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영화일 뿐 오해하지 말자'

공민왕은 건룡위라는 미소년 호위무사들을 선발하고 이들 가운데 제일 믿고 총애하는 총관 홍림(조인성 역)과 동성애를 즐긴다.

▲ '쌍화점' 언론시사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는 조인성과 듣고 있는 송지효와 주진모.

그러던 어느 날, 후사가 없음을 문제삼는 원나라와 고위관료들에게 시달림을 벗어나기 위해 공민왕은 총관 홍림에게 왕후(송지효 역)와 정사를 나눌 것을 제안한다.

그러나 총관과 왕후는 서로 사랑에 빠져 정사를 계속 나누게 되고 급기야는 왕후는 도망가서 같이 살자는 제안까지 하고 만다.

공민왕은 이 사실을 알게 되고 급기야는 총관하고 칼싸움까지 벌이게 되는데...

일단 왕후하고 총관이 정사를 나누게 된다는 설정은 역사적 기록을 비교할 때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아 논란이 될 수도 있는 가운데 이 영화가 주고자하는 메세지는 별다른 것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단지 조인성과 주진모의 동성애 장면과 조인성과 송지효의 파격적인 정사신만이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는 점.

이로인해 질투와 배신으로 서로 믿고 의지하던 사람이 결국 목숨을 내걸고 싸워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화려한 액션신과 정사신만이 기억에 남을 뿐, 역사적 이야기는 그냥 영화일 뿐 오해하지말고 보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연기자들의 카리스마가 묻어나는 연기에는 오싹할 정도로 무게감이 있었으며 특히, 주진모의 카리스마는 압도적이었다.

지상파 방송에서 방영했던 '주몽'에서는 여리고 한없이 착하게만 나왔던 송지효의 연기변신 또한 볼만했다.

조인성은 한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주진모와 동성애를, 송지효와 뜨거운 정사신을 보여줬고 특히 모든 전신을 다 보여주며 펼쳤던 정사신 장면을 통해 여성들의 가슴을 뛰게 할 것 같다.

기자회견장의 첫 질문이 동성애에 관한 질문부터 시작한 것을 보면 이 영화의 관점은 오로지 동성애와 정사신에만 관심이 쏠려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유하 감독은 "원래 동성애를 다루려고 했던 것은 아닌데 격렬하고 격정적인 멜로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는데 소재를 택하다보니깐 동성애 코드가 들어간 것 같다"고 밝혔다.

"동성애라는 루머는 루머일 뿐 정체성에는 이상없다"고 말한 조인성은 "남성, 여성과 정사신을 하게 됐는데 누구와 할 때 호흡이 잘 맞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둘 다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 시도하는 것이고 감정을 중요시하는 장면들이었기 때문에 감정을 표출하는데 쉽지 않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고려말의 임금인 공민왕에 대한 기록을 보면, 원나라 위왕의 딸을 왕후로 맞이했지만 공민왕은 후사가 없어 권문세족들에게 시달림을 당한다.

공민왕은 개혁하고자는 의지가 강해 여러가지 시행을 하지만 즉위한 지 1년 만인 9월에 조일신의 난이 발생해 공민왕의 입지가 약화되었고 대신 부원세력이 강화되어 더이상 개혁정치를 추진할 수 없을 정도가 되고 말았다.

이후 신돈이라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면서 공민왕은 개혁에 새로운 불씨를 당기게 됐고 어느정도 성과를 거뒀지만 왕후인 노국공주마저 세상을 등지고 떠나자, 공민왕은 실의에 빠지면서 모든 정사를 신돈에게 맡겼지만 결국 신돈마저 제거하는 바람에 모든 개혁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공민왕은 왕후가 죽은 뒤 미소년을 뽑아 유희를 즐겼으며, 후사를 얻기 위해 이들에게 비빈들을 통간시켰다는 기록이 있으나 이것이 자제위를 설치한 실제 목적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학설이다.

아무튼 공민왕은 후사가 없어 고민하던 차에 자제위 소속 홍륜이 익빈을 임신시켰고 이 사실을 알린 최만생 등 이 사실을 아는 모든 이들을 죽이려고 했지만 결국 최만생과 홍륜 등이 공모해 공민왕을 죽였다는 게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