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지역 1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자율형사립고 반대 익산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아이들의 삶을 더욱 황폐화시키고 지역교육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자율형사립고를 신청한 남성고가 '부적합'판정이라는 결과가 나와 이를 환영한다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책위는 '지역사회의 갈등구조를 고착화한다’는 측면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자율형사립고 정책과 이에 편승한 일부 학교들의 자율형사립고 전환 움직임에 대응하여 적극적인 반대운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가운데 남성고의 '부적합'판정은 당연한 귀결이라고 밝혔다.

▲ 지난 1일. 익산시청 브리핑룸에서 13개 시민단체로 이뤄진 익산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나와 자율형사립고를 신청한 남성고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전라북도 자율학교등지정운영위원회(이하 지정위원회)는 지난 13일(월)에 회의를 열고 남성고와 군산중앙고 등 두 학교가 신청한 자율형사립고 지정운영 여부를 심의한 결과, 2개 학교가 모두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으므로 ‘부적합’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책위는 당연한 귀결로 건전한 상식을 가진 위원들의 현명한 결정을 환영한다며 지역 시민사회운동의 역량 결집이 이룬 중요한 성과라는 의미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성적 우수 학생 싹쓸이 의도 - 지정 목적과도 정면 배치
고교 서열화는 출신학교별 대립 촉발 - 지역통합 걸림돌

그러나 지정위가 이날 회의에서 두 학교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질의응답에서 남성고는 학생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이라는 자율형사립고 지정 목적과는 달리 ‘성적 우수 학생’ 선발권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는 교육기관으로서 학교가 지녀야 할 교육적 사명과 본분을 잊고 내 학교만 잘 되면 그만이라는 이기심의 발로인 듯해 씁쓸함을 더하고 우리 아이들의 소중한 삶은 성적우수자 싹쓸이라는 비교육적 욕망의 볼모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아직 모든 절차가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율형사립고 반대 익산시민대책위원회는 앞으로 진행될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시민사회가 자율형사립고를 반대하는 이유가 비단 지정위원회의 지적처럼 ‘수익용기본재산 등 재정여건 취약으로 법인전입금 기준액 충당 불투명’과 ‘학생수용 계획상 어려움 발생 가능’만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그동안 몇 차례의 성명서와 선전지를 통해, 자율형사립고가 추진되는 것만으로도 소모적인 고교 선발경쟁이 심화된 나머지, 중학생, 초등학생까지 무의미한 학교 간 경쟁의 희생양이 되어 고교입시 과열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은 폭증하며, 좁은 지역사회가 출신학교별로 갈기갈기 찢긴 채 반목하는 악순환을 다시 겪어야 한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며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고 지역의 교육경쟁력이 오히려 떨어지고 지역 패권 구조가 고착화하는 것은 더 말할 나위없다고 지적했다.

남성고와 중앙고는 지정위의 결정을 존중하여 자진 철회해야 한다.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 책임 있는 명문사학의 역할 다하길

이에 대책위는 "남성고와 중앙고는 지정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하여 자율형사립고 전환 신청을 자진 철회해야 한다"며 "그것만이 교육기관으로서의 최소한의 양식을 지키는 길임을 믿는다"고 말했다.

또한 "남성고는 명문사학으로서 오랜 세월 동안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해 온 지역의 귀중한 자산으로 이제 초라한 이기적 욕망에서 벗어나 책임있는 지역 명문사학으로서의 본연의 자세로 돌아올 것을 정중히 권유한다"며 남성고측을 향해 포기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자율형사립고 반대 익산시민대책위원회는 앞으로도 반교육적인 자율형사립고 전환 기도가 사라지는 그날까지 익산시민과 더불어 끝까지 대응하여 저지할 것임을 다시 한 번 밝힌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자율형사립고 반대 익산시민대책위원회

교복값제자리찾기익산운동본부, (사)농촌이민여성센터, 민노당익산시위원회, 민주노총익산시지부, 익산교육시민연대, 익산시농민회, 익산농촌교육연구회, (사)익산솜리생협, (사)익산여성의전화, 익산참여자치연대, 익산평통사, 익산환경운동연합, 전교조익산중등지회, 전교조익산초등지회, 진보신당익산준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