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그리고 김희수 의장님과 선배ㆍ동료의원 여러분! 김완주 지사와 최규호 교육감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 여러분! 익산시 제1선거구 민주당 출신 배승철 의원입니다.

지난 4일에 막을 내린 소리축제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무형문화유산인 ‘소리’를 문화자본으로 특화시켜 세계적인 축제로 성장시키려는 목적을 가지고 2001년도부터 출발한 전북의 대표축제입니다.

축제의 중요성을 감안해 지금까지 알토란같은 도비 139억원을 포함한 198억원을 지원했고 올해에도 약 23억원을 투입한 바 있습니다만(표1), 예년에 비해 대중성 확보 성과는 어느 정도 인정되고 있으나 여전히 축제의 정체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고 공연프로그램의 수준에 대한 비판 등 한마디로 ‘세계’자가 무색한 소리축제라는 여론의 도마 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를 증명하는 한 대목을 더 말씀 올리면 금년 9월 모 언론사에서 기획취재로 전북인 100명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세계소리축제 언제 하는지 아시나요?”리고요. 놀랍게도 ‘모른다’고 응답한 사람이 75명이나 되었고 안다는 사람은 고작 25명에 불과했답니다. 물론 단세포적인 분석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수치가 지난 8년 동안 198억원을 쏟아 부어 얻은 결과입니다.

<표 1> 전주세계소리축제 연도별 수입내역
(단위:천원)
연도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합계
도비	2,100,000	2,800,000	2,000,000	1,200,000	1,360,000	1,460,000	1,525,000	1,502,000	13,947,000
국비	1,800,000	0	0	300,000	40,000	30,000	185,000	300,000	2,655,000
자체 수입	908,294	487,915	105,428	335,845	487,721	518,372	384,844	500,000	3,728,419
총액	4,852,294	3,287,915	2,105,428	1,630,933	1,673,734	1,901,333	2,094,844	2,302,000	19,848,481

이렇듯 지금까지 많은 문제점이 도출되었지만 아래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또다시 다음 9회 축제를 준비해야 한다면 이 시점에서 축제의 존폐 여부를 심도 있게 검토하여 과감한 결정을 해야 한다고 본 의원은 주장하는 바입니다.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지적하는 소리축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예술축제로서의 대중성과 예술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축제조직위원회가 비중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해마다 정체성이 없다느니 흥행에 실패했다느니 하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결국 소리축제로서는 대중성과 예술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는 말로 귀착되는 데, 이 부분에 대해 전북도는 아직까지 시원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에든버러 군악축제나 아비뇽 연극제는 세계적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마니아 중심의 고품격 예술제와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주민통합형 대동제가 하나로 아우러져 성공을 거두고 있는 대표적인 축제입니다.

소리축제가 이들 축제를 넘어서는 문화이벤트가 되기 위해서는 소리전당을 중심으로 한 최고수준의 예술제가 개최되고 도심에서는 한바탕의 대형 퍼포먼스가 펼쳐져야 비로소 가능한 일입니다.

전통음악과 관련된 ‘기관·단체간 운영협의회’를 설립하여 소리축제 기간 중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것도 시급한 일입니다.

현재 소리축제조직위가 소리전당에 입주해 있고 도립국악원 예술단이 소리전당 시설을 무료로 이용하고 있지만 협력체제를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소리축제가 전북도의 축제임에도 불구하고 전주만의 축제로 고착되고 있는 것도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남원은 국악의 성지를 중심으로 판소리 본향의 지위를 다져 가고 있으며 고창은 판소리를 집대성한 신재효를 통해 수많은 명창을 배출한 곳으로써 다양한 공연과 축제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역특성을 충분히 수용하여 소리축제가 명실공히 광역축제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표2)

<표 2> 전주 고창 남원의 판소리 관련 축제 현황
지역	축제명	개최시기	내 용
전주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	2006. 5. 7 ~ 5. 10	판소리, 농악 등 경연대회
	전라예술제	2006. 9. 1 ~ 9. 5	전라예술가요제 및 국악대제전 등
남원	춘향제	2006. 5. 4 ~ 5. 8	춘향제향, 춘향국악대전 등
	흥부제	매년 음력 9월 9일	창극공연, 남원농악경연대회 등
	옥보고문화제	2006. 9. 9 ~ 9. 10	거문고경연대회, 국악유적지순례
고창	고창모양성제	2006. 10. 27 ~ 10. 30	답성놀이, 판소리학술발표회
	고창예술제	2006. 10. 29	판소리, 거문고, 해금공연 등

‘소리박물관’과 같은 자원을 확충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일입니다.

현대 축제의 기능 중에서 경제적 파급효과가 강조되고 있습니다만 소리축제가 가져다주는 경제효과는 아직 미미한 수준입니다. 소리축제가 많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일회성으로 치러지는 축제에서 탈피하여 관람객을 연중 유인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005년 163만명이 찾아 약 18억원의 직접수입을 올린 함평나비 축제의 성공요인은 나비생태관이나 나비·표본전시관 등 관련 인프라를 운영하는 것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소리축제가 전북을 넘어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축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예산의 규모가 확대 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8년 동안 지원받은 국비가 27억여원에 불과한데 이는 광주비엔날레가 2006년에 지원 받은 40억원에도 훨씬 못 미치는 액수입니다.(표3)

<표 3> 축제별 사업비 일람

축제명	짤스부르크 페스티벌	베니스 비에날레	퍼시픽 뮤직축제	에딘버러 국제페스티벌	아비뇽 축 제	광 주 비에날레	부 산 비에날레
예 산	365억원	84억원	79억원	52억원	50억	101억원 (국고40억)	40억원 (국고13억)
* 외국 축제 예산은 1993년 기준으로 현재는 대부분 7-80%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됨 ** 우리나라의 경우는 2006년 기준임

소리축제가 가져다 준 과실은 적지 않습니다만 지금과 같은 형태로 23억여원의 혈세를 매년 퍼부어 가면서 계속해서 축제를 존속시켜야 하는지는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대목입니다. 명맥 유지를 위한 ‘축제를 위한 축제’는 이제 끝내야 합니다.

지사께서는 본 의원이 제시한 문제점과 제안들을 면밀히 검토하시고 반영하셔서 소리축제가 도민들의 자긍심이 되고 전북의 자랑이 되는 축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의원이 아닌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말씀드립니다. 소리축제,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