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대규모 국책사업' 유치 늑장 행보 문제있다

존경하는 200만 도민 여러분, 김호서 의장님과 선배ㆍ동료 의원 여러분! 김완주 도지사와 김승환 교육감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 여러분! 익산시 제1선거구 문화관광건설위원회 배승철 의원입니다.

▲ 배승철 도의원

‘한국판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유치를 둘러싸고 거의 모든 지자체가 총력전에 돌입한 가운데 전라북도 역시 지난 1월 13일 과학벨트 유치를 전격적으로 선언했습니다.

도가 뒤늦게 과학벨트 유치에 뛰어든 배경으로는 새만금에 국가차원의 명품복합도시와 국가과학연구단지 조성이 추진되고 있어 과학벨트 입지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며

정부가 당초 과학벨트 입지로 충남을 검토해 왔으나 세종시 특별법 수정안 부결 이후 충청권 이전 공약과 관계없이 전국공모사업으로 추진키로 결정한 것도 큰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과학벨트는 R&D투자를 확대해 기초과학을 획기적으로 진흥시키기 위한 사업으로 330만㎡ 부지에 7년 동안(2011~2015년) 3조 5487억원을 투자해 기초과학연구원을 설립하고 중이온가속기를 설치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사업입니다.

지난해 8월 한국과학기술평가원(KISTEP)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과학벨트 구축에 따른 해당권역의 경제적 효과는 20년간(2010~2029) 약 294조(생산유발 212조 7천억원, 부가가치 81조 2천억원)이며, 고용유발은 13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별첨1> 전북도가 과학벨트를 유치할 경우 우리 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새만금개발에 따른 유발효과를 훨씬 초월해 전북의 발전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과학벨트가 이처럼 황금을 캐는 금맥으로 전망되자 충청권 지자체(대전·충남·충북)는 물론 광주·전남과 영남권(대구·경북·울산), 경기도 등이 유치를 위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으나(광주·전남: 2010. 12월 유치위원회구성, 영남권:유치를 위한 양해각서 체결 등) 전북의 경우 유치선언 이후 지난 2월 9일에서야 유치위원회를 구성하는 늑장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본 의원은 전라북도가 기왕에 과학벨트 유치를 선언한 이상 전 행정력을 집중하여 새만금에 유치될 수 있도록 ‘사즉생’의 각오로 임하여야 할 것입니다만, 유치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미 불거진 몇 가지 문제점과 도민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선결과제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먼저 유치경쟁에 뒤늦게 합류한 대가를 어떠한 방법으로 극복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유치선언 시기가 늦어져 과학벨트 입지로 충청권을 당론으로 정한 민주당 소속 도내 국회의원들이 전북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입장이 유치에 큰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도내 중앙정치권과 사전협의가 생략된 채 추진되어 소통이 아닌 불통이 되어 공감대가 빈약한 것도 큰 문제입니다.

아울러 “과학벨트 특별법”에 포함된 입지 고려사항을<별첨2>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대안이 아직까지도 마련되지 않은 채 논의만 무성한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이렇듯 전북도의 과학벨트 유치는 그 당위성과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실현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도민들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지사님! 이 시점에서 잠깐 최근 전북도가 추진해온 대규모사업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살펴볼까요? 첨단의료 복합단지와 로봇랜드 테마파크 조성사업의 경우 아예 신청조차 해보지 못했고 우월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던 수출용 신형연구로와 산림박물관 유치는 연거푸 타 시·도에 고배를 마시지 않았습니까.

연간 700억원의 연구개발 예산이 지원되는 R&D특구 유치 역시 우리 보다 먼저 추진한 광주에 빼앗겼고 영종도에 3조원 규모의 복합카지노 조성이 추진되면서 새만금 관광지구에 카지노를 도입하려는 전북도는 헛물만 켜게 생겼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전북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인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는 사실상 경기도로 넘어갔으며 민간육종연구단지 입지 지역으로 새만금 대신 내륙지역이 검토되고 있는 것도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또한 세계적 태양광소재(폴리실리콘) 생산업체인 OCI의 전력문제는 이 회사가 처음 투자계획을 발표한 지난 2007년도에 거론된 문제인데도 불구하고 도가 무려 3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해결하고자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도가 추진했던 역점사업들이 다른 지역으로 선정되었거나 아예 다른 지역에 빼앗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향후 지역 낙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사전에 정보를 입수하여 치밀한 전략을 세워도 선정 될까 말까한 일들을 ‘남이 장보러 간다니까 나도 간다’는 식의 ‘뒷북행정’ ‘늑장대응’은 분명히 문제가 있습니다.

존경하는 지사님!

본 의원은 전북도가 연이은 국책사업 유치 실패 경험을 극복하고 ‘성공의 법칙’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광주·전남이 호남을 대표하는 ‘호남권’으로 인식되는 틀을 깨는 논리 개발도 하루빨리 서둘러야 할 과제입니다.

내친김에 지사님께 주문코자 합니다.
과거 일련의 국책사업 유치 실패를 교훈삼아 가칭 ‘대규모 국책사업추진단’을 구성할 것을 제안합니다. 그래서 도내 중앙정치권과의 소통을 중시한 공조를 강화해 나가시고 과학벨트 유치는 물론 향후에 있을 대규모 국책사업 유치에 사즉생의 각오로 만전을 기하여 주실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