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수)에 있었던 대통령 선거에서 갖은 의혹으로 말미암아 특검까지 받게 되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48.7%라는 득표율로 당선됐다.

우리 국민은 이 후보를 당선시킴으로써 거짓과 갖은 의혹이 있는 흠집있는 후보라해도 '경제'를 살리수만 있다면 '괜찮다'라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꼭 살펴봐야 할 것이 있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율이 제일 적었다는 것. 63%다.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가 37%에 이를 정도로 기권표가 많았는데 그 누구도 찍어주기 싫어서 포기한 유권자가 100명 중 37명이나 되는 엄청난 숫자이다.

물론 기권한 표는 사실 의미가 없다. 기권이라 함은 누가 대통령이 되든 상관없거나 관심없다라는 뜻과도 일맥상통하는데 암묵적 지지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역으로 생각하면 언제든지 심판하고자 한다면 이들 유권자들이 투표장으로 언제든지 달려갈 수 있는 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이 후보가 과반수에 가까운 득표율로 당선되었다고, 2위인 정 후보보다 2배 가까이로 이겼다고 우쭐되지 말라는 것이다.

다시 분석하면, 100% 투표(거의 불가능 하지만)했을 때를 가정하에 이 후보는 30%정도이고 정 후보는 16%정도가 된다.

더구나 이 후보든 정 후보든 절대적 지지(좋아서 찍은 유권자)보다는 경제를 살릴 수 있을 거라는 기대심리와 절대로 한나라당에 집권하도록 하면 안된다라는 견제심리 작용이 더 많을 뿐 실제로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지지도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이라는 것.

이를 두고 우쭐되거나 교만해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 후보는 특검을 받아야하는 처지일 뿐만 아니라 자신 스스로도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발표까지 한마당에 한나라당에서는 투표가 끝난 다음 날(20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특검을 거부해 줄 것을 요구한 것인데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다르다'말이 떠오르게 하고 있다.

또한 이 후보는 "특검을 하더라도 이미 검찰에서 무혐의라고 했기에 자신있다"며 "만약 특검을 통해서도 무혐의로 나온다면 특검을 하도록 한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라는 말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 후보는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이 후보가 특검을 수용했기에 국민들이 믿는 마음으로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것이지 절대로 이뻐서 그리고 좋아서 찍어 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즉, 국민 60% 이상이 지난 검찰 발표를 믿지 못한다는 반응이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에 이번 특검을 무산시키려고 하거나 특검마저 의혹을 제대로 해소시켜주지 못할 경우 총선을 통해 국민들은 한나라당을 심판할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이제 정권교체를 해도 안정이 된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고 정권교체를 통해 정당들의 부패와 교만을 꺽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날을 살펴보면, 국민들의 역사적 심판이 얼마나 가혹했는지 알 수 있다.

1997년 대선 때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수평적 정권교체를 한 바 있었는데 이는 당시 한나라당 전신인 민자당(민주자유당)의 부패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무능으로 IMF라는 초유의 국가부도 사태를 만들자 새천년민주당 김대중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처음으로 정권이 교체되었다.

사실 이때만해도 정권이 교체되면 나라가 대 혼란이 오고 북한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라는 말들이 떠돌아 다녔지만 결국 바뀌게 되었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 때 국회의원 총 273석의 의석수 중 한나라당이 133석, 민주당 115석, 기타 정당 및 무소속 25석으로 김대중 정부를 견제하도록 하면서도 힘을 실어 주기도 했다.

그리고 2002년 대선 때에는 이념전쟁의 전초전이었다.

더구나 미선,효선양이 미군 장갑차에 의해 치어 죽은 것에 대한 애도의 촛불시위와 함께 반미 대 친미 구도로 대선이 치뤄지게 되었다.

이로 인해 좌파 대 우파 대결이라는 이념적 대선으로 변질되어 선거전이 치뤄졌지만 우리 국민들은 개혁을 원했고 당시 노무현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노무현 정권은 정동영 의원을 비롯 친노파 의원들로 구성된 열린우리당을 창당했고 급기야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2004년 3월에 노무현 대통령은 탄핵했고 가결시켜 식물 대통령으로 만들었지만 국민들은 가차없이 심판을 내렸다.

개혁을 원했던 국민들은 개혁하고자 하는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다는 이유로 2004년 4월 15일에 있었던 총선에서 총 299석의 의석수 중 과반수가 넘는 152석을 열린우리당에게 주므로써 대통령과 여당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독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개혁하라고 준 과반수 의석수를 지키지 못하고 갈기갈기 찢기더니 오만방자한 모습과 아울러 허둥대는 모습에 국민들은 실망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노무현 대통령에게 지지했던 국민들이 하나 둘씩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민을 위해 정치를 할 줄 알았던 국민들은 서민들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살길을 찾아 헤매고 헤매다가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채, 대통합민주신당이라는 아주 긴 이름의 당을 급조해 만들어 경선을 치뤘지만 이미 관심 밖이었다.

마침내 19일에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손을 들어줘 10년만에 진보에서 보수로 다시 정권을 넘겨줬던 것이다.

