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가 ESCO사업 활성화 방안 중 하나로 추진한 ‘매출채권양도(팩토링)제도’를 활용해 활발하게 사업을 전개해 오던 한 중견 ESCO전문기업이 익산시의 매출채권양도 승인 거부로 인해 자금운영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오늘(8일) 약 100여 명의 직원들이 버스 3대를 대절해 내려와 익산시청 앞에서 농성 중에 있다.

이 회사는 도산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해당 ESCO업체는 3,000여 임직원 및 가족의 생존권을 보장해 달라며 오늘(8일) 시청 앞에서 대규모로 단체 집회를 열고 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선 현 제도의 모순점을 꼬집으며 ESCO사업 활성화 및 중소 ESCO전문기업의 보호를 위해 매출채권 팩토링제도를 권장 수준이 아닌 의무 조항으로 개정하자는 요구가 제시되고 있다.

현행 ESCO업체의 사업자금 조달은 폐열회수 등 설비, 플랜트 ESCO사업의 경우 대부분의 사업자금을 에너지관리공단의 자금추천을 통해 2.75%의 저금리로 확보가 가능하나, 절전형 보안등 교체 등과 같은 조명기기 관련 ESCO사업의 경우 고효율 기자재 구입 등의 ESCO자금은 에너지관리공단의 자금추천을 통해 확보하고 있다.

기타 자재 구입 및 인건비 등 전체 사업비의 다수를 차지하는 비ESCO자금의 경우 금융기관 대출(금리 7.1%대)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으며, 이는 ESCO업체의 부채 부담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에 지경부가 ESCO업체의 부채부담 경감을 위해 신설한 매출채권 팩토링제도는 ESCO사업을 성과배분계약 형식으로 추진할 경우 투자규모가 늘어갈수록 ESCO업체의 부채비율이 증가하는 특성을 완화하기 위해 당사자(에너지사용자, ESCO업체, 금융기관)간 합의 하에 공사 완료 후 매출채권을 양도할 수 있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사용자가 매출채권양도를 승인해 주지 않을 경우 외부 금융기관을 통한 투자금 차입 비율이 높은 대다수 중소 ESCO업체들은 금융기관의 대출금 상환 압박과 상환 지체 시 금융거래동결로 인해 업체의 존폐를 가늠하는 위기로까지 직결될 수 밖에 없다는 것.

물론 현재 거의 모든 ESCO사업에는 매출채권 팩토링제도가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으며, 절전형 보안등교체 ESCO사업을 시행한 전국 36개 지자체 중 35개 지자체가 본 제도를 통해 매출채권을 양도한 바 있다.

하지만 중견 ESCO전문기업인 ‘H'업체의 경우 2009년 9월 익산시와 절전형 보안등 교체 ESCO사업을 성과배분방식으로 계약 체결 후 지난 2010년 8월 공사를 완료하고, 향후 96개월간 발생하게 될 매출채권을 사업자금을 조달한 금융기관으로 양도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익산시는 매출채권양도제도가 권장사항일 뿐 의무조항이 아니며, 에너지관리공단의 표준계약서상 채권양도승인 항목이 없고, 이에 대해 당사자간 합의를 이룬 바도 없기 때문에 이를 이행할 의무가 없다며 승인 불가를 통보했다.

이로 인해 ‘H'업체는 매출채권양도 조건으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한 공사금 59억원에 대한 상환을 요구받고 있으며, 상환지체 시 모든 금융권으로부터 신규 차입 불가 및 기존 대출금에 대한 상환 청구까지 받게 될 예정이어서 향후 사업전개는 물론 회사의 존폐여부조차 불투명해 질 위기에 놓여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H'업체 ESCO사업 담당자는 “여태 ESCO사업을 진행하면서 매출채권양도를 승인받지 못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현재 매우 당혹스럽다"며 "정부에서 권장하는 제도를 지자체가 협조해 주지 않은 이유를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현재 해당 업체는 익산시청 앞에서 ESCO 매출채권양도 승인을 호소하기 위한 대규모 단체 집회를 8일부터 시작해 앞으로 익산시와 해당업체 간의 어떠한 결정이 내려지게 될 지 그 추이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