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감성의 도발적 매력을 겸비한 그녀 ‘모래’(신민아), 오직 자신의 사랑을 위해 앞만 보고 돌진하는 매력적이고 자유분방한 프랑스 출신 천재요리사 ‘두레’(주지훈), 모든 여자들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완벽한 조건과 착한 성격까지 지닌 ‘상인’(김태우).

▲ 왼쪽부터 홍지영 감독, 신민아, 주지훈, 김태우가 앉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들이 펼치는 가슴 설레는 시크릿 로맨스 영화 <키친>(감독 홍지영, 제공/제작 ㈜수필름 배급/실버스푼)이 지난 19일(월), 용산 CGV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와 압구정 CGV에서 열린 VIP시사회까지 뜨거운 취재 열기 속에 모두 성황리에 마쳤다.

키친이라는 특별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세 남녀의 아찔하고도 비밀스런 사랑을 그린 영화 <키친>은 2009년 최고의 로맨스로 감동은 물론, 감성적이고 사랑스러운 영상, 시크릿 로맨스라는 차별화된 장르를 선사했다는 평을 받으며 참석한 모든 이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특히, <키친>은 2009년 2월 개봉하는 국내 유일의 로맨스로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상황과 에피소드를 그려 추운 겨울, 영화팬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줄 단 하나의 로맨스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상영 내내 러브 바이러스가 가득했던 시사회 후,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기자 간담회가 이어졌다. 감독 홍지영, 주연배우 신민아, 주지훈, 김태우가 참석한 기자 간담회에서는 취재진들의 쇄도하는 질문에 감독, 배우들의 진솔한 대답이 이어지며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키친>이라는 제목이 가지는 의미를 묻는 질문에 홍지영 감독은 “생활 공간 중에서도 세 사람의 관계 혹은 뭔가 일어날 만한 사건이 만들어지는 공간이 부엌이라고 생각해 키친이라는 공간에서 엮어지는 이야기를 만들게 됐다"며 "영문 제목은 모든 솔직한 욕구들이 만나는 공간이라고 하면 어떨까 해서 The Naked Kitchen 이라고 짓게 되었다.”라고 미소와 함께 답하며 첫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이어 전작 <앤티크> 비슷한 이미지인 것 같다라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주지훈은 “케이크와 요리, 불어, 조금의 에너지가 보인다는 것, 세 가지만 비슷하다. 수백 가지의 요소 중에서 세 가지만 빼고는 모두 다르다”는 솔직한 답변을 했다.

또한 신민아는 스스로도 예쁘게 나와 흐뭇해하는 것 같다는 기자의 질문에 방긋 웃어 보이며 “그런 생각에 웃은 건 아니고 이번 작품에서 귀엽고 통통한 모래 역을 맡아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흐뭇하다”고 밝혀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상인의 역할을 맡은 김태우는 극 중 아내인 모래가 두레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밝혀 좌중을 폭소케 하였다. 또한 홍지영 감독은 남녀노소 모두 영화를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며 영화의 완성도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를 챙기는 배우들의 다정한 모습은 촬영 현장에서의 진짜 부부 같은, 진짜 연인 같은 훈훈한 분위기를 짐작하게 하였으며, <키친>에 대한 많은 영화팬들의 호기심과 관심도를 한층 더 높여주기 충분했다.

두 개의 사랑이 만나는 특별한 공간 키친에서 펼쳐질 세 남녀의 두근두근 가슴 설레는 시크릿 로맨스. 신민아, 주지훈, 김태우의 완벽한 연기 호흡과 홍지영 감독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출을 자랑하는 영화 <키친>은 2월 5일 개봉한다.

<키친> 언론시사회 간담회 전문

Q. 인사 한 말씀.

A . 홍지영 감독: 남의 영화 보듯이 봤다. 영화감독이라는 건 굉장히 매력적인 직업이면서도 무서운 거 같다. 현재의 내가 너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와주셔서 감사하다.

A. 신민아: 오늘 영화 처음 봤는데 관객의 입장에서 봤다. 발가벗은 것처럼 고스란히 다 드러나는 것 같다. 재미있게 찍은 일상적인 느낌이 영화 속에서 잘 나타난 것 같아 좋다. 앞으로 <키친> 외에 어떤 영화를 찍을지 모르지만 사랑 영화도 많이 찍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시 한 번 어려운 시간 내주시고 자리 빛내주셔서 감사하다.

A. 주지훈: 영화 봐주셔서 감사하다. 인사 끝나고 질문 주시면 답변 드리겠다.

A. 김태우: 처음 봤는데 관객의 입장이 아니라 배우의 입장에서 잘 봤다. 우리가 본 것보다 여러분들이 어떻게 보셨는지가 궁금하다.

Q: (홍지영 감독에게) 작명에 대해서, 키친의 의미? 영문 제목이 The Naked Kitchen 인데, 의미는? 모래, 두레 이름이 심상치가 않은데?

