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30일 오후 8시 경. 익산 모현우남아파트 주민들이 비가 오는 중에 경비실로 삼삼오오 모여들더니 경비원에게 주민들을 소집하는 방송을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경비원이 이를 거절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 지난 4월 30일 오후 8시경, 모현우남아파트 경비실에 모인 주민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경비원은 회장의 허락없이는 할 수 없다고 버텼고 주민들은 주민들의 요구사항인데 왜 안되냐며 따져 묻기도 했고 결국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강모 전 회장이 경비실로 나와 이때부터 주민들간의 언쟁이 시작됐다.

이날 우남건설측이 공탁금으로 입금한 금액 중 강 전 회장이 지난 2010년 11월 22일에 4억4천500여만 원(이자포함)을 수령한 뒤, 현 김모 회장(강 전 회장의 부인)이 지난 3월 8일에 1억8천200여만 원(이자포함)을 수령한 사실이 있음에도 이를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 따져 물은 것.

82세대의 주민들이 우남건설을 상대로 소송했고 회사측은 합의금 형식으로 법원에 공탁금을 내 법원은 이 돈에 대해 주민들에게 골고루 나눠주라며 판결을 내린 것으로 마땅히 주민들에게 돌려줘야 함에도 지금까지 숨겨오다가 들통난 것이다.

이에 대해 강모 전 회장은 “아직 변호사에게 지급하지 않은 비용이 있는데 이 금액을 변호사가 먼저 수령할 것을 우려해 미리 빼놓고 보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그러한 사항이라면 인출하기 전에 주민들에게 알리고 수령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함에도 5개월간 숨긴 사유는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지만 강모 전 회장은 오히려 잘 모르면 가만히 있으라면서 ”1개월 후에 총회를 통해 공개하려고 했다“는 말로 명확한 답을 회피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왜 한 달을 기다려야 하냐”며 “당장 해명하고 수령한 금액이 제대로 있는 지 공개하라”며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또한 주민들은 강모 전 회장에게 무슨 자격으로 공탁금을 수령해 갔는 지 명확한 답변을 해 줄 것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이러는 와중에 언성이 높아지고 막말이 오가며 걷잡을 수 없는 상황까지 갔고 심지어 취재를 하고 있는 본 기자에게도 강 전 회장은 “당신이 뭔데 취재하느냐”며 “누가 불렀느냐”는 말로 취재를 방해하려고 까지 했다.

이렇게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강모 전 회장의 딸이 갑자기 나타나서는 주민 한 명을 밀쳤고 이 주민은 넘어지지 않으려고 손을 옆으로 뻗다가 옆에 있던 한 할머니가 가슴을 맞고 쓰러졌다. 강모 전 회장의 딸은 “먼저 우리 아빠를 밀친 게 누군데”라며 항변하기도 했다.

쓰러져 있던 할머니를 급히 택시를 태워 병원으로 후송했지만 별 다른 징후는 없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로 이날 주민들간의 언성은 그칠 줄 몰랐다.

위와 관련해 김갑섭 전 회장은 "공탁금 8억4200여만 원은 주민대표인 본인 명의로 2008년 9월 26일에 입금한 것으로 법원은 강모 전 회장이 인출할 수 없는 주민인데 내준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전 회장은 회장 선출 당시에는 아파트 주민이 아니였음에도 마치 살고 있는 것처럼 해 주민들은 그런 줄 알고 선출했다"며 "이후에 이 사실을 알고 물러날 것을 끝임없이 제기했고 법원은 해임안을 권고해 두모 변호사가 수개월 동안 입주자대표회의 직무대리로 있다가 강모씨의 부인인 김모씨를 회장으로 선출했지만 사실상 강모씨가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므로 강모씨를 전 회장이라고 불리우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것"이라며 "지난 4월 25일에 공탁금이 제대로 있는 지 확인하던 차에 인출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남모현아파트는 10년 전부터 붕괴위험이 있는 D급 판정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익산시는 행정조치를 하지 않은 가운데 주민들간의 갈듬만 더욱 커져 가고 있어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