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순창에 있는 풍산초등학교 학부모 김선영 입니다.

전교생 서른 일곱, 도시의 그 흔하디 흔한 학원도 문구점도 놀이 시설도 없는 곳. 여느 농촌과 다름없이 생기를 잃고 그저 그렇게 하루 하루를 보내는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 있습니다.

누구는 사교육에 가서 꿈을 찾고 누구는 대안교육에 가서 행복을 찾습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학교 밖에 없습니다. 돈도 없고 정보력도 없는 농촌의 부모는, 누구나 다닐 수 있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차별없이 행복하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새 교육감님께서 혁신학교를 말하며, 아이들이 즐겁게 학교를 다니게 하자 하였습니다. 서울이나 어디 외국에서가 아니라 바로 우리가 절망하던 내 아이의 학교에서 그것이 가능하다고 하였습니다.

도시나 농촌이나 평등하게 배우며, 서로간에 협력하며 인간답게 배우고 산과 들, 자연에서 탐구하며 배우는 그 모습을 상상하는 순간, 우리는 아주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할 수 있겠구나, 하면 되는구나'하고 희망을 품은 그 때 부터 '혁신학교'를 시작하였던 것 같습니다.

학교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머리 맞대고 의논하던 지난 시간 동안, 내 아이의 학교는 이제 내 학교가 되어있고, 학교를 변화 시키자고 시작한 일에 정작 내가 변해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희망을 품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같은 일을 해도 결과가 다르다지요? 마음에 희망을 품은 저희는 지금도 충분히 행복합니다.

그러나 우리 학교를 시작으로 내 이웃의 학교와 함께 행복을 키워 나가기 위해 혁신학교를 계속 가꾸어 가고 싶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 돈이 따르지 않을 수 없기에 예산삭감이란 벼락 앞에 우두망찰 하였지만, 실은 그보다 우리의 노력과 우리가 꿈꾸는 것이 아무것도 아닌 일처럼 부정되는 데 더 크게 화가 났습니다.

하지만, 곧 다시 생각해 봅니다.

이 길은 아직 많은 사람이 가지 않은 길이라 혹 낭떠러지가 있을까 금세 밤이 깊어올까 염려하는 마음일 거라고, 많은 사람이 걸어 곧 길이 된다는 것을 보이면 그 길로 행복을 찾아 따라 나설 것이라고... 저희는 그런 염려까지 함께 지고 행복을 찾아 길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학교는 우리 아이들에게 마지막 보루이자, 놓을 수 없는 희망의 끈입니다. 행복한 유년시절을 통해, 농촌에 살아도 당당하고 자신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아이들을 보고 싶습니다. 이 꿈을 학교에서 실현시킬 수 있도록 도와 주시길 바랍니다.

학교를 향해 품은 희망의 불씨를 더 크게 키워주십시오.

위 글은 순창 풍산초 학부모인 김선영씨가 직접 도의회의원들에게 전하려고 쓴 편지글이다.

지난 6일 전북 혁신학교 예산 확보를 위한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낭독이 있었고, 함께 한 모든 사람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어 눈물 흘리게 했던 글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지난 6일에 도의회 항의 방문하며 당시 상황을 시간대별로 한 학부모가 적은 글을 [익산시민뉴스]로 보내와 그대로 옮겨놨다.

12월 6일 오전 9시

제가 조금 늦게 도착하였는데 도의회 1층로비에 100여 명이 넘는 학부모님을 보고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우리가 여기 모인 이유때문에 조금은 슬프기도 하였습니다.

비대위 위원장님과 각학교 대표분들과 오늘의 판을 어떻게 이끌고 갈 것인가를 논의하는 동안 학교별 참석자 인원파악이 이루어 졌고, 서명을 받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임실 관촌중학교에서 200명, 무주 구천초등학교에서 128명의 서명을 받아 오셨습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9시 30분

예정된 '전북 혁신학교 예산 확보를 위한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이 시민단체의 기자회견(도교육청 예산삭감 관련)과 시간이 겹쳐져 우선은 시민단체 기자회견이 끝난 후에 기자분들께 우리의 이야기를 하기로 하고 도의회 입구로 이동하여 시민단체에서 준비한 기자회견에 함께하였습니다

10시 20분

무주 구천초등학교 임성열님의 사회로 기자회견의 시작을 알리고 순천 풍산초 김선영님의 도의회 의원님들께 전하는 편지글 낭독이 있었습니다.

완주 삼우초 김학렬님이 그간 비대위 활동에 대한 경과보고를 듣는 시간을 갖은 후 위원장님의 성명서낭독을 끝으로 기자회견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10시 50분

도의회의장님과의 면담을 신청해 놓고 참석한 각 학교별로 나와 인사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11시 10분

대표단 7인(덕일초, 삼우초, 성당초, 구천초, 대리초, 봉서중, 풍산초)이 김호서 도의회의장과 면담진행 -학(학부모), 의(의장)

학 - 6,7일 예결위에서 교육위원에서 삭감한 혁신학교 관련 예산을 다시 원상복구 할 수 있는 것이냐

의 - 얼마든지 가능하다. 민주당의 당론이 혁신학교추진나 자율고반대의 입장을 같이 하고 있어서 혁신학교에 대한 의원들의 생각이 모두 반대 입장은 아니다.

