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금) 오후 3시에 익산역 광장에서 KTX역사를 새로 짓기 위한 착공식이 열린 가운데 본 기자는 착찹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그날 그 자리에 이한수 시장을 비롯 2명의 국회의원, 4명의 익산지역 도의원 그리고 시의원들과 관계기관인 한국철도 시설공단 부이사장과 호남본부장, 전북지사장 등 한자리에 앉아 축하하기도 했다.

역사적으로 축하해야 하지만 마음은 왠지 무거웠다. 익산시의 대변혁을 예고하는 익산역 착공식을 알리고 축하하고자 하는 현수막 하나 내 걸리지 않았다.

더구나 익산시는 주공과의 협약을 통해 주공측이 1조원이라는 큰 돈을 투자해 역세권 개발을 한다고 자랑했기에 이번 착공식의 의미는 컸음에도 익산시 전역 어디에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리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현수막을 꼭 내 걸어야만 축하의 의미가 더욱 커지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익산시내를 돌아다니다보면 기업유치 및 각 종 사업을 알리고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져 있는 것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아무튼 익산역사를 새로 짓기 위한 착공식을 시행한 만큼 곧 건물이 지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익산시장의 축사에서 말장난에 불과한 말을 들어야 했다.

"동쪽은 쇼핑을 통한 상업지구로, 서쪽은 주거지역으로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선상역사가 필요하다"며 시설공단 부이사장에게 부탁하면서 시민들에게 박수를 유도했다.

그러나 시설공단 부이사장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자 또 재촉하는 박수를 유도했고 결국 마지못해 일어났다.

더구나 지난해 9월에 대림산업(주)이 제출한 기본설계안이 통과됐고 올해 6월까지 시실설계를 완료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당시 주택관리과 건축민원담당자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기본설계에서 나온 문제점 등을 면밀히 분석한 뒤, 한국철도시설 공단과 실시설계 적격자(시공사) 선정된 대림산업(주)측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시 의견을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전혀 반영이 안 된 것 같다.

하지만 주공과의 협약이 지난 4월에 이뤄졌기에 이를 반영하기에는 이미 늦은감도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어 협의할 시간적 여유조차 없었던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이한수 시장이 선상역사를 요구했고 그 자리에서 시민들로부터 박수를 유도한 것은 말장난에 불과한 것이다.

즉, 이미 떠나버린 열차를 손을 흔들며 다시 오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은 모양새로 밖에 보이질 않았고 만약 선상역사를 위한 설계변경이 시설공단에서 받아드린다면 착공조차 들어가지 못하고 더 늘어나는 설계비용 및 공사비용을 누가 충당하게 되는가?

물론 시설공단이 해줬으면 하는데 과연 익산시의 요구를 받아드릴까?

더구나 코레일측은 전북지사마저 통합시키겠다고 하는 마당에 익산역에 그만큼 투자할 생각을 가질지는 의문이 들 뿐이다.

결국 선상역사는 불가능에 가깝거니와 익산시가 강력하게 요구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제와 요구하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것 밖에 되질 않는다.

그러니깐 서부지역과 동부지역에 있는 모든 민심을 달래려는 립서비스일 뿐 진정성이 그리 커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깐 이번 익산역사 착공과 함께 맞물리는 것은 오히려 동서가 단절된 상황에서 주공과의 협약이 과연 효율성이 있느냐라는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첫째, 서부지역에서 익산역으로 진입하는 보행테크와 맞물려 터미널과 주차장의 효율성에 대한 지적이다.

시에서 발표한 것을 보면, 터미널은 익산역을 중심으로 서부 남쪽으로 개발과 연계해 옮기겠다는 계획이 나온 가운데 주차장은 서부 북쪽에 들어 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터미널 또는 주차장에서 익산역까지 최소 1km에 가까운 거리를 걸어와야 한다는 아주 불편한 상황이 될 소지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주차장이 들어 설 곳을 보니 그 길이가 약 700m에 가까운 곳으로 만약 북쪽 끝에 주차한 시민은 그곳에서 역사 안까지 약 1Km정도를 걸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만큼 접근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든 시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주차장이 필요한데 현재 익산역 주차장을 3층짜리 주차건물로 짓는다면 각 층 마다 역사로 보행테크로 연결하면 접근성이 용이하고 구도심권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익산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

물론 서부지역도 주차장을 넓은 부지로만 확대할 것이 아니라 주차장 건물로 지어 보행거리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또한 터미널 건물이 어느곳에 지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이곳도 역시 매우 먼 거리가 될 듯 하다. 결국 옮긴다고 해도 현 터미널과 거리상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오히려 터미널을 옮기면서 생기는 평화동, 인화동, 주현동 등 이들 주민의 불편은 물론 더욱 슬럼화될 수 있다는 것이고 또한 영등동, 부송동 등 동북부지역의 주민들은 터미널을 이용하기에는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이 늘어날 뿐이다.

