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석(민주당 익산시 갑)의원은 “국민들의 인권의식은 날로 높아지는데 현 정부는 반인권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통신비밀보호법 개악 시도다. 통신비밀의 자유는 기본권 중에도 기본권인데 이를 침해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순 없다”고 강조했다.

이춘석의원은 11일(오늘) 오후 3시 국회의원회관 104호에서 '수사․정보기관의 통신감청, 국민은 안전한가?'란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는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박병석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의 축사가 있었다.

▲ 본 토론회에 앞서 이춘석 의원이 서서 내빈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어 한상희 교수(건국대 법대)의 사회로 오길영 박사(민주주의 법학연구회 소속)의 발제, 강신각 팀장(한국전통신연구원), 김성훈 검사(법무부), 김상겸 교수(동국대 법대), 김성천 교수(중앙대 법대), 민경배 교수(경희사이버대학교 NGO학과), 이창범 박사(한국정보보호진흥원), 장여경(진보네트워크 활동가), 최정학 교수(방송대 법학과)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발제자인 오길영 박사는 “한나라당의 개정안은 휴대통신의 감청을 공식화했고, 대상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했으며, 통신의 개념에 해당되지도 않는 위치정보까지 포함시켰고, 특히 통신내역을 1년 동안 보존하고 있다가 수사․정보기관이 요구할 때 제공토록 한 것은 심각한 인권침해와 개인정보유출의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 김성훈 검사는 토론문을 통해 “이번 개정안은 감청의 오남용을 막고, 불법 도청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도록 하는 것으로서 국정원을 국민을 위한 정보기관으로 제도화하는 조치이자 국민의 사생활 보호를 위한 법안”이라며 “통신감청과 통신사실 확인자료 수집이 법원의 엄격한 통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토론자들은 “개정안은 국정원의 휴대폰 감청을 허용하고 있는데 이는 국정원법에 명시된 국정원의 직무 범위에 위배되는 것이다”며 통신감청 등에 관한 법원의 기각률은 지극히 미미한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통신감청 기각률이 낮은 것에 대해 법무부 김성훈 검사는 “통신감청 청구 등의 기각률이 낮은 것은 수사기관이 최후의 수단으로 엄격하게 보충적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토론자들은 “통비법 개악으로 수사․정보기관이 어떤 혐의도 없는 국민들의 통화내용을 마구잡이로 감청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며 김성훈 검사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춘석 의원은 “지금 휴대전화에 가입한 국민이 4,538명이다. 통신비밀 보호법을 ‘휴대전화 감청법’으로 만들어버리면 맘 놓고 통화나 할 수 있겠냐”며 “정부와 여당은 시대착오적인 통비법 개악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에 참가한 토론자들 중에는 “민주당이 강부자 예산에 합의해 줘버린 것은 비장의 카드를 버린 것이다. 이래가지고 한나라당이 내 놓은 수많은 반인권법들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느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