학 - 혁신학교에 대한 의장님의 개인의 견해는?

의 - 나도 전주 서문초등학교의 운영위원장으로서 혁신학교에 대해서는 찬성한다

학 - 혁신학교 예산 확보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활동해주실 수 있느냐

의 - 교육청과의 소통을 위해서 교육위원회 예산 심사가 끝난 지난 3일 부의장과 함께 교육청으로 김승환 교육감을 찾아가 교육청 현안과 예산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는 교육청과 도의회는 도민을 행복하게 해주는 역할을 해야지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가 되어서는 안되며, 그렇게 되면 도민들이 불안하고 결과적으로 도민과 학생들이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예결위에서 혁신학교 관련 예산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다 기다려 보아라. 예비비도 있고 하니 걱정하지 말아라

학 - 학부모들이 여기모인 이유는 돈때문이 아니라 교육위원님들과 도의원님들이 혁신학교취지에 찬성하시고 합법하게 예산상정해서 집행된 돈으로 사업을 하고자 함이다. 예비비로 혁신학교 사업을 매년 할 수는 없는거 아니냐

의 - 나도 혁신학교에 찬성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교육감이 혁신 학교수를 처음에는 10개한다고 했다가 15개, 20개로 늘렸다. 돈없어도 혁신학교는 할 수있는 것 아닌가. 교육감이 혁신학교는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

학 - 교육에 경제논리를 들이대지 말라. 교육결과는 바로 산출되는게 아니니까 몇수십년 아이들의 성장이후 나타나는 거니... 경제 효과를 따지면 농촌의 작은학교들은 다 없어져야 마땅한거 아닌가. 그러면 우리 아이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거냐. 우리 아이들을 지켜 주셔야 한다.

의 - 혁신학교 안한다는게 아니고 10개쯤 줄이는게 좋을 것 같다. 이니면 예산을 줄이던지하는 방안도 있다.

학 - 혁신학교 신청학교가 77개 학교다. 모두다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학부모, 교사, 지역사회가 노력하며 준비 하였다.

그중에 20개를 선정하는 과정에도 추진위에선 77개 각학교 주체들의 노력을 충분히 알기에 어느학교를 탈락시키는 것에 대해 나름의 안타까움이 있었다 들었다.

그러다 보니 10개를 선정한다고 했지만 15개가 되고 또 20개가 되었다고 본다. 지금에 와서 10개로 줄인다는 건 말도 안된다.

학 - 자본주의사회에서 돈없이는 교육어렵다. 뒤에 계신 기자분들. 우리학교에서 직업교육으로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교육하는데 그냥와서 교육해 달라면 오시겠는가, 하다 못해 교통비나 식사값이라도 드려야 하는거 아닌가.

우리처럼 시골에있는 학교는 소리문화의전당 공연 한번 보려해도 티켓은 학생이 구입한다쳐도 이동하려면 버스대절을 해야한다 거기서도 비용이 발생한다. 학교별로 지원되는 혁신학교 예산 1억도 솔직히 빠듯하다. 하나도 깎지말고 그대로줘야 한다.

학 - 20개 교를 뽑아놓고 거기서 10개교를 다시 뽑으면 진짜 큰 싸움난다. 그런일은 절대 있어선 안된다. 우리가 선정되든 안되든 쌈 밖에 안될 것 같다.

의 - 그건 검토해 보겠다

학 - 절대 10개로 줄어드는 상황이 나와선 안된다. 그렇게 된다면 선정된 학교도 탈락된 학교도 절대로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의 - 학부모님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결과가 좋은 방향으로 날 수 있도록 노력 할테니 걱정하지 말고 기다려 달라.

학 - 의장님 말씀을 믿어도 되는 건가.

의 - 믿어라. 노력하겠다.

이후 농민회에서 의장면담을 기다리고 있다고 해 면담을 정리하며 서로 믿어보자며 악수하고 의장실을 나오면서 좀 찜찜했지만 잘 될거라 일단 믿어봅니다.

12시

정리 해산-위원장님이 의장님께서 혁신학교 예산 원상복귀를 위해 노력할 것이니 믿고 기다리라 하였다는 말을 전하고 어찌되었던 혁신학교 예산 삭감으로 인해 20개 학교 학부모가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얘기를 나누며 이후 비대위가 '혁신학교 학부모협의회'로 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 같다며 반가운 인사를 나누며 헤어졌다.

12시 30분

학부모대표(덕일초, 삼우초, 성당초, 금산고, 봉서중, 이서초) 6인은 이후 교육감 면담을 신청해 놓고, 점심식사를 같이하며 다시 한 번 이후 상황 정리가 되어지면 '혁신학교 학부모협의회'를 꾸려 내고, 혁신학교 학부모를 중심으로 서로 교류 협력하는 관계가 되기를 협의하였다.

1시 15분, 교육감 면담

비대위의 그간 활동 내용을 중심으로 학부모들의 혁신학교 운영에 대한 절실한 마음을 전하고, 교육감님의 혁신학교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