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청 소속 김금화 선수가 지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아쉽게 놓친 금메달을 내년 런던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가져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태릉선수촌 입촌을 하루 앞둔 14일에 익산 공설운동장 내 펜싱경기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김금화 선수를 만났다.

부산출생으로 2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김금화 선수. 중학교를 다니던 중 펜싱선수였던 체육교사의 권유로 시작한 펜싱이지만 그 전에는 운동신경이 그리 좋지 않은 그저 키만 큰 평범한 학생이었다고...

▲ 김금화 선수

펜싱을 하면서 순별력과 스피드가 늘어났다는 김 선수는 뒤늦게 첫 국가대표로 발탁된 2005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2등과 다음해인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펜싱 사브르에서 단체전 은메달, 개인전 동메달을 가져오며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나섰지만 세계의 벽은 김금화 선수에게 허락하지 않았다. 초반 탈락이라는 쓴 잔을 마셔야 했던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목전에 뒀던 금메달을 중국 선수에게 역전을 허용해 아쉬운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했고 개인전에서는 동메달에 그쳐 이제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내년 런던올림픽에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가져오겠다는 각오로 15일부터 태능선수촌에 입촌해 훈련을 시작했다.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역전을 허용해 아쉽게 놓친 금메달의 꿈 앞에서 김 선수는 오히려 담담하게 후배들을 격려했다고 한다. “지금도 생각하면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그게 저도 잘하고 싶었고 동료들도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 너무 긴장한 나머지 실수를 한 것 같아요. 다시 그 당시로 돌아간다면 악착같이 뛸 수 있을텐데...”라면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 선수는 목표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 “원래 목표가 생긴 다음에 그 목표를 이루면, 또 다른 목표가 생기잖아요. 그래서 끝이 없는 것 같아요”라며 런던올림픽에서의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라고...

김 선수도 나름대로 힘들어 했던 시기가 있었다. “처음 운동을 한 후 너무 힘들어서 부모님에게 말씀을 드렸더니 그 때 아빠가 그만 두라고 하더라고요. 그 때 아빠는 니가 운동하는 것을 취미로 시켰을 뿐이지 그렇게 힘들어할 정도로 운동을 하라고 시킨 것이 아니라고 말했는데 오히려 오기가 생겨 지금까지 운동하게 된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 김금화 선수(왼쪽)가 익산 공설운동장 내에 있는 펜싱장에서 훈련하던 중 후배 선수에게 찌르기를 하고 있다.

본 “기자가 펜싱이 아직도 비인기 종목이다보니 관심 밖이라는 이런 말을 들을 때는 어떠하냐”고 물어보니, “솔직히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서 인기종목은 메달을 따던 못따던 상관없이 응원을 해주는데 저희는 금메달 아니면 파묻혀 잊혀지는 게 속상해요”라며 “솔직히 저희도 최선을 다해 훈련을 하고 열심히 경기에 임하는데... 그럴 때에는 많이 서글퍼집니다”라면서 많은 관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익산으로 온 김 선수는 익산이 어디에 있는 줄도 몰랐다면서 도착하고 보니 논이랑 밭 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많이 변해 발전했고 지금은 제2의 고향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이제는 전라도 사투리와 부산 사투리 그리고 서울말까지 섞어 쓰고 있다며 부모님과 통화할 때에는 부산 사투리가 마구 나온다고 하면서 처음 익산에 왔을 때에는 일주일마다 부산에 갔었는데 지금은 훈련하다보니 가질 못하고 전화통화만 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부모님이 전화해야만 통화한다면서 당시의 일을 생각하며 환하게 웃었다.

사실 김 선수의 주종목은 플뢰레였는데 익산시청 소속으로 들어온 뒤, 당시 플뢰레와 사브르 선수가 각각 2명씩 있는 가운데 2종목을 병행하면서 경기에 임하다가 어느 순간 사브르의 재미에 빠져 지금까지 이 종목에만 나선다고 한다.

플뢰레는 상체에 있는 몸통자켓에 찌르기로만 점수가 인정되고 에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공격이 허용되지만 이 역시 찌르기로만 점수가 인정되는 반면, 사브르는 하체를 제외한 상체 어느 곳이라도 찌르고 베는 것까지 점수가 인정돼 김 선수는 이 매력에 빠졌다는 것이다.

김금화 선수에게 본 기자가 “실제로 보니 '얼짱 선수'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고 말하자, “저는 '화면발'을 잘 받지 않아서”라며 “펜싱은 마스크를 쓰기 때문에 얼굴을 볼 수 없어서 그런 것 아니겠느냐”며 웃는 얼굴로 명쾌한(?) 해석을 내렸다.

1982년생으로 올해 나이 30살(만 28세).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익산으로 온 지 벌써 11년 째 되고 있는 김 선수는 “익산에도 이렇게 좋은 시설을 갖춘 펜싱장과 선수들이 있으니깐 많은 응원을 부탁드리며 가끔씩 티브에서 비춰질 때마다 속으로나마 박수쳐 줬으면 좋겠습니다”라면서 부산에 계시는 부모님들에게는 “엄마 아빠, 이 영상을 보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내 걱정하느라 (저는) 부모님 건강도 못 챙겨드렸는데 아프지 마시고 엄마 아빠도 밥 잘 챙겨 드시고요... 사랑해요”라는 말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