커녕 웃음거리로 전략하는 축제가 될지도 모른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축제장을 찾아가도록 하는 것이 없어 아쉬워

이번 서동축제를 보면, 작년보다 예산이 증액됐지만 오히려 작년보다 축소된 느낌이다. 체험장도 그렇고 볼거리도 그렇다.

그저 의자에 앉아 노래나 춤을 구경하는 정도?

이곳 저곳에서 초청한 인건비로 모든 예산이 다 나간 듯 큰 이목을 끄는 것조차 없었다.

그렇다고 전국적으로 홍보를 대내적으로 한 것도 없었다.

본 기자는 가끔 서울로 출장을 가게 되면 홍보물에 관심을 두는데 정읍 단풍축제나 김제 지평선축제에 관한 홍보물을 서울에서도 볼 수 있었다.

영등포역 큰 기둥에 어디선가 많이 본 글씨. 바로 정읍 단풍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린 것도 본 적이 있었고 심지어 단풍미를 홍보하는 현수막도 본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익산시는 어떨까?

전국 규모의 축제로 만들기 위해 수많은 예산을 쓰지만 서울이나 수도권 그 어디서도 익산시를 알리는 홍보 현수막을 본 적이 없었다.

또한 서동축제 홈페이지를 보면 더욱 가관이다.

서동축제추진위원회 사무실에 그렇게 많은 직원이 있음에도 홈페이지가 바로 업그레드가 되지 않아 볼 것이 없다는 것과 국화축제 홈페이지는 축제기간에 열리지도 않았다.

그리고 익산역에 타 지역 손님이 오더라도 전혀 축제를 하고 있는 도시로 보이지 않을 만큼 조용하다는 것과 역 광장에 국화 몇 개와 역 구내 벽에 붙어있는 포스터가 축제하고 있다는 것을 알릴 뿐이다.

그건 바로 중앙체육공원과 배산체육공원이라는 한정된 장소만 고집한 것이 오히려 통합축제를 낙제점 수준에 이르게 만든 것이다.

배산체육공원에서는 돌문화축제와 아울러 익산시음식경연대회가 동시에, 중앙체육공원에서는 국화축제와 서동축제가 동시에 열려 서로 땅을 분할받아 치루는 것처럼 돼 행사가 오히려 엉성하고 축소된 느낌이 드는 것이다.

통합축제, 한정된 장소에서만 치루는 행사 고집 버려야

이번 축제 기간에 공연이나 전시물을 영등동이나 중앙동, 부송동, 모현동, 함열, 황등 등 시내 곳곳에 주말(토.일)만이라도 무대를 설치해 공연을 펼치거나 전시를 했다면 어땠을까?

특히 농촌지역 시민들도 익산시민임을 감안하면 그들도 공연을 즐길 권리가 있다. 즉, 그들이 내는 세금으로 축제를 열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다면 공연을 보려고 북적되는 공원까지 가지 않더라도 공연도 볼 수 있게 되고 타 시민들에게 익산시 구석 구석도 홍보할 수 있는 일석 이조의 효과가 됐을텐데도 말이다.

특히, 시내나 농촌에는 크고 작은 식당과 편의시설 그리고 볼거리가 즐비하다. 타 시민들이 시내나 농촌을 구경했다면 익산시의 또다른 매력에 빠져 또 찾아올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타 시민들은 축제장에서만 즐기고 바로 떠났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어느 한 타 시민은 "사실 이번 축제 때 며칠을 묵고 갈 예정이었으나 묵을 곳이 없어 그냥 축제만 보고 바로 떠난다"는 말을 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했던 세계적인 도시를 보면, 한정된 장소가 아닌 시내 곳곳에서 행사를 열어 시 전체가 축제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심었기에 가능했던 사실을 결코 무시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