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11월 11일 저녁 9시 15분, 당시 인구 약 13만의 조용한 도시 익산(당시 이리시)은 이리역(현 익산역)에서 엄청난 폭음과 함께 많은 건물들이 무너지고 희생자들이 속출하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당시 이리역에는 지름 30m, 깊이 10m의 거대한 웅덩이가 파였고 이리시청(현 익산시청) 앞까지 파편이 날아갔다. 이리역 주변 반경 500미터 이내의 건물 9천500여 채에 달하는 건물이 대부분 파괴됐고 9천973명의 이재민과 사망자는 59명, 부상자는 천343명에 달했다.

33년이 지난 지금 빼빼로데이니, 가래떡데이니 하고 축제(?)처럼 즐기는 이 때에 익산이 안고 있는 이 아픔은 뇌리속에서 점점 사라져 가고 있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이리역폭발사고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식이 지난 11일(목) 오후 2시에 익산역 광장에서 가졌다.

이리역폭발사고추모사업회(회장 김삼룡)가 주관한 이번 추모식에는 박종대 익산시의회 의장을 비롯 익산시청 주세균 기획행정국장 등 시 관계자와 (주)한화, 코레일, 유족대표 등이 함께 한 가운데 시립무용단이 희생된 영령을 위로하는 살풀이 춤 공연과 헌화로 이어졌다.

특히 유족들은 그 날의 아픔이 다시 되살아난 듯 살풀이 공연 때 눈시울을 붉히며 연신 눈물을 닦기도 했다.

김삼룡 회장은 추모사에서 "오늘 이리역폭발사고 33주년을 맞아 삼가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고통을 겪고 계시는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한다"며 "우리 어른들이 익산시민의 아픈 역사를 돌아보지 (못한 것을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세균 기획행정국장, 박종대 시의장 등이 추모사를 낭독하며 이리역 폭발사고로 희생된 영령들을 위로했고 천주교, 기독교, 불교, 원불교 등 4대종교가 한자리에 모여 추모기도를 올려 희생자들의 넋과 부상자들의 아픔을 달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