A. 홍지영 감독: 집이 사람을 표현하는 최고의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생활 공간 중에서도 세 사람의 관계 혹은 뭔가 일어날 만한 사건이 만들어지는 공간이 부엌이라고 생각하고 키친이라는 공간에서 엮어지는 이야기를 만들게 되었다.

네이키드 키친은 박두레라는 인물을 구상할 때 제이미 올리버가 한창 ‘네이키드 쉐프’라는 요리쇼를 재밌게 하고 있었다. 그 때 박두레라는 아이가 자유로운 영혼을 가지고 사랑 관계에 있으면 어떨까 했었고, 마지막에 영문이름을 지을 때 모든 솔직한 욕구들이 만나는 공간이라고 하면 어떨까 해서 The Naked Kitchen 이라고 짓게 되었다.

박두레와 안모래라는 인물은 이름이 표현하는 의미가 있다. 박두레의 경우, 거꾸로 표현하면 두레박이 되는데 이 아이가 가지고 있는 자유로움과는 이율배반적으로 약간 촌스러운 이름이 한국에 어느 주택에 2000년도에 그가 머무를 수 있는 일종의 장치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안모래는 양산 가게를 하는데, ‘햇빛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이라는 가사의 동요에서 착안했다. 그렇게 지으면 노래가사의 느낌처럼 귀엽고 사랑스럽지 않을까 해서 짓게 되었다.

Q. 얼핏 보면 예쁘지 않은 소재를 예쁘게 그렸는데, 감정 표현에 어려웠던 점은?

A. 신민아: 모든 감정연기는 어렵다. 오히려 시나리오를 보면서 모래가 그 남자를 사랑하게 되기까지 혹은 모래의 선택이 있기까지, 어렵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있음직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의도적으로 선택하려고 했으면 어려웠을 텐데 너무나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새로운 사랑과 공기 같은 사랑이, 그렇게 어렵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경험해보지 못했던 유부녀 역할은 어려웠지만 두 사람을 사랑하는 연기는 고민은 되었어도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A. 주지훈: 죄의식을 느끼지 않으려고 했다. 두 분과 다 개인적으로 친해져서 두 사람의 촬영을 보면 죄의식 같은 미안한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그 전에 원초적, 일차적으로 다가오는 감정을 갖고 그대로 뱉어내는 아이라고 생각하고 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

A. 김태우: 연기는 다 어렵다. 그래서 힘든 점을 굳이 꼽을 수 없다. 상인은 그 상황을 모르고 있다가 후에 아는 단선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오히려 신민아씨와 주지훈씨가 모래와 두레 역으로 들키지 않게 사랑을 하는 게 힘들었을 거다.

Q. (신민아에게) 신민아씨가 예쁘게 나왔다. 본인도 환하게 웃으시며 보던데, 스스로도 예쁘게 나왔다는 느낌을 가지고 봤는지?

(주지훈에게) <앤티크>에서와 비슷한 이미지 같은데?

A. 신민아: 웃은 이유는 감독님께서 촬영했던 그때는 통통하더라고 말씀하셔서 였다. 예쁘게 나온 것을 떠나서 내가 재미있게 하고 있다라는 생각에 흐뭇한 미소를 지은 것 같다. 예쁘고 안 예쁘고는 여배우에게 별로 좋은 건 아닌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는 귀엽고 통통한 모래 역을 열심히 해서 흐뭇하다.

A. 주지훈: 케이크와 요리, 불어, 조금의 에너지가 보인다는 것, 세 가지만 비슷하다. 영화 속 수백 가지의 요소 중에서 이 세 가지만 빼고는 모두 다르다.

Q. 영화가 다소 무거운 주젠데, 산뜻하게 보여졌다. 제작보고회 때 주지훈씨가 베드신을 열심히 찍었다고 하셨는데 생각보다 수위가 낮은 것 같다. 감독님의 의도신지?
(신민아, 주지훈에게) 촬영 소감이 어떤지?

A. 홍감독 : 감사하다. 정사신은 어려운 신이었다. 중요한 건 노출이 아니다. 촬영장에서 배우들에게 했던 말은 “진짜를 해줘”였다. 내가 생각하는 섹시함은 키스가 시작될 때 모래의 눈두덩이에 하는 두레의 키스, 그리고 떨리는 목젖, 호흡 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아쉬운 듯 넘어가는 게 이 신에서 승부를 걸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A. 신민아: 촬영 땐 굉장한 애정신이었는데 진지하게 임했다. 노출이 아니라 둘만의 호흡 같은 느낌을 잘 전달한 것 같다. 보시는 분들께서 그 느낌을 받으셨다면 감독님의 의도가 잘 전달된 것 같다.

A. 주지훈: 촬영 전, 감독님 말씀대로 그 의도로 가려고 했다. 열심히 했다는 건 즐거움, 쾌락이 아니라 진지하게 임했다는 것이고 영화상에선 장면장면이 편집되어 컷으로 들어가 있지만, 찍을 때는 4분 정도의 롱테이크로 찍어서 열심히 할 수 밖에 없었다.

