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8일) 오후 5시부터 어양주민센터에서 열린 '익산시체육회 정기대의원총회'가 열린 가운데 이사들의 사임논란을 두고 혈전을 벌였다.

박병섭 상임부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5시 30분 경부터 감사보고만 약 1시간 여 동안 이뤄지면서 막말이 오고가는 등 회의가 어수선한 가운데 진행됐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정관에 나와 있는 '임원의 사임'을 두고 여러가지 대화가 오고 갔다.

▲ 익산시체육회 홈페이지

먼저 한 대의원은 "오늘 회의를 하는 데 감사보고서가 서면으로 제출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묻자, 김모 감사는 "집행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상임부회장은 "우리는 받은 사실이 없다"고 대답했고 사무국장도 역시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김모 감사는 "지난 이사회할 때, 감사보고를 하는 중에 오늘 이사회는 무효될 수 있다는 것을 먼저 말하면서 보고를 한 후,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에 또 다른 대의원은 "지난 이사회할 때, 모든 내용을 기록하고 있지 않느냐"고 묻자, 박 부회장은 "녹취를 하고 그 내용을 가지고 적는다"고 말하자, "그렇다면 그 기록을 오늘 제출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렇게 회의가 길어지자 한 대의원은 "대충 대충합시다"라고 외쳤고 또 다른 대의원은 "이사 사임에 대해 계속 질문을 이어갔다. 그러자 박 부회장은 다시는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말하자, 김 감사는 "지금은 감사보고 시간이므로 저한테 발언권을 받으면 된다"면서 계속 이어갔다.

급기야는 고문으로 보이는 한 임원은 큰 목소리로 "회비를 납부했느냐 안했느냐를 두고 이렇게 회의가 길어지는 것을 보고 참담하다"며 "보통 모임에서 회비를 납부하는 경우도 있고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납부를 못하는 사람에게 납부독촉하기도 좀 뭐하고 또는 말을 해주지 않아 납부를 못할 수도 있는데 인간적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자 김모 감사는 "저는 감사이기 때문에 규정대로 하는 것이다"며 "제가 감사를 하는데 규정대로 할가요? 아니면 인간적으로 할가요?"라며 감사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박 부회장은 "사실 내가 이 자리를 맡은 것도 원해서 한 것도 아니다"며 "전북체육회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결과, 임원의 임기는 총회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때문에 오늘 총회 기준으로 해서 3개월 이내 회비를 납부하면 되는 것이다"고 말하면서 흥분했다.

본 기자가 이 회의를 지켜보며 느낀 몇 가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첫째, 정기총회를 기준으로 임원을 봐야 한다고 말한 부분은 정관에도 나와 있기에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임원의 임기 기산은 지방자치단체장 임기 시작 익년도의 정기총회일을 기준으로 한다'고 나와 있어 이 부분만 보면 박 부회장이 말한 것이 맞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2006년부터 또는 2007년부터 시작한 임원들 중 회비(의무금)를 납부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또한 2010년도 의무금을 납부하지 않은 임원도 있다. 즉, 2009년도 이전부터 내지 않은 임원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렇다면 이번 정기총회를 기준으로 한다고 할 경우, 지난 2010년도에 활동한 이사는 이사가 아닌 체로 활동했다는 것인가? 그럼 익산시의 예산으로 이사가 아닌 이사들에게 식비 및 기타 편의를 제공했다는 것인가?

또한 총회를 기준으로 한다고 할 경우, 지난 이사회 자체가 이사회로써 효력이 있다고 봐야 하나? 이사가 아닌 사람들이 이사회를 열었다는 것이 아닌가?

즉, 2010년도에 활동한 이사는 총회에서 선임을 받지 않은 상태로 이사로 활동했다는 것인데 이를 어떻게 받아 드려야 할 지... 이 부분에 대해서도 확실한 유권해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2010년도에 회비를 납부하지 않은 이사는 혹시 사임의 뜻을 밝힌 것은 아닐까? 이유는 지방선거로 인해 이한수 시장이 익산시체육회 회장직을 사임했다. 또한 이에 따라 이사들도 사임해 회장과 같은 임기를 맞추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회비를 납부하지 이사는 회장과 같이 사임한 것으로 보고 회비 납부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이사들이 정관의 내용을 몰랐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0년도에도 회비를 납부한 이사가 있다는 점을 봐선 박 부회장이 말한 임기에 대한 부분이 조금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셋째, 한 대의원이 말한 것처럼 보통 친목단체에서도 회비를 납부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 인간적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 본 기자는 다른 해석을 하고 싶다.

익산시체육회는 친목단체가 아니다. 엄밀하게 말해서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운영하는 단체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즉, 시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오늘 대의원 총회도 하는 것이고 이사회도 여는 것이다. 모든 회의시 들어가는 비용이 시민들의 혈세로 지출된다는 점이다.

익산시체육회를 운영하기 위해 만든 정관은 익산시민들이 낸 혈세를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 지 감시하고 예산 낭비가 없는 지를 꼼꼼하게 따지는 게 바로 대의원들이 해야 일인 것이다.

그런데도 대충합시다라고 외치는 한 대의원이 있을 정도이니 익산시체육회를 한낱 친목단체로 만들고 있는 것은 대의원 자신들이 아닌 지 다시 한 번 되돌아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사들의 의무금(회비)도 사실 이사로써의 권리를 누리기 위한 최소한의 의무라는 점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즉, 이사들이 내고 있는 의무금이 어떻게 제대로 씌여지고 있는 지 확인할 것이 아닌가? 이 의무금을 통해 결국 익산시민들이 낸 혈세를 제대로 쓰고 있는 지 감시할 수 있는 의무를 준 것은 아닌 지 생각해 볼 만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