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개월 전에 한통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서울 지역번호인 02로 시작하는 번호로 스펨전화가 너무 많아 받을까 고민하다가 받았는데 KBS '인간극장' 작가라고 하더군요.

그 작가는 본 기자가 [오마이뉴스]를 통해 쓴 기사를 보고 전화를 했다는 것입니다.

3년 전 제 막내동생이 저 세상으로 떠난 뒤, 영상편지를 담은 기사를 올렸고 막내동생이 떠난 후 2개월 만에 여동생마저 자궁암 판정으로 거의 죽음에 이르렀고 다행히 수술이 성공적이어서 지금은 건강을 회복했지만 아찔했던 순간 역시도 기사화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기사는 여동생이 입양해서 키우고 있는 아들과 그 삶을 조명한 것이었죠.

이 기사를 봤다는 그 작가는 본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인간극장'촬영을 의뢰했던 것입니다.

그리고는 전화가 없었기에 이것으로 끝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27일(수)에 또 전화가 왔습니다. 현재 상황이 어떻게 되었느냐라는 것입니다.

사실 당시 통화했을 때, 현재 남동생이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라 많은 병원비와 합의금 때문에 현재 살고 있는 어머니 집을 처분하고 온 가족이 다같이 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었는데 현재 가족이 살고 있느냐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경기악화로 처분이 뜻대로 되지 않고 있는데다가 새로 살 집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고 동생이 지금도 병원에 입원해 있기에 아직은 아니라고 했더니 그럼 모든 가족이 살게되면 그 때 촬영하자고 하더군요.

그렇지만 아직 가족들이 취재에 응할 것인지에 대한 협의가 없는 상태라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가족간의 끈끈한 사랑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는 저희 가족을 '인간극장'에서 촬영하겠다는 것에 감사할 뿐입니다.

솔직히 이렇게 글로 우리 가족을 알리는 것이 좀 쑥스럽기도 하지만 성격들이 온화한 하다보니 손해를 참 많이 보면서 살아왔었습니다.

특히 불쌍한 사람들이 있다면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없어 비록 작지만 늘 도우면서 살자는 것에는 온 가족이 한마음입니다.

가진 것도 없고 풍족하지 않지만 마음만은 부자라고 늘 자부하고 있지요.

어찌되었던 우리 가족을 촬영한다는 것에는 너무 고맙기도 하고 쑥스럽기만 합니다. 우리 가족보다 더 힘들게 그리고 사랑으로 살아가는 가족이 많을텐데도 말입니다.

앞으로 가족끼리 협의를 마친 뒤, 촬영 가부 결정을 하겠지만 우리 가족이 방송으로 나간 뒤에 오히려 욕을 먹지 않을까하는 두려움도 앞서는군요.

한편 '인간극장'은 매일 저녁 8시 20분부터 KBS2를 통해 5부작 다큐 미니시리즈로 방영되는 프로그램입니다.

또한 본 기자는 지난해 추석특집으로 KBS에서 개그맨인 서경석이 진행하는 '토론 2.0 한국인의 목소리'라는 프로에 생방송으로 출연한 바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