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북 익산시인 ‘이리’ 역에서 발생한 1977년 열차 폭발사고를 모티브로 하여 세간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 도시 이리를 담은 영화 <이리>가 개봉을 앞두고 익산 현지의 뜨거운 관심과 기대에 힘입어 소규모 개봉에도 불구하고 익산에서 상영하게 될 예정이다.

영화 <이리>는 1977년 11월 11일에 있었던 이리역 폭발사고를 접하게 된 장 감독이 익산에 내려가 직접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시민들을 만나보며 폭발 후의 도시에서 느껴지는 쓸쓸함과 황폐함을 토대로 완성한 작품이다.

지금은 익산으로 지명이 바뀌었지만 사고 당시 명칭을 영화 제목으로 정했으며 촬영 역시 100% 익산에서 이뤄져 그야말로 이리에 관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리에서 태어나 여전히 그 도시에서 살고 있는 진서가 극 중에서 일하는 양로원은 실제 그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시설이고 영화 속 양로원의 어르신들 역시 그곳에 계시는 실제 시민들이다. 익산 현지에 살고 있는 시민들이 영화 <이리>에 직접 출연까지 한 것이다.

여기에 익산역 주변 광장과 시장, 2007년 열차 폭발사고 30주년 기념 행사장까지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 담아 도시 곳곳의 흔적과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이리>의 개봉이 알려지면서부터는 익산시로부터 현지 상영여부를 묻는 문의전화가 쇄도했고 지난 기자 시사회에는 익산의 매체도 참석해 영화 제작의 의도와 익산에서 촬영하면서 느낀 점 등을 묻기도 했다.

지난 <이리>의 기자시사회에서 장 감독은 “세상이 이렇게 빨리 변해버리는 것은 과거의 일들은 빨리 잊어버리고 그 상처들까지 지나쳐버리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했듯이 영화 <이리>는 지난 30여 년간 세간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지 오래인 폭발사고를 현재 진행형인 사건으로 끄집어냈다.

재중동포인 장률 감독이 너무나 급속도로 성장과 변화만을 꾀해왔던 한국 사회의 모습을 영화를 통해 다시 돌아보고 있는 것이다.

익산시는 이런 의도로 제작된 영화 <이리>야말로 지역 시민들조차 잊고 있었던 내 고향의 아픔과 상처를 되짚고 도시의 고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판단했고, 그런 익산시의 간절한 요청에 따라 제작사측은 익산 시민들이 함께 <이리>를 볼 수 있도록 상영을 결정하게 되었다.

또한 이번 <이리> 상영은 이리역 폭발사고가 발생했던 11월에 하게 되어 사라진 도시 이리를 위한 진혼곡으로서 더욱 뜻깊고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이리의 과거와 상처를 기억하는 마음으로 빠르게 잊혀지고 사라져가는 우리 사회의 쓸쓸한 뒷모습을 조명하는 영화 <이리>가 전하는 회복과 희망의 메시지는 11월 13일 서울 스폰지하우스 중앙을 비롯한 전국 아트플러스 6개관을 포함하여 익산 CGV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