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지치고 짜증이 난다고요. ‘재미’에 오면 정말 재미있는데 설명할 방법이 없네요.”

“인생에서 늦은 나이란 없어요. 60대 영화 감독, 배우, 촬영 스텝 데뷔 했어요”

60대 어르신들이 감독부터 촬영스텝은 물론 시나리오 작성까지 한 편의 영화를 제작하는 전 과정을 직접 참여해서 영화를 만들고 있는 현장이 있어 화제다.

요즈음 찜통더위도 잊은 채 ‘재미동’의 어르신들이 익산 공공영상미디어센터 재미에서 ‘단편영화와 사랑에 빠지다’란 주제로 진행되는 영화제작 심화교육에 푹 빠져 있다.

지난 14일 첫 교육을 시작으로 22일 세 번째 교육을 마친 상태이다. 교육은 9월까지 진행되며 촬영 실습, 편집 등을 거쳐 한 편의 영화 제작과 시사회로 끝난다.

교육 강사는 로테르담영화제 공식초청작 ‘숨’, 전주국제영화제 프로젝트 ‘숏숏숏’중 ‘미필적 고의’ 등을 연출한 함경록 감독이 맡았다.

‘인간의 색깔’이란 인간의 내면의 비열함과 이기심, 속고 속이는 인간관계를 무연고 묘 보상금 노리는 사람들을 통해 그려내고 있는 시나리오를 쓴 조완식 씨가 감독을 맡는데 재미동 회원이다. 그리고 한 편의 영화제작에 필요한 프로듀서, 제작실장, 배우, 스크립터, 촬영, 동시녹음, 붐맨 등 한 편의 영화가 제작하는데 있어 필요한 모든 역할을 담당한다.

함경록 감독의 지도에 따라 시나리오에 대한 의견을 제안하고 촬영 실습을 척척 해내는 손길이 예사롭지 않다.

알고 보니 ‘재미동’(회장 박도진)은 익산 공공영상미디어센터 재미에서 어르신 영상제작자 양성교육을 받은 어르신들로 구성된 영상제작 동아리로 퍼블릭 액세스 프로그램 제작하여 방송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2009년 9월 결성돼 현재 3기 교육생까지 재미동에 가입한 회원수는 23명이며 매월 2․4째주 금요일 정기모임을 한다. 1기 교육생은 박도진 회장, 김명수 총무, 김경순, 김영숙, 김선묵, 김창의, 문장석, 안선길, 윤길중 등 9명이나 된다.

2009년 말부터 올해 3월까지 '할매하나씨 세상' 여섯 편을 제작해 시청자가 참여하는 퍼블릭 액세스(Public Access) 방송으로 KCN 금강방송을 통해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할매하나씨 세상‘ 프로그램은 뉴스와 리포팅 형식으로 제작하며 건강식품, 즐거운 나들이, 노년을 즐겁게 등 3개 코너로 구성하여 건강하고 즐겁게 노년을 살아가는 정보를 제공함은 물론 익산을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 3월 15일 방영된 ‘할매하나씨 세상’에서는 건강식품 무의 효능과 무즙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는 한편 미륵사지에서 열린 풍탁전과 풍탁의 역사, 성당포구마을, 두동교회, 나바위성당 등을 깊이 있고 서정적으로 담아냈다.

특히, 지난해 서울노인영화제 다큐 부문에 참가하여 비록 본선에 통과하지 못했지만 예비심사에 통과해 상영된 바 있다.

올해는 조완식 씨가 제안하고 시나리오까지 작성하여 ‘춘몽’이란 영화를 제작해 7월 13일 서울노인영화제공모에 참여 9월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춘몽은 60대 노인이 꿈속에서 즐거운 경험을 하는 내용이다.

김영숙 씨는 앵커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재미동’의 활동을 담은 이야기를 대표로 작성하여 2010년 열린 제1회 익산평생학습축제 평생학습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김 씨는 수기에서 “작품을 만드는 일이 정말 즐겁고 행복하다. 앞으로 미디어로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 싶다”고 말한다.

김명수 씨는 “젊었을 때 사진과 영상제작에 관심은 있었지만 직장생활이 바빠서 못했는데 퇴직을 한 후 동영상 교육을 받고 조카 아들 돌 사진 동영상을 편집해 줬더니 조카가 처음에 별 기대를 안했던지 많이 놀라워하고 주변 반응이 좋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주 2~3일 재미에서 편집 작업을 할 정도로 재미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노년에 좋은 소일꺼리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재미가 있어 정말 재미지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