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장사 접고 올라왔습니다”

봄날의 대학 캠퍼스에 나이 지긋한 분들이 속속 들어선다.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기대감에 눈을 빛내는 늦깎이 입학생들이다.

시장경영진흥원(원장 정석연, www.sijang.or.kr)은 4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에서 제2회 상인대학원 입학식을 개최했다. 시장의 전문경영인이 되어보겠다며 점포 문 일찌감치 닫아걸고 나선 상인들이 입학식의 주인공이다.

제2회 상인대학원 입학생들은 운영하는 다양한 점포만큼이나 가지각색의 사연으로 입학식의 의미를 높였다. 이날 가장 눈에 띈 입학생은 상인대학원을 위해 장사를 일찌감치 접고 경북 영주에서 올라왔다는 상인 이대혁 씨다.

이대혁 씨는 “입학식에 참여하기 위해 10시에 출발했다”며 “미리 도착해서 입학식 참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인대학을 졸업하고 보니 배우는 것도 많고 이제껏 못 느꼈던 여러 가지 것들을 깨달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매번 이렇게 몇 시간씩 걸려 올라와야 할 테지만 상인대학원이니 만큼 더 질 높은 교육으로 배워가는 게 많을 듯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뜨거운 향학열로 모든 장벽을 넘어선 사람이 이 씨의 사례만은 아니다.

시장경영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상인대학원은 전통시장 및 상점가 선진화를 앞장서 이끌 상인지도자 양성을 모토로 상인대학 졸업자와 상인회 간부, 전통시장 지원기관 담당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입학생을 선발한다. 학력이나 나이 등을 제한하지 않기에 다양한 지원자들이 모인다.

이로 인해 이번 제2회 상인대학원 중 충남대학교 대학원에는 40년의 나이차를 넘어선 동기가 탄생하기도 했다. 43년 생으로 올해 68세인 이설주 씨와 83년 생으로 올해 28세인 임승훈 씨로 강산이 4번 바뀔 나이차지만 교육에 참여하는 열의만큼은 매한가지다.

왕복 13시간여라는 최장 통학시간을 뚫고 입학한 상인도 열의 면에서는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강릉 성남시장의 상인인 전영표 씨는 숭실대 상인대학원에 입학하며 강릉에서 서울까지 매번 통학하게 됐다.

시장경영진흥원의 이정욱 전문교육팀장은 “시장일로도 바쁘실 상인분들이지만 교육에 대한 열의도 못지않게 뜨겁다”며 “시장 상인 및 관계자 분들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의식의 변화는 물론 선진 경영기법으로 시장자체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정석연 원장은 “상인대학원은 2009년도 첫 시행된 이래 뜨거운 호응과 높은 교육 만족도를 기록한 결과 2010년 2개에서 5개로 확대 개설하게 됐다”며 “전통시장 상인 및 관계자분들의 관심에 보답하기위해서라도 발전된 사업을 성과로 이어가며 전통시장 및 상점가의 활성화에 힘을 싣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경영진흥원은 국내 유일의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 지원기관으로 전국 1,550개 전통시장의 경영 현대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장의 관광가치 재개발로 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문화관광형 사업’을 비롯해 서비스 및 경영 마인드 제고를 위한 ‘상인대학’ 운영, 쇼핑 편의성 증대를 위한 ‘공동마케팅 및 이벤트 사업’ 등 각종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