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물과 함께 따뜻한 물 조차 잘 나오지 않아 힘들다며 동산동에 위치한 세경1차 아파트 주민들이 외치고 있지만 회사측과 익산시에서는 이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어 주민들의 분노가 날로 커지고 있다.

주민들에 의하면, 이 아파트는 수압이 낮다보니 보일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따뜻한 물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고 한탄하고 있다.

그리고 녹물이 나오는 데 이 조차 해결해 주지 않아 물조차 마음대로 끓여 먹지도 못하는 등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지만 그 어느 누구도 들어주지 않는 상황이다.

익산시청까지 가서 해결을 위해 나서줄 것을 요구했지만 익산시 주택과장은 주민들을 향해 여기가 어딘데 와서 떠드느냐며 오히려 큰소리 쳐 주민들은 할 말을 잃었다고 한다.

▲ 추운 날씨로 인해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주민들. 하지만 경찰서에서는 천막을 철거하지 않으면 법 집행을 한다고 한다.

본 기자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직접 찾아가 봤다. 시청에 출입하는 기자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달라며 취재요청을 했지만 단 한 명도 오지 않아 기자에 대한 반감도 가지고 있었다.

관리소 앞에 천막을 치고 시위중인 주민들은 대부분 어르신들로 대화를 나눠봤다.

▲ 배수관이 그대로 드러난 채로 방치되어 있다.

천막 안에는 주민 약 20명이 있었는데 본 기자는 먼저 녹물이 나오는 집은 손을 들어보라고 하자, 12명 정도가 손을 들었는데 4년 째 나오고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하나 하나 성토하기 시작했는데 집회 신고부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익산시청, 익산경찰서, 관할 동사무소 등 관계자들은 우리 주민들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 더 억울하다는 표현을 쓰면서 부자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 이랬다면 무시했겠느냐는 반응도 보였다.

확인 해 보니 이곳 아파트는 임대아파트로 총 588세대로 현재는 약 400여 세대가 살고 있는 가운데 월 임대료가 7~8만원이고 월 관리비는 평균 2만4천원인 영세 아파트로 대부분 서민들이었다.

또한 주민들은 현 관리소장에게 보강보수 공사를 요구했지만 전부다 무시하고 무조건 회사측 입장만 대변하고 있어 교체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한 예로 각 세대별로 들어가는 입구의 계단이 망가져 있고 배수관마저 밖으로 도출돼 있어 나이드신 어르신들이 가끔 걸려 넘어지는 일이 많아 묻어달라는 요구를 했음에도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는 것.

▲ 아파트 출입구 계단이 부서진 채로 방치되어 있는 가운데 나이드신 어르신들이 걸려 넘어진다고 주민들은 주장하고 있다.

이로인해 주민들과 관리소장간의 감정싸움이 현재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격해져 있는 상황이다. 즉, 관리소장은 주민들이 내는 관리비를 통해 급여가 나가고 있어 주민들 편에 서서 대변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최아무개 관리소장은 “모든 요구를 다 들어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그 이유는 곧 리모델링을 할 계획이어서 공사가 들어가면 모든 것이 해결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출된 배수관은 곧 묻는 공사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역시 회사측도 “공가를 중심으로 리모델링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전면적인 보수 공사는 이중적인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못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큰 비용이 들지 않는 곳은 바로 바로 보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믿지 못하는 눈치다. 이미 떠나고 공가로 남은 13동을 리모델링한다고 한 지가 벌써 2년이 지나고 있어 언제 공사할 지도 모르는 상황일 뿐만 아니라 현재 남아 있는 주민들까지 몰아내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끌고 있는 것이 아니냐라는 것.

▲ 푯말을 관리소 앞에 세워두고 시위하고 있다.

회사측은 “회사 입장에서는 추호도 그럴 생각이 없다”면서 “사실 재건축 할 것인가, 아니면 리모델링 할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최근에서야 리모델링으로 결정해 견본 주택을 마련했고 주민들에게 보여주고 원하는 것으로 곧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한 “보통 1년 또는 2년으로 임대계약을 하지만 이제까지 묵시적으로 연장하고 있는 시점에서 임대인을 쫓아내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며 “국민주택임대법에 따라 계약 사유가 합당해야만 내보낼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주민들은 관리소장과 감정싸움으로 번진 가운데 퇴진을 위한 시위가 이뤄지고 있는 점에서 회사측에서는 자체조사를 12월 말까지 한 후 결정 내리겠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주민들과 관리소장은 법정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갈 태세다. 그러므로 회사는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지금 당장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리모델링을 통해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겠다는 의지는 알겠지만 지금 당장 추운 겨울을 나야 하는 주민들로써는 불편한 게 너무 많다.

특히 4년 째 녹물이 나온다고 했음에도 지금까지 방치한 회사측의 책임도 크다. 그러므로 리모델링과는 상관없이 바로 교체해 식수로 인한 고통을 더 이상 겪지 않도록 조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익산시는 익산의 서민들이 살고 있는 만큼 이들의 아픔을 외면하지 말고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발로 뛰며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올해 익산시가 내세운 슬로건이 ‘시민이 먼저입니다’라고 했듯이 이곳에 사는 주민들 역시 익산시민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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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보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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