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이라는 세월동안 이어 온 원광대학교 치과대학 극예술연구회 '무한대'. 이제 갓 대학생이 된 지 불과 1~2년 밖에 되지 않은 이들이 40대의 노총각, 60대의 노모 또한 시골 동네에 가면 있을 법한 양아치와 돈 자랑하며 실속도 못챙기는 조그만한 사업(?)을 운영하는 사장 등 능청스런 연기를 보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인데 무료라고 하니 미안해진다.

이는 선배들이 이뤄놓은 노하우가 후배들에게 잘 전수되어 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연극을 보는 것이 아닌 실상의 모습을 그대로 무대에서 펼쳐지는 것 같았다.

더구나 치과대학이라는 전문직종 학과다보니 사실 시간내서 준비하기란 그리 쉽지만은 않은데 말이다.

주인공인 김춘자 역을 맡은 이미현양은 "신입생 때 선배들이 하는 연극을 보고 너무 멋있어서 나도 저렇게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에 (연극을 시작했다)"고 말했고 정준석 역을 맡은 이성훈군은 "사는 동안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고... 그게 좋은 것 같다"는 말로 연극의 매력을 표현했다.

‘좁은 무대 위의 세계는 그야말로 무한대로 펼쳐진다’하여 동아리의 이름을 '무한대'라 부른다. 수학기호로는 ∞. 말 그대로 그들이 펼칠 수 있는 상상의 나래와 표현의 자유가 무한대로 보장된다는 뜻이라고 하는 이들 동아리는 매년 3월 신입생 환영공연 및 9월 정기공연을 하고 있으며 이번 30주년 기념 공연은 지난 10일과 11일 이틀 동안 익산 소극장 아르케에서 펼쳐졌다.

또한 부정기적인 공연(호치예협, 학생회 사업 등)도 진행하고 있다. 연극 공연 이외에 2주일에 한 번 씩 대본을 읽고 함께 토론하는 시간을 갖고 있으며, 예과생을 대상으로 매 학기마다 '연극 학교'를 열어 쉽게 연극과 가까워 질 수 있도록 활동하고 있다.

이게 바로 무한대의 매력일까? 박사장 역을 맡은 이내경군 "100가지 색을 가진 선배들의 색으로 이 빈공간을 하나씩 채워나가면 결국 이러한 연극이 완성되는 것이 매력이 아닌가"라고 말해 선배들과의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는 듯 보였다.

사실 학교를 졸업하면 생업에 밀려 잊고 살기도 하지만 후배들과 자주 만나기도 사실상 어려운 게 현실이지만 '무한대'만큼은 통하지 않는 것 같다.

무한대 10기(1990년)로 활동했던 한상헌 치과원장은 지금도 후배들을 만나 연극을 지도하기도 하고 연출을 하는 등 연극에 대한 열정을 펼쳐보이고 있는 데 거의 20여 년의 세대차를 연극을 통해 극복하고 있는 셈이다.

한상헌 원장은 "역사가 30년이 됐는데 연극을 21년 째 보고 있는 것 같다"며 "후배들과 항상 옆에 있어 행복했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이제 무한대는 형식적인 것에서 벗어나 좀 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그러한 연극반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오랜 역사와 '무한대' 구성원들의 끊임없는 노력 속에서 점점 더 나은 모습으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100년, 200년 이상 이어가길 기대하며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을 가질 수 있는 과감한 연극도 펼쳐주길 당부하며 끝을 맺고자 한다.

한편, 이날 펼쳐진 공연의 전체 영상은 [익산시민뉴스] 이 주의 영상에서 13일부터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