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추위보다 더한 혹한 속에서도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는 사람이 있다.

선행천사나 기부천사는 사람이 많이 살고 있는 도심이나 인터넷, 언론의 유명인 미담 속에만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인구가 2000명도 채 안되는 익산시의 조그만 면단위에서 어미돼지를 사육해 새끼돼지를 지역 농가에 분양해주는 사업을 하면서, 지난해 추석명절 불우이웃 돕기 성금으로 천만 원을 쾌척하고 4개월만에 또다시 500만 원을 내놓은 웅포면의 한 축산농장주인 김기진 씨가 그 주인공이다.

“조용히 드리고만 갈려고 했는데... 제가 무슨 한 일이 있다고 이렇게 급히 뛰어나오십니까? 바쁘실텐데 그냥 가겠습니다”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500만 원을 쾌척하고 잰걸음으로 나가는 그를 붙잡기 위해 황급히 뛰어나가는 면 직원에게 김기진 대표가 머리를 긁적이며 하는 말이다.

전국적으로 불어닥친 구제역의 한파로 그 어느 때 보다도 축산농가의 어려움이 큰 현실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금액을 선뜻 내놓으며 “크진 않지만 마음만은 지역민들과 항상 함께하고 싶습니다. 저희 축산농가들 때문에 고생하시는 시민과 공무원들께 죄송합니다”라며 오히려 미안함을 감추지 못하는 그에게 “간단한 전달식이라도 갖고 기념촬영이라도 하자”는 한상봉 웅포면장의 제안에 한사코 손사래를 치며 도망치듯 달려 나가는 그의 뒷모습이 참으로 커보였다.

한편 김기진 대표는 수년전부터 설과 추석 명절때 마다 수십만 원의 금액을 기부를 해왔으며 이번에 보낸 성금은 웅포면 불우이웃 30여 가구에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