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익산 서동왕자가 탄생했다.

서동축제를 빛낼 서동왕자에 김인기, 선화공주에 신누리

지난해 2009 서동축제가 신종플루로 인해 취소된 가운데 2년 만에 서동축제 첫 행사인 2010 서동왕자 선발대회가 열렸다.

지난 3일(금) 오후 7시부터 익산 솜리예술회관에서 열린 '2010 서동왕자 선발대회'에서 총 10명이 참가한 가운데 김인기(21ㆍ원광대학교 재학)군이 서동상을 받아 2010년도 서동축제를 빛낼 서동왕자가 됐다.

또한 백제기백상에는 박민기(21ㆍ전북대학교 재학)군이, 인기상에는 양승만(20ㆍ원광보건대학 재학)군이 각각 받았다.

▲ 경북 경주시에서 선발되어 온 2010 선화공주인 신누리양

이날 쉬즈댄스의 화려하고 멋진 댄스 공연과 나인이얼스의 힙합4인조의 힙합으로 축하공연을 펼쳐줬고 10명의 후보자들이 무대로 나와 인사를 하며 관객들 앞에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어 한복으로 갈아입은 후보자들은 선화공주로 선발된 신누리(20ㆍ경북 경주시)양을 맞이한 후, 각가 준비한 프러포즈를 선보이며 마음에 들기 위해 자신의 끼를 발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선발대회에서는 여러가지 아쉬움을 남긴 채 끝나 앞으로의 서동축제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 보인다.

기획의도와 아이디어는 좋지만 행사 진행이 여러가지로 매끄럽지 못한데다가 준비가 매우 부족하다는 점이 이곳 저곳에서 나타났다.

서동왕자 선발대회는 서동축제의 첫 관문으로 축제의 성공 여부를 어느정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인데 처음 출발은 산뜻하고 좋았다.

또한 참가자 10명이 무대로 나와 인사하는 모습은 마치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같은 화려하게 느낄 정도로 괜찮았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이후부터는 지루함과 산만함 그리고 시간에 쫓겨 정작 중요한 시간을 갖지 못하고 서둘러 끝냈다는 점이다.

프러포즈 시간부터 심삼치 않은 분위기로 흐르면서 시간이 마구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말았는데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에서는 밤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 진행하는 것으로 나왔지만 무려 3시간 가까이 되서야 끝나고 말았다.

물론 시간을 초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부분을 시간에 쫓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시상식을 마무리했고 심사위원도 2시간이 지나면서 자리를 뜨겠다고 하는 등 진행상 어려움에 직면하고 말았다.

후보자를 응원하기 위해 온 가족과 서포터들

특히 프러포즈 시간에 각 후보자에게 정해진 시간을 주고 준수하도록 했어야 함에도 모든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후보자들에게 주어진 시간을 배정하지 않아 초반에 시작한 몇 몇 후보자는 1인당 10여 분(1인당 10분X10명=100분:무려 1시간 40분이 된다)을 넘게 해 프러포즈 시간만 1시간 이상 넘기고 말았다.

이는 기획에서 시간 배정을 하지 못한 결과로 후보자들을 탓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다보니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한 주최측은 중반부터 단축하기 위해 몇 몇 후보자에게는 짧게 하라고 지시해 형평성에서도 어긋나고 말았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일부 관객들은 지루함에 연일 하품하기도 하고 그냥 중간에 가기도 하는 등 긴장감은 서서히 줄어들고 있었다.

이후 선화공주의 인터뷰시간에도 질문 내용이 문제가 많아 보였다. 물론 선화공주가 질문지를 만든 것이 아닌 주최측에서 마련한 멘트로 질문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공중파나 케이블 방송 짝짓기 프로에서나 할 수 있는 질문을 해 마치 서동왕자와 선화공주를 빙자한 연예프로 같았다.

질문을 보면, 선화공주보다 어린 후보자에게 "나보다 어린데 연상을 좋아할 수 있느냐?"와 "날 위해 팝송을 준비했다고 했는데 왜 팝송을 안 불렀냐"며 "팝송을 불러달라"고 하는 유치한 질문으로 이어졌다.

말 그대로 서동왕자는 백제를 부흥시키기 위해 익산으로 천도하는 등 용기와 기백이 뛰어난 왕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러한 내용은 없고 말장난에 불과한 질문 3가지만 한 채, 인터뷰를 끝냈다.

사실 인터뷰 시간은 모든 후보자에게 주어진 가운데 평소 생각과 재치 등을 심사해야 하는 항목 중에 하나지만 이 역시 심사에 들어가지 못했다. 즉, 3명만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시간에는 심사위원들이 채점을 위해 자리를 뜬 상태였기 때문에 결국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

정작 중요한 시간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끝내버려 사실상 큰 의미가 없는 서동왕자 선발대회가 되고 말았다. 그나마 사회자의 재치있는 진행으로 완전 망칠 수 있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 속담에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라는 말이 있다.

▲ 앞줄 가운데 앉아 있는 선화공주의 신누리(왼쪽)과 서동왕자의 김인기 그리고 뒷줄은 서동왕자로 참가한 후보자들과 사회자인 이백희 전주MBC MC(뒷줄 왼쪽에서 첫번째), 문경주 운영본부장(뒷줄 왼쪽에서 두번째).

서동왕자 선발대회부터 기획의도를 꼼꼼하게 챙기지 못한 채, 거의 졸속으로 이뤄진 듯한 느낌은 앞으로 펼쳐질 서동축제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뀔지 모를 일이다.

한 진행요원도 이번 선발대회 진행과정에서 기획부터 진행까지 철저한 계획하에 진행해야 함에도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바꾸다보니 사실 진행이 매끄럽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서동축제소위원으로 활동하는 한 위원은 이번 서동축제가 끝나면 많이 혼나고 비판을 받을 것 같다라고 말해 서동축제를 바라보는 눈길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