이렇게 우리 국민들은 순진하면서도 정이 많지만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가혹할 정도로 아주 냉정함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정권교체에 대한 불안감은 이제 없는데 이는 10년동안 우리 국민들은 많은 경험과 함께 내공을 쌓은 덕분일 것이다.

그러므로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으로써 당선이 되었다고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이 후보가 겸손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말처럼 국민들은 기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검도 수용하겠다는 말도 기억하고 있다.

당선되었다고 이젠 특검을 받지 않기 위해 압력을 행사하거나 여론을 주도하려고 한다면 국민들의 가차없는 심판의 칼날이 날을 세울 것이다.

또한 이 후보가 공약했던 경제 살리기마저 제대로 되지 않을 시에는 다시 한 번 정권교체를 통해 심판이 내려질 것이다.

이제는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

1960년에 있었던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4.19혁명으로 정권을 교체했다. 당시 이승만 정권에 오만함 그러니깐 부패와 독재성 그리고 지나친 정권욕에 사로잡힌 이승만 정권을 몰아낸 국민이다.

물론 이듬해 5.16구테타로 박정희 정권이 탄생된 후 약 10년간 집권하다가 1971년 선거전에서 박정희와 김대중은 박빙의 승부를 보였는데 이는 당시 국민들이 견제세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듯하며 이로 인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위기의식을 느낄 정도였고 결국 박 전 대통령은 이듬해 유신헌법을 선포해 영구집권을 노리기도 했다.

1979년 10월 26일에 박 전 대통령이 암살되자 당시 합동수사본부장인 전두환이가 12월 12일에 군사반란을 일으켜 성공시키고 이듬해인 1980년 9월 1일에 일명 체육관 선거를 통해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사실 1980년에는 대학가를 비롯 재야인사들이 '서울의 봄'을 맞이하듯 들뜬 모습으로 국민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실현 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에 들떠 있었지만 결국 5월 18일 전남 광주에서 무고한 시민들은 대한민국 군대 총부리에서 쏟아지는 총탄 앞에 죽어가는 대 사건이 일어나고 만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정권 야욕에 휩싸여 있는 전두환 정권을 이대로 볼 수 없다며 민주화 시위를 시작하게 된다.

그 어떤 무시무시한 최루탄이라고 해도, 몽둥이라고 해도, 언론에게 재갈을 물려도, 1987년 6월 항쟁이 시작됐다.

6월 항쟁에 발단은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과 아울러 이한열 군이 최류탄 직격탄에 맞아 그 자리에서 숨진 것이 계기가 되어 구경만 하던 시민들도 시위대에 합류하게 되었고 전국으로 '유신철폐'와 '독재타도'라는 국민적 거센 저항이 일어났다.

사실 전두환은 체육관 선거(간선제)를 통해 후계자인 노태우에게 정권을 일임하고 지속적으로 무소불위한 권력을 이용하려고 했었지만 국민들은 더 이상 용납하지 않았고 결국 1987년 6월 29일에 노태우 당시 민정당 후보는 '직선제 개헌'을 약속했고 그 해 12월 16일에 90%에 가까운 투표율을 보여줘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직선제에 대한 열망이 컸는지를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

그러나 당시 1노 3김(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의 대결 속에 김영삼과 김대중이 단일화에 실패하자 노태우가 36.6%라는 지지를 받고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그렇지만 우리 국민들은 이듬해 2월에 있었던 총선에서 '여소야대'를 만들어 전두환의 후계자인 노태우가 독재를 못하도록 만들었다.

당시 국회의원 의석수는 총 299석으로 민주정의당(총재 노태우) 125석, 평화민주당(총재 김대중)에 70석, 통일민주당(총재 김영삼) 59석, 신민주공화당(총재 김종필) 35석, 기타 10석으로 골고루 표를 분산시켜주면서 서로간 견제할 수 있도록 표를 줬다.

이렇게 우리 국민들은 표로써 독재를 견제했고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 기꺼히 길거리로 나와 권력에 맞서 싸웠던 위대한 국민이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명박 당선자는 이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고 한점 의혹이 없다면 당당하게 특검에 나서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의혹을 밝혀내야 할 것이다.

만약에 특검을 통해 이 후보의 진실이 맞다면 국민들은 더욱 더 큰 지지로 보답할 것이고 의혹이 밝혀져 거짓임이 드러난다면 스스로 물러나야 할 것이다.

권력욕에 사로잡혀 검사를 압박하거나 공정한 수사를 할 수 없도록 방해를 한다면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할 것이고 대통령 취임도 하기전에 거센 저항에 부딪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후보는 정권을 넘겨 준 국민들이 이 후보의 일거일투족을 감시하고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겸손함으로 국민을 위한 참된 봉사자가 되어 국민들이 편하게 잘 살 수 있도록 해주는 것만이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들도 지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약속대로 경제를 살려준다면 5년 후에도 역시 정권은 그대로 유지시켜 주겠지만 예전처럼 차떼기당이라는 오명과 함께 온갖 비리가 넘치게 된다면 아무리 경제를 살려놓는다고 한들 정권은 빼앗긴다는 것도 이 후보는 명심하고 청렴한 당이 될 수 있도록 개혁도 또한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아무튼 제17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명박 당선자에게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끝을 맺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