둘째, 서부지역에 대규모 아파트 뿐만 아니라 각 종 상업시설 및 엔터테이먼트, 전시시설 등 모든 최첨단 건물이 이곳에 다 들어서게 되는데 물론 문화적으로 동떨어져 있는 이곳에 짓는 것이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이곳은 주거밀집지역이다. 현재 대규모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주공에서 제시한 역세권 개발이 오히려 주거지역으로써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쾌적하고 조용한 주거지역을 해칠 우려가 더 많다.

터미널이 들어서면 일단 각 종 소음과 교통혼잡, 상업지구로 인한 각 종 유흥업소가 들어 설 것이 뻔한 상태로 주거지역의 기능은 사실상 책임질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 것이다.

그리고 주공에서는 이곳이 분양이 되지 않을 경우, 용도변경을 통한 상업지구만 더욱 넓어져 익산시가 발표한 것과 동떨어진 것이 들어올 소지도 배제할 수 없어 결국 죽도 밥도 되지 않는 오히려 역세권과 거리가 먼 그래서 빨대효과를 더욱 극대화시키는 정반대의 길로 갈 수 있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주공에서 짓고 있는 모현동 대규모 아파트를 이곳 역세권 개발이라는 허울 속에 아파트를 많이 분양시키기 위해 익산시민들의 편익과 생활의 질은 생각하지 않는 공기업의 횡포는 아닐까?

차라리 서부지역에는 체육센터 및 숲을 이루는 공원으로 주거지역으로써의 더욱 쾌적한 환경을 조성할 때, 살고 싶은 익산을 만드는 것인데 예를들어 농구장, 수영장, 스쿼시 등 인근 주민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공간 활용이 더욱 중요하다.

그리고 익산시의 나무심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과 연계해 오히려 숲을 이루는 공원 조성으로 야외공연장을 비롯 각 종 동식물이 공존하는 숲공원이 더욱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한수 시장이 립서비스의 말이 아닌 진정 동부는 쇼핑을 하는 상업지구, 서부는 주거지역으로 균형발전을 원한다면 더욱 더 주공과 협상을 하거나 국가적 지원인 구도심특별법 지원이나 한국철도 시설공단에서 지원할 수 있는 역세권 개발지원 등 다양한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

익산시의 미래가 달려있는 사업을 임기 내 치적사업을 알리기 위해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오히려 익산시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된다. 그게 바로 영등동이 아니였던가?

셋째, 주공에서 투자하기로 한 1조원이면 사실상 구도심권에 투자하고도 남을 정도일 뿐만 아니라 익산역이 사실상 메인 출입구가 동부쪽이기에 오히려 구도심권을 살리는 것이 더욱 현실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구도심이 살아야 중앙동을 통해 인근에 있는 남중동, 마동, 동산동, 평화동, 인화동, 신동으로 이어지는 도심이 활성화가 되고 이들의 생명력이 살아 결국 영등동, 부송동, 어양동 등으로 파급효과가 커진다는 것이 역세권을 중심으로 하는 도시를 보면 알 수 있다.

이는 철도를 두고 생활권이 확연하게 다르고 개발을 어디에 두냐에 따라 한 쪽은 죽고 한 쪽은 살게 되는 것을 많은 도시를 통해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익산시의 전체를 살리는 것은 구도심 활성화를 통해 파급효과를 노려야 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상업지구를 늘리는 것보다는 현 상업지구를 더욱 살리는 방향으로 나갈 때 익산시 전체가 살고 영등동도 그 나름대로 상권을 유지해 서로 공존할 수 있는 상생의 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건물만 짓는다고 해서 무조건 발전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도시 기능을 살리고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 때, 그 도시로 인구가 유입되는 것이고 다시는 떠나고 싶은 도시가 아닌 떠나고 싶지 않은 도시로 만들기 위한 재생도시 프로젝트를 통한 새로운 익산시의 미래를 밝혀야 할 것이다.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이 확실하게 구별되는 도시. 주거지역에서는 쾌적하고 상쾌한 생활과 상업지역에서는 쇼핑과 함께 삶의 질을 높힐 수 있는 확실한 구별만이 도시의 기능이 되는 것이다.

서울을 보면, 주변지역으로 신도시가 생기면서 커졌지만 종로라는 구도심은 건재하 듯, 전주도 역시 고사동이라는 옛 구도심이 활성화되다보니 인근 지역 도시도 나름대로 그들만의 기능을 살려 더욱 커져가고 있다는 점을 보면 구도심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익산이 이렇게 낙후된 배경에서는 구도심이 무너지면서 생긴 현상임을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음에도 구도심을 놔두고 새로운 상업지구를 만들겠다는 발상은 너무 어처구니없는 것이다.

그러면서 딱 한마디로 더 하자면, 이번 주공과의 협상은 사실상 주공의 이익을 위해 그렇게 하기로 했다는 어느 한 시 공무원의 말을 듣는 마당에 뭘 더 바라겠느냐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