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새벽, 익산시에 내린 집중호우로 왕궁면 '궁평교'가 붕괴되면서 교량이 사라졌지만 많은 비와 캄캄한 어둠 속에서 이를 확인하지 못하고 건너다가 급류에 빠져 간신히 밖으로 나온 진승용씨가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었던 사고를 막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진승용씨를 지난 18일(수)에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날 새벽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탑차에 물건을 싣기 위해 왕궁면에 소재한 한 공장을 찾아 가던 길에 많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궁평교'에 다다르게 됐다.

▲ 익산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진승용씨(왼쪽)과 부인 김진영씨, 딸 진미림(초등 5학년)양, 아들 진장원(중1)군이 병원을 찾아와 돌보고 있다.

하지만 많은 빗줄기와 캄캄한 어둠 속에 비친 교량 위에 모습은 단순히 다리 위에 물이 차있는 것으로만 보였던 것. 그래서 이상이 없다고 생각한 진씨는 그대로 차를 몰고 건너는 순간, 차량이 붕 뜨면서 물 속으로 들어가고 만 것.

갑자기 불어난 물로 인해 심한 급류로 차는 이러저리 뒹굴었고 진씨 또한 차 안에서 튕기고 있었다. 그 순간 물이 차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고 결국 이렇게 죽는구나라며 자포자기 하던 순간, 튕기면서 조수석으로 옮겨와 있던 진씨는 창문이 조금 열려 있는 것을 보고 힘껏 손과 발을 이용해 창문을 깨 그 사이로 기어 나왔다고 한다.

그렇지만 진씨는 캄캄한 어둠 속에서 홀로 급류에 휩쓸려 700여 미터를 더 가면서도 밖으로 나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잡을 만한 것을 다 잡으면서 간신히 기어 나왔다고 한다.

▲ 병실에 있는 진승용씨에게 위로와 격려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한 지인과 통화하고 있는 진승용씨

그는 지치고 다친 몸을 이끌고 차량 상태를 살펴보기 위해 가고 있었는데 도로에서 차량 불빛이 보이자, 이내 달려가 큰 소리를 외치며 손을 내저으면서 멈추라고 했고 다행히 그 차량들은 멈추고 다시 돌아가 제2차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결국 진씨 덕분에 7대의 차량 10여 명의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진씨는 "반대쪽에서 차량이 오자, 나도 모르게 차량이 더 이상 못오게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달려가 막을 것일 뿐 그 상황이라면 누구라도 다 할 수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진씨의 부인 김진영씨는 "신랑으로부터 사고가 났다는 전화를 받고 많이 놀랐지만 한편으로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이 사고 인해 생업에 위협을 받게 됐다. 온 가족들의 삶에 큰 자산인 차량을 잃었기 때문. 하지만 차량에 대해서는 어떠한 보상도 받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더구나 자차보험에 들지 않아 차량에 대한 보상을 받을 길이 없다. 진씨에 의하면, 많은 트력 운전자들이 자차보험에 들지 않고 운행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1년에 내는 보험료가 1000만 원 가까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치료받고 퇴원하더라도 당장 생업을 할 수 있는 차량이 없기 때문에 막막함은 이루 말 할 수 없는 상태이다보니 그저 정부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법률적으로 보상이 어렵다는 게 익산시 한 관계자의 말이다.

익산시 건설과 담당자와의 통화에서 "저희도 안타까운 마음 뿐이다"면서 "보상 받을 수 있는 길이 있는 지 여러 곳에 확인한 결과, 힘들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말했다.

"더구나 진승용씨가 익산시민이 아닌 안산시민이다보니 익산시에서도 보상해 줄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아 안산시 관계자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줄 것으로 부탁했다"고 밝혔다.

익산시에서도 다각적으로 도울 수 방안을 찾고 있다며 적절한 위로금 정도는 지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한 가장으로써 가족을 책임지고 있는 진승용씨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또한 더 이상의 인명피해를 막은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