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통합교통카드인 '신명이'를 이용하는 익산 시민들이 카드충전소가 없어 불편을 겪고 있다.
'신명이'는 일반 슈퍼나 문구점에서 구입해 오천원 이상부터 충전할 수 있어, 학생이나 일반 서민들이 주로 사용한다. 초창기엔 신용카드 형태로 등장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사라져 일정한 금액을 선지불로 보충해야 한다. 그렇지만 버스 정류장 앞 슈퍼에는 충전기가 없다.

있다해도 해주지 않는다. 무슨 일인지 알 수가 없다. 슈퍼 주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냥 동사무소나 시청 민원실로 가라는 거다. 폭염이 계속되는 이 무더운 팔월의 여름날에 애꿎은 돈과 시간 그리고 체력을 낭비하며 힘겹게 공공기관을 찾아 나서야 한다니. 더럭 짜증이 밀려온다.

민원실로 전화를 해 본다. 교통카드담당자와 통화 한 번 하는데, 서로 담당자가 아니라며 미룬다. 전화가 돌고 돈다. 겨우 여직원과 연결이 된다.

카드충전에 관한 불편을 호소하자 '마진이 남지 않아 슈퍼 주인들이 거부를 하는 것 같다'며 별 수 없이 동사무소나 시청 민원실을 찾아오란다.

정식으로 민원을 제기하려 교통행정과로 연락해 보니, 담장자가 자리에 없다. 연락처를 남겨 놓으면 알아서 전화를 준단다. 벌써 3시간이 지났는데, 전화는 울리지 않는다.

가뜩이나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대형할인마트와 신시가지로 향하는 상권의 이동으로 인해 작은 슈퍼들은 사라지는 추세다.

익산역 앞에 포진했던 슈퍼들도 셔터를 잠근 지 오래. 마진이 남지 않는다면, 슈퍼 주인들에게 지원금을 보조해준다든지, 접근이 용이한 공간 안에 자체적인 셀프충전소를 운영한다든지, 신용카드처럼 온라인 충전을 할 수 있게 해서 시민들의 편리를 도와줄 순 없을까?

자가 운전자가 많은 익산 시청 공무원들에게야 카드충전소가 없는 현실은 너무나 사소한 일이겠지만, 땡볕 아래 차비를 이중으로 들여가며 공공기관까지 발걸음을 옮겨야하는 뚜벅이 시민들에겐 '울화통', 그 자체다. / 본지 2006년 8월 30일자 기사 (정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