Q. 이 영화 이후에 사랑을 정의해 본다면?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A. 김태우: 사랑을 한마디로 정의하는 건 어렵다. 정답은 아니지만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와이프가 바람피운 장면. 4분 롱테이크로 찍었다니 더욱 인상 깊다.

A. 주지훈: 절대적인 한마디는 힘들다. 시나리오 처음 봤을 때 생각했던 사랑이라는 건 일맥상통한 것 같다. 연인이든 친구든 가족이든, 다 사랑이라 생각하고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는 건 어쩔 수 없다는 거, 그렇게 흘러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모두 다다. 영화를 보면서 저 때 무슨 말을 했었는지 다 기억에 남더라.

A. 신민아: 사랑의 정의가 있나 생각해 봤었는데 끝까지 정의 내리기가 힘들다. 태어나면서 당연히 가족을 사랑하는 감정처럼 쉬운 것 같기도 한데 뭐라고 말하기가 힘들다. 인상적인 장면은 상인과 두레가 치고 박고 싸우는 장면, 날 위해서 저렇게까지 하다니, 가슴이 북받치고, 모래가 진짜 행복한 여자구나. 혼자서 눈물도 맺히고 여자로서는 행복한 감정인 것 같다.

A. 홍지영 감독: 역시나 정의하기 어렵다. 영화 안에서 잡은 건 각각 다른 형태로 하는 연애, 신민아–주지훈, 신민아‐김태우, 주지훈‐김태우의 사랑, 우정. 모든 상황을 통해 모든 게 사랑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장면에 애착이 간다.

<키친>은 삼각연애이기도 하지만 키친을 점하는 사람이 여자가 아닌 두 남자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모래가 처음으로 마음을 담아 어처구니 없는 요리를 해서 수습하는 장면이 아주 좋았다.

Q. 이 영화를 추천한다면 누구에게?

A. 김태우: 오늘 보신 분 외에 모든 사람들이 다 보시면 좋겠다. 영화를 하는 사람이 마음 담아 만든 영화를 선보일 때는 잘하고 못하는 걸 떠나 많은 사람들이 보고 공감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많이 봐 주시고 한국영화, 그 중에서도 우리 영화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

A. 주지훈: 소소한 상황, 일상 중에 무료함을 느끼는 분들. 우리 영화처럼 소소한 느낌의 영화를 통해 오히려 특별함을 느끼고 싶은 분들은 더 보셨으면 좋겠다. 화려한 것이 다가 아니라고 느낄 수 있는 것 같아 그런 분들까지도 다 보셨으면 좋겠다.

A. 신민아: 시나리오 보고 너무 좋았다. 시나리오를 소설책 보듯이 재미있게 읽었다. 내 또래 여자분들은 다 좋아하실 듯 하다. 남자들은 잘 모르겠지만 커플들은 좋아할 것 같다. 남녀 모두 사랑 주셨으면 좋겠다.

A. 홍지영 감독: 남녀에 노소까지. 세 캐릭터는 내가 다 공평하게 사랑한다. 어쩌면 두레에게 더 애틋한 마음이 드는 게 두레는 돌아올 수 없는 20대, 마음껏 사랑하고 싶은 그 때를 추억하게 한다. 모래는 그녀의 독특함이 사랑 받을 수 있다.

사고처럼 일어난, 예견되지 않은 사랑, 여자의 로망이다. 상인은 내가 앞으로 준비해야 하는 사랑을 한다. 두레와 모래가 느끼기에는 상인이 굉장히 어른스럽다. 절제를 할 줄 아는 어른스러운 절제를 가진 상인. 어렵게 시작한 우리 영화에 날개를 달아 주셨으면 좋겠다.

Q. (홍지영 감독에게) 불륜을 샤방샤방하게 그렸는데, 생각했던 불륜과 새로운 사랑에 대한 정의?

A. 홍지영 감독: 요즘은 불륜이라는 말 대신 부적절한 관계로 말한다. 그 표현을 새롭게 느끼게 된 계기가 있는데, 파리에 잠깐 있을 때 부적절한 사랑에 대한 영화 100년을 본 적이 있다.

그렇게 무수한 영화가 있는 줄 몰랐다. ‘결혼 관계에 불성실한’이라는 영화를 보고 우리나라에서는 부도덕하거나 비윤리적인 것을 따지면서 윤리적 잣대만 대는데 과연 그런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온 세상의 비도덕적인 관계를 숨기려고 하는 것은 모든 이가 거짓말쟁이가 되는 것이다.

이는 관점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한 공간에서의 이들의 사랑, 도대체 이 감정의 본질이 뭔지를 알고 싶었다. 미화 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늘부터 끝.’ 이럴 수 있는 감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관계를 조금 가볍게 발